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맛있다는 그 집, 가격까지 예쁘다는데…

입력 : 2010-09-09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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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의 꽃게 로제 파스타.

최근 괜찮은 파스타집 2곳을 발견했다. '분위기'와 '맛'은 물론이고 가격도 괜찮단다. 현장 점검에 나섰다. 

역시 사람들의 입소문이 예리하다. 이렇게 예쁜 파스타집들을 뒤늦게 안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광안리 해변 그랑

풀코스 점심 특선 1만 원… 눈앞 펼쳐진 광안대교 '덤'
'그랑'의 꽃게 로제 파스타

"우리집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낮부터 밤까지 계셔야해요. 밤까지 붙잡고 있겠습니다."

광안리 해변의 끝 민락동 회센터 인근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 김현수 사장이 낮에 방문한 기자에게 '엄포'를 놓는다. 광안리 해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집! '그랑'을 이야기하는 첫 번째 요소이다. 푸른 바다와 웅장한 광안대교, 넉넉한 하늘이 통유리를 통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자연이 주는 눈부신 풍광에다 높은 천장, 모던한 가구 배치는 찾는 이 모두를 화보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경치에 홀딱 반해서 마냥 감탄사를 내놓고 있는데 음식이 등장했다.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스테이크, 피자가 준비된 이 집에서 처음 주문한 요리는 게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는 꽃게 로제 파스타이다. 토마토와 크림 소스가 잘 배합돼 부드러우면서도 새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꽃게살의 맛도 살짝 살짝 묻어 나온다. 이 메뉴와 함께 버섯 크림 파스타가 파스타 분야에선 쌍벽을 이루는 인기 스타란다.
고르곤졸라, 식전빵, 샐러드.

지중해산 천일염과 통후추가 들어간 안심 스테이크는 소스를 최소화하고 고기 자체의 맛을 살린 것이 맘에 들었다. 해운대 특급 호텔의 양식당에서 쓰는 것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고르곤졸라 치즈에 견과류를 올려 담백하게 구워낸 피자는 '기름기가 없는 고소함 그 자체'였다.

모든 음식에서 만만치 않는 내공이 느껴진다. 알고 보니 주방장이 부산에선 꽤 유명한 레스토랑들의 주방을 책임졌던 사람이다. 사실 식전 빵으로 나온 곡물빵, 먹물빵을 먹으며 이 집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식전 빵이 인기가 많아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빵으로 배를 채우는 사람들이 있어 메인 메뉴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까 안타깝단다.

"이탈리아 음식들은 슬로 푸드의 대표주자예요.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살리죠. 그야말로 건강 음식이랍니다."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가 이탈리아 요리에 푹 빠져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차리게 된 사장. '그랑'을 통해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의 매력을 전파해보겠단다. 풀코스 메뉴를 1만 원에 선보이는 점심 특선의 경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버섯 크림 파스타 1만 7천 원, 고르곤졸라 피자 1만 9천 원. 연중무휴. 오전 10시~다음날 오전 1시. 부산 수영구 민락동 181의 2230. 051-758-2525.

서면 뒷골목 립 파스타

'눈맛'부터 감탄사… 개점 1년 만에 '줄 서는 집' 명성
'립 파스타'의 끄레마 빼스카토레.
"서면에 괜찮게 먹을만한 식당 없을까요?"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는 맛과 분위기, 가격까지 3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깔려 있다. 오늘 소개할 집이 명쾌한 답이 될 것 같다.

서면 엔젤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립 파스타'. 2층부터 4층까지 3개 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대규모 파스타집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열 때 우미경 사장은 지인들로부터 '서면 뒷골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찾아 오겠나'는 걱정을 많이 들었단다.

"자신이 있었어요. 좋은 재료와 훌륭한 조리사들의 열정이 있었으니까요. 차별화된 우리만의 요리를 선보이면 되겠다 했죠." 우 사장의 말대로 1년 만에 '립 파스타'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줄을 서는 맛집으로 등극했고 '립 파스타'의 선전 덕분에 주변에 파스타집이 몇 곳이나 더 들어설 정도가 됐다.

우 사장의 자신감 뒤에는 알고 보니 실력이 버티고 있었다. 우 사장 본인이 특급 호텔 조리사 출신이고 이미 한정식집을 시작해서 성공시켰다. 거기에 전국 어디든 맛집이라면 꼭 가본다는 열정까지 있다.

'립 파스타'의 모든 메뉴는 우 사장과 특급 호텔 주방에서 함께 일했던 조리실장의 합작품이다. 우선 이 집 음식의 특징은 테이블에 놓여졌을 때 감탄사가 나올 만큼 예쁜 데코레이션이다. "부산의 식당들은 눈맛에 인색해요.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느끼고 입으로 맛을 보는 게 음식인데 첫 번째 요소를 놓치고 있었던 거죠."

벌듀라 피자.
그렇게 눈으로 맘껏 즐긴 후 포크를 들었다. 파스타의 크림은 소스의 맛이 진하면서 부드럽다. 재료가 충분히 들어가서 진한 맛을 만들 수 있단다. 면에 소스가 충분히 배어들어간 것도 맘에 든다. 크림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했다. 오븐에서 갓 구운 빵에 매콤한 크림소스와 면을 넣은 볼로 빠네 크레마와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크레마 빼스카토레는 이 집의 특미로 꼽을만하다.

각종 야채들이 토핑으로 올려진 벌듀라 피자는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입 안에 가득 퍼진다. 매콤한 파스타 종류도 많아 파스타라면 손사래를 치는 남자들도 이 집 음식에는 손이 갈 것 같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이 찾아온다. 볼로 빠네 크레마 9천500원, 벌듀라 피자 1만 2천 원. 연중무휴.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30분(쉬는 시간 오후 3시~4시30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220의 1. 051-816-1116.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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