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맛집] <12>원조할매국밥

입력 : 1970-01-01 09:00:00 수정 : 2009-01-12 20:51:31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후한 인심 '큰 손' 비결

부산 해운대구 우동 리베라백화점 후문 앞에 자리잡은 원조할매국밥.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조금은 '허름한' 느낌이 드는 이 집은 영락없이 시장통의 국밥집 모습이다.

그러나 다른 지방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입소문이 나있다. 1963년 해운대전화국 옆 36번 버스 종점 옆에 문을 연 이 집은 30년 전 지금의 장소로 옮겨왔단다. 해운대에서 39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셈.

경북 경주가 고향인 김영순(70) 할머니가 창업주. 그래서 경주식당이라는 이름도 함께 쓰고 있다. 메뉴는 쇠고기국밥과 선지국밥,따로국밥 세 가지다.

매일 아침 구포시장에서 구입하는 쇠고기와 선지,인근 반여동 농산물시장에서 사오는 신선한 야채로 맛을 낸다. 창업주인 김 할머니가 지금도 재료를 다듬고 고기를 손질한다.

신선한 선지가 들어간 선지국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선지가 퍼지거나 뭉크러지는 법 없이 때깔도 좋다. 밥도 윤기가 도는 좋은 쌀을 쓰고 있다. 가격을 새삼 다시 보게 할 정도.

재료를 안 아끼는 '큰 손'이 이 집 맛의 비결이다. 지금은 며느리 김옥순(45) 씨가 함께 식당을 꾸리고 있다.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다보니 국밥을 낼 때도 손님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편. '파 넣지 마세요''쇠고기 기름은 빼주세요' 등의 주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현재 국밥 한그릇 값은 2천500원. '500원 하던 시절부터 먹었다'거나 '700원 하던 시절부터 먹었다'며 찾아오는 단골에는 남녀노소 구별이 없다.

24시간 쉬지 않고 영업하는 이 집은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을 자랑하지만 손님이 요구할 때면 쇠고기국과 선지국을 섞어 만든 퓨전(?)메뉴 '짬뽕'을 내놓기도 한다. 051―746―0387. 김진경기자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