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그림·음악에 맛난 음식과 와인까지

입력 : 2009-04-02 15:45:00 수정 : 2009-04-03 14: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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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 장전동 '선즈 갤러리'


아름다운 그림이 있는 곳에 음악이 흐른다. 맛있는 음식과 향기로운 와인이 곁들여진다. 여기서 더 필요한 게 있을까?

'아트 와인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부산 금정구 장전동 '선즈 갤러리(SUNZ GALLERY)'에 가 보았다. 이곳은 와인, 그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작지만 큰 공간. 살짝 문을 여니 고흐나 클림트의 작품들이 작은 공간에 촘촘하게 걸려 있다.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한데 결합됐다. 선즈 갤러리가 부산대 앞에 자리잡은 지는 벌써 5년째이다. 이성희(39·사진) 사장은 "고흐와 태양을 좋아해서 선즈 갤러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말한다. 왜 모사화를 내거는지 물어보았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모사화가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외국에는 따로 모사화 장르가 있다. 아이들이 고흐,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 색감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명화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먼저 피자를 하나 골랐다.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앤초비 피자가 눈에 들어온다. 앤초비의 그 강렬한 맛이 기억에 남는다. 이날은 추천하는 피자 '냉정과 열정 사이'(1만9천원)를 시켰다. 영화 이름에서 따온 '냉정과 열정 사이'. 냉장된 하얀 모차렐라치즈는 차갑고, 잘 익은 토마토는 뜨거웠다. 안 어울리는 이 둘이 한데 돌돌 말려 입 안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냉정과 열정을 먹었으니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져야겠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왔으면 스파게티를 먹어야 한다. '비앙꼬 스파게티'(1만3천원)가 나왔다. 비앙꼬는 조개육수와 화이트와인, 각종 해산물로 담백한 맛을 냈다. 조갯살 같은 접시에 올려진 비앙꼬의 오징어, 홍합, 새우 등 해산물이 싱싱해 맛이 있다. 한 잔에 7천원 하는 하우스 와인도 썩 괜찮다. 다른 집에서 5만원 정도 받는 와인을 잔으로 낸다. 이곳에서 와인은 병당 1만원 정도의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저렴하다. 선즈 갤러리의 또 하나 자랑은 스테이크(4만원)다. 강원도 횡성에서 직접 가져온 고기가 아주 좋다. 스테이크를 먹으려면 전날 미리 주문해야 한다.

선즈 갤러리에는 매달 1∼2회 와인을 기초부터 같이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 싸이월드(sunzgallery.cyworld.com)에 회원만 5천여명.

이 대표는 "이 공간은 돈을 벌기보다 내가 좋아서 한다. 이곳을 부산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욕심을 낸다. 와인도 음식도 잘하는 것만 하고 피클까지 직접 만든다. 음식이 조금 늦게 나오며 양이 많지 않은 게 단점이랄까. 양이 많으면 맛이 없단다. 낮 12시∼오후 11시 영업. 매주 일요일에는 쉰다. 부산대 정문 앞 '파리바게트'에서 구서동 쪽 200m. 051-515-6630.

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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