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에 가면 왕돈가스도 3천500원

입력 : 2009-05-28 15:53:0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서면에 서면 부산의 한가운데 서는 것이라고 했다. 서면은 뜨내기만 다니는 동네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곳에도 오래된 맛집들이 있고 단골들이 있었다. 천원짜리 몇장이면 푸짐한 음식이 나오는 괜찮은 집들도 꽤 있었다. 직장인들은 '싸고 맛있고 푸짐한 집'을 원한다. 서면에서 오래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에게 이런 음식점들을 물었다.


① 기장손칼국수

서면에서 싸고 맛있는 집을 꼽으라면 첫 손에 드는 숨은 맛집이 서면시장 내 기장손칼국수이다. 손칼국수·비빔칼국수가 3천500원이어서 부담이 없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낮 12시가 아직 한참 멀었는데도 벌써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시원한 멸치로 낸 맛국물에 갖은 양념과 쑥갓을 듬뿍 넣은 칼국수가 나왔다. 요즘 해물칼국수니 뭐니 해서 칼국수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이 집의 쫄깃한 면에 그윽한 쑥갓 향이 나는 칼국수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 집을 소개한 분은 대학시절부터 여기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먹고 간다고 한다. 시원하고 칼칼해 해장용으로도 좋다. 음식은 이렇게 간단한 게 좋은 것이다.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맛이 난다. 옆자리의 한 손님이 "찬 거 하나, 따뜻한 거 하나"라고 두 개를 시키는 바람에 덩달아 비빔칼국수를 또 시켰다. 배가 불러도 빨간 비빔칼국수는 별미이다. 가족들에게 해주는 마음으로, 수타면으로 칼국수를 만든다. 서면시장 입구.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 051-806-6831.

② 생왕돈까스

돈가스는 학창시절에 먹었던 추억의 음식이다. 그때는 양식하면 돈가스가 최고였다. 그 시절 먹어본 맛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서면 엔젤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생왕돈까스'는 돈가스로 사람들을 줄세우는 집이다. 작은 가게라고 우습게 보지마라. 오후 4시가 넘었는데 빈자리가 없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쪽을 둘러보니 영업 방침이 특이하다. '이곳은 쓰레기통이 없는 가게'라고 붙어 있다. 그래서 음식물을 남기지 말아야하고, 남기면 벌금을 내야한다. 국물도 원하는 사람에게만 나간다. 야채를 먹지 않으려면 미리 이야기를 해야한다. 왕돈가스 정식이 3천500원인데, 용기값 100원을 추가하고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많다. 이러니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여지가 없다. 맛은 어떨까? 국내산 돼지 등심만 사용하는 돈가스는 입안에서 경쾌하게 바삭거린다. 아주 발랄한 돼지양이다. 달착지근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맛있다. 이렇게 돈가스는 입 안으로 금방 사라져버렸다. 군더더기가 없어 마음에 든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2, 4주 일요일은 정기휴일. 051-809-8081.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그외 직장인들이 많이 가는 집

③ 할매집=된장찌개가 맛이 있다. 쌈밥정식 6천원, 시락국정식이 5천원. 051-806-9185.

④ 고향맛=한정식집. 정갈하면서 가짓수가 많은 반찬이 감동을 준다. 1인분 6천원. 051-803-1363.

⑤ 초원식당=야채, 콩나물비빔밥 등 다양한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⑥ 돌고래할매복국(802-2667) 및 진주복국(802-8428)=전날 술 한잔 마시고 다음날 반드시 찾게되는 집. 복국 끓일 때 같이 끓인 콩나물로 밥을 비벼준다.

⑦ 삼흥식당=양념게장정식이나 두루치기가 맛이 있다. 넉넉잡고 4천원에서 한끼 해결 가능. 051-803-8450.

⑧ 진미원=한식전문. 부담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집이다. 1인분 3천500∼4천원. 051-808-6735.

⑨ 원조포항물회집=시원한 물회가 기운을 북돋워준다. 야채를 듬뿍주는 게 특징. 051-802-5654.

⑩ 국수전문점=국수가 1천500원으로 저렴하다. 국수, 비빔국수, 냉국수, 소고기 국밥, 소고기 국수 등 다양.

⑪ 서면낙지=낙지는 기운없을 때 힘을 나게 만들어준다. 회식때 후배들을 데리고 가서 사주는 집. 낚지볶음 1인분 5천원. 051-808-1972∼3.

⑫ 밀면전문점 금농=시원하고 칼칼한 밀면 맛에 반한 직장인까지 즐겨 찾는 곳이다. 051-807-8566.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