사고 한 달 영도대교, 고장 원인 '깜깜' 다시 들 날도 '깜깜'

입력 : 2015-06-23 23:03:41 수정 : 2015-06-24 1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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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설공단은 23일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영도대교 상판 도개 점검을 벌였다. 영도대교는 지난 28일 고장 이후 한달 가까이 도개가 중단된 상태다. 부산시설공단 제공

지난달 말 도개 행사 중 갑작스레 멈춰선 영도대교의 오작동 원인이 사고 한 달 가까이 오리무중이다. 고장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으면서 매일 낮 열리던 도개 행사 재개 시기도 여전히 불투명해 지역 주민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은 고장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9일부터 도개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도개 시스템을 정밀 점검하고 있다.

속도 조절 '인버터'이상 없어
복합적인 문제 얽힌 듯
이르면 이번 주 시험 운행
"여름 관광성수기 코앞인데…"
지자체·여행업계 속앓이


고장이 발생한 뒤 한 달 가까이 도개를 멈췄던 영도대교는 23일 새벽 조심스레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전 1시부터 4시간 동안 다리 상판 일부를 들어 올려 교량 상태를 점검했다. 그동안 시설공단과 롯데건설은 도개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인 '인버터'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원인 조사를 해왔다. 만약 오작동 원인이 기계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엔 해당 부품을 다시 주문하고, 설비 교체와 시험 운전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개 중단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합동조사단 측은 일단 고장 원인이 인버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고장 이후 한 달간 교량 점검을 벌이고 있음에도 정확한 고장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갑갑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지금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면서 "부품 교체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지만 일단 치명적 기계 결함은 아닌 것으로 보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공단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초 영도대교 일대 교통을 통제해 도개 시험 운행을 벌일 예정이다. 도개 재개 시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확보에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여름을 맞아 본격 관광 성수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원도심 명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지자체와 관광업계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도개 중단과 동시에 영도대교 주변에서 열리던 각종 문화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고, 매일 낮 수백~수천 명이 모이던 영도대교 일대는 연일 한산한 모습이다. 도개 행사 뒤 점심을 먹기 위해 붐볐던 식당가도 몇 주 째 썰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여파까지 상권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원도심 관광이 다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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