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팥빙수·단팥죽] 직접 만든 재료 착착 달라붙네

입력 : 1970-01-01 09:00:00 수정 : 2009-01-11 21: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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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의 맛있는 변신은 무죄!

'할매 팥빙수·단팥죽'. 커다란 간판에 그것 뿐이다. 전화번호도 없다. 그런데도 어찌 알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남구 용호동 이기대 맞은편 골목 안에 있는 팥빙수·단팥죽집. 겨울 단팥죽,여름 팥빙수 딱 2가지다.

모양새가 제각각인 테이블 8개와 의자 32개가 팥빙수집 치고는 넓은 편이지만 여름이면 꽉 들어찬다.

"술도매하다 심심해서 양과점하는 울산 사촌에게서 배웠다"고 할머니(67)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달지 않으면서도 착착 달라붙는 단팥죽이 입에 맞다. 가격은 소(小) 1천500원, 대(大) 2천원. 밥그릇이냐 국그릇이냐에 따라 대소를 구분한다. 전기밥솥에 보온된 단팥죽을 그릇에 떠다가 찰떡을 가위로 썰어 정확히 세 조각 넣어 준다.

사실 단팥죽은 시작한 지 5년이 채 안 된다. 17년 전(할머니의 기억이 맞다면)부터 시작한 팥빙수가 주종목이다. 그때는 300원. 지금은 1천500원과 2천원. 우유 넣고 얼음 갈아 과일젤리와 팥을 얹어 내놓을 뿐인데도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가 뭘까? 재료를 직접 만든다는 것. 팥과 함께 하얀 얼음가루 위에 얹어주는 과일젤리도 직접 만든다. 봄에는 사과 귤 딸기,여름에는 복숭아,가을에는 복숭아 사과,겨울에는 사과 귤을 섞어 만들었다. 제조법은 일급기밀이다.

여름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여름 한철엔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어놓지만 요즘 같은 계절엔 오후 6시면 셔터를 내려버린다. 아침엔 오전 10시나 돼서 문을 연다. 051-623-9946.



글=이상헌기자 ttong@busanilbo.com
사진=이재찬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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