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없인 인생도 없다

입력 : 2010-04-29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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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뺀 가격에 수준급 요리 뷔페 4곳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행사가 이어지는 5월이 다가온다. 날이 날인 만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나섰는데 정작 어디를 갈지 막막하다. 여러 사람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동서양의 여러 가지의 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 '뷔페'가 답이다. '가짓수는 많은데 정작 먹을 건 없다'는 편견은 버리자. 요즘 뷔페 식당들 중에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지만 맛도 수준급인 곳이 많단다. 거기에 가격 거품을 빼고 착한(?) 가격표를 달고 있다. 실속 만점, 뷔페 식당 4곳을 소개한다.

전문 요리가 멋진 그릇에

라비 뷔페

부산 중구 중앙동 국제빌딩 17층에 자리잡은 뷔페 라비.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뷔페 식당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하는 곳이다. '뷔페 음식은 종류가 뻔하다' '손을 댄 음식들이 보기가 좋지 않다' '만들기 쉬운 요리들이 대부분이고 재료도 싼 것을 사용한다' 같은 뷔페 식당에 대한 편견을 모두 깨고 있다.

이곳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김정수 조리이사는 "육회 비빔밥, 전가복, 마죽, 홍어 삼합 등 전문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들도 내 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것도 유기나 도자기 같이 음식의 맛을 더하는 멋스러운 용기에 담겨 있다. "먹는 맛도 중요하지만 눈으로 보는 맛 역시 빼놓을 수 없죠. 뷔페 식당도 이제 눈과 혀를 모두 만족시키는 음식을 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이사의 말처럼 이 집의 요리들은 참 예쁘다. 샐러드는 소스를 활용해 작품처럼 꾸며 놓았고 활어와 스시는 바다를 닮은 물결 유리선반에 놓여져 있다. 반조리 인스턴트 음식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음식을 주방 식구들이 일일이 만들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100여 가지가 넘는 음식들이 모두 맛깔스럽고 감칠 맛이 넘친다.

요즘 인기가 많은 파스타는 코너를 따로 만들어 즉석으로 만들어낸다.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카페테리아 공간에선 고급 커피의 향과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커피와 음료는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다. 평일 점심 1만9천500원, 저녁 2만5천 원. 점심 낮 12시~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6시~9시30분. 051-469-0202.

구색 갖추는 음식은 없다

메리움 뷔페

































특급호텔 주방을 30여 년간 책임지던 서성갑 대표가 동구 범일동 상록회관 5층에서 자신의 요리 인생을 걸고 시작한 집이다.

"내가 가진 요리 실력을 모두 보여줄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했죠. 다양한 음식들을 자랑할 수 있는 식당은 뷔페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서 대표가 뷔페 식당을 시작한 이유이다. "우리 집에서 내놓는 100여 가지 요리 모두의 맛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내놓은 요리는 하나도 없어요. 100여 가지 요리 모두 일일이 제가 테스트를 한 후 사람들 앞에 내놓고 있습니다."

모든 요리가 다 자신있다지만 아무래도 서 대표의 전공인 샐러드와 전채 요리, 서양 요리 분야가 특히 강하다. 달팽이 요리, 흑미 샐러드는 이 집의 베스트 셀러 메뉴이며 음식들이 대체로 가볍고 깔끔한 편이다. 서 대표가 직접 개발한 소스와 밑간이 들어간 쌀국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남성 고객들은 해장용으로, 여성 고객들은 얼큰한 맛에 반해 몇 번이나 이 코너를 찾는다.

요리 현장과 강단에서 서 대표가 가르친 후배, 제자들이 일구는 주방의 조화도 이 집의 큰 장점이다. 주방의 행복한 미소가 음식에까지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깔끔한 1인용 요리들을 많이 배치한 것도 인상적이다. 개업 할인 이벤트가 현재 진행 중이다. 평일 점심 1만4천 원, 저녁 1만7천 원. 점심 낮 12시~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6시~9시. 051-638-3535.

뷔페 식당에 열혈 마니아까지

노블리아 뷔페


"우린 고정 고객들이 많아요. 여기를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모임, 행사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평일 손님이 이 정도로 차는 곳은 부산에 몇 곳 없을 거예요." 동구 초량동 노블리아 뷔페 김재한 차장은 단골 고객이 많다는 말로 이 집의 자랑을 대신했다.

홍진욱 조리장은 "저희 집 음식은 손이 많이 가요. 궁합이 맞는 재료들을 묶고 말아서 내놓거든요. 예를 들어 로스비프 무순말이, 버섯말이, 해물꼬치, 연어 에그롤처럼 재료 자체의 상승 작용을 일으키게 만들어요. 일종의 퓨전 요리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만큼 조리사들이 고민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올해로 9년째 접어드는 이곳은 최근 생겨나는 뷔페들에 비해 인테리어도 떨어지고 공간도 협소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손님이 많다는 건 맛에 있어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9층 즉석 요리 코너들이 특히 인기가 많단다. 평일 점심 1만3천 원, 저녁 1만9천 원. 점심 낮 12시~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6~9시. 051-466-2100.

평일 점심에도 앉을 자리가 없다

센텀 뷔페

사하구 하단 지역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뷔페 식당이다. 평일 점심 때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요즘 고객들의 입맛이 얼마나 까다로운데요.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사람들이 몰리는 건 아니예요. 맛이 없으면 다시 찾지 않는 것이 요즘 고객들이랍니다. 4년째 계속 롱런하고 있다는 건 저희 식당이 맛으로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죠. 맛으로 따져도 어느 뷔페에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거든요."

이 집 자랑을 해 보라는 말에 이 한 마디를 던지고 김우진 매니저는 바쁘게 사라진다. 사실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인터뷰를 할 여유조차 없어 보였다. 150여 가지의 요리가 파트별로 나눠져 있고 일식과 스시롤, 즉석 바베큐, 해물 철판구이, 활어 코너가 인기가 많다.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조리사들이 파트장을 맡고 있어 모든 음식들이 기본 이상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 디저트 코너의 무화과 조림, 곶감 무침이 특색있다. 평일 점심 1만3천 원, 저녁 2만 원. 점심 낮 12시~오후 3시. 저녁 오후 6시~9시30분. 051-206-4600.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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