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피자가 느끼하다고? oh,no!

입력 : 2010-07-01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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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도 좋아할 만한 음식점 2곳

화덕에서 구운 '라리에또'의 피자와 빵은 확실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역시 '파스타'이다. 그러다보니 시내나 대학가에는 파스타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뭐 그것까지는 좋은데 정통 이탈리아 스파게티와는 다른 한국식이어서 좀 아쉽다. 끈적이는 크림소스 속에서 허우적대는 면발…. 이런 거 말고 좀 제대로 된 파스타와 피자가 나오는 집 없나? 특히 여성들에게 소문이 난 음식점 2곳을 소개한다.


·화덕피자가 맛있는 '라리에또'

"스파게티가 인기라지만 비싸서 어디…." 싸고 맛있는 스파게티와 피자를 하는 곳이 없을까. 여기에 있다. '뻥'이나 '찌라시'가 아니다. 경성대 앞의 '라리에또'는 특히나 화덕피자가 괜찮은 집으로 소문이 짜하다. 대학가 앞이라 그런지 가격 또한 무지하게 착하다. '행복한 집'이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다고나 할까. 화덕에서 불구경을 하고나온 마늘빵은 고분고분해져 부드럽다. 10여 가지나 되는 피자 종류 가운데 고민을 하다 고르곤졸라피자(8천900원)를 시켰다. 화덕에서 나온 담백한 고르곤졸라 피자를 돌돌 말아서 꿀에 찍었더니 달콤하기가 그지없다.

체인점에서 먹던 피자하고는 개념이 다르다. 갈수록 치즈가 좋아진다. 피자 한판이 그냥 돌돌돌 하면서 없어졌다. 이제는 파스타의 순서.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중 '스캄피', 크림소스로 만든 '마레크림 스파게티'를 시켰다. 스캄피는 새우와 칠리소스로 맛을 내 매콤하단다. 먹다보니 맵다, 매워. 땀을 쪽 빼서 해장하는데 괜찮아 보인다. 마레크림은 끈적끈적 진한 맛이 맘에 든다. 
스파게티 면이 꼬들꼬들하다. 처음에는 '알덴테(면을 삶았을 때 안쪽에서 단단함이 살짝 느껴질 정도)'로 심이 들었다고 할 정도였다. 안 익었다는 손님들의 성화에 손을 든 게 이 정도란다. 소스가 부족하니 더 달라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단다. 우리는 이탈리아 음식에 눈떠 가는 과정에 있다. 디저트인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1천원)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맛이 다르다. 런치세트는 피자, 파스타, 탄산음료 2잔까지 해서 1만2천800∼1만5천800원. 1인당 8천원이 채 안 된다.

행복한 집의 주인이 누굴까. 화덕에서 피자를 꺼내던 만화 주인공 같은 꽁지머리를 한 사람이 김동국 대표이다.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B&C, 기린에서 근무하다 파리로 갔다. 그 곳에서 공부와 일을 병행한 뒤 뉴욕에서도 1년간 일을 한 프로페셔널이다. 이런 '빵쟁이'가 왜 레스토랑을 경영할까? "제과 제빵은 녹화방송같다.
반면 레스토랑은 그야말로 전쟁터이다. 레디 액션 신호와 함께 살아있는 음식을 만든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때 밀려오는 기쁨은 요리사가 아니면 모른다." 장작피자는 숙달된 기술자가 아니면 불 조절하기가 어렵다. 장작피자가 흔치않고, 체인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스파게티 5천900∼8천900원, 피자 6천900∼1만1천900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0시. 남구 대연 3동 68의24. 경성대 던킨도넛츠 골목 오른쪽 세 번째 건물 2층. 051-611-0627.

·하와이의 맛을 더했다! '오노'

파스타는 느끼하다? 오 노(Oh, no)! 레스토랑 '오노('Ono)'에 가면 알싸하고 칼칼한 스파게티를 맛볼 수 있다. '오노'는 하와이 말로 '맛있다'는 뜻. 이곳은 하와이 음식을 기본으로 한 퓨전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메뉴만 해도 파스타, 피자, 햄버거, 스테이크 등 60여 가지나 된다. 그 중 파스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성들도 "맛있다"며 바닥을 싹싹 긁게 될 만한 메뉴가 있다고 해 그 맛을 보기로 했다.

먼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창작요리 대회에서 탄생했다는 '매콤한 새우 크림 스파게티'. 칠리 파우더와 크림 소스가 어우러진 오렌지색 소스가 감칠맛이 있다. 처음엔 입안이 싸할 정도로 맵지만, 곧 이어 크림 소스 특유의 고소함이 아린 맛을 감싸고 돈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식욕을 당긴다.

다음은 '마늘 올리브 스파게티'. 올리브 오일의 고소한 맛과 어우러진 진한 마늘향이 깔끔하다. 면발도 살아있다. 퍼지지 않은 면발, '알덴테'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며 기름칠만 살짝 하고 민낯으로 나선 스파게티의 순결함을 느꼈다고 할까? 그만큼 군맛이 없다. 마늘도 통마늘을 살짝 으깨기만 해 향과 식감을 살렸다.

파스타와 함께 먹기 좋은 메뉴로는 화덕에서 구운 '4가지 치즈가 들어간 피자'가 있다. 모차렐라, 프레시 모차렐라, 에멘탈, 레지아노 치즈가 어우러져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하와이안 브랜드 피자'도 '오노'가 자랑하는 메뉴 중 하나다. 야채와 파인애플의 수분감이 피자에 촉촉함을 더했다.

하와이 음식이 궁금하다면 '로꼬모꼬'나 '스팸 무스비' 같은 메뉴를 시켜보는 실험정신을 발휘해도 될 것 같다. '로꼬모꼬'는 하와이식 햄버거 스테이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달짝지근한 맛이다. '스팸 무스비'는 스팸을 얹은 주먹밥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향인 하와이를 찾아 휴가 때 먹은 음식으로 유명하다.

이 레스토랑 이상엽 매니저는 "하와이 음식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다 먹는 '서핑 푸드'로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이 특징인데 파스타나 피자에도 이런 맛을 더했다"고 말했다.

파스타·피자 1만3천~1만8천원. 부가가치세 10%가 더해진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주말 낮 12시~오후 10시. 금정구 부곡2동 298의2 씨너스오투시네마 8층(해운대 베네시티점도 있다). 051-516-7469.

박종호·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라리에또'의 마레크림 스파게티 ▼'오노'의 마늘 올리브 스파게티

▶'오노'의 하와이안 브랜드 피자

▶ '라리에또'의 김동국 대표가 화덕에서 피자를 꺼내고 있는 모습 (맨 오른쪽 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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