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 음식 체인점 속속 상륙 '부산에서도 '이랏샤이마세'

입력 : 2010-09-30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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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いらっしゃいませ : '어서오세요'라는 뜻의 일본어

 무늬만 흉내낸 일본식이 아니다. 진짜 일본에 있는 일본 음식점이 해외 1호점, 한국 1호점으로 속속 부산에 들어오고 있다. 한 일본인 지인은 이들 매장이 일본 매장과 너무 똑같아 자기도 모르게 "おみず, どうぞ(오미즈, 도조·물 좀 주세요)"라고 말해버렸다며 실수담을 털어놨다. 

실제로 맛은 물론 세세한 인테리어까지 일본 것과 똑같다. 한 케이블방송에 나온 '럭셔리녀'는 일본 음식이 먹고 싶으면 일본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다 온다고 했는데 그녀에게 이제 부산행을 권하고 싶다.


코트도르 제과제빵

41년 전통 후쿠오카 명물 빵맛 그대로…

       

코트도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이크인 카네이션 케이크와 코트도르의 일본인 파티쉐들. 왼쪽이 메인 파티쉐 오가와 씨, 오른쪽은 파티쉐 안라키 씨.

일본에 다녀온 이들 상당수는 "일본 빵맛이 그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감탄하곤 한다. 빵집 이름에 워낙 '빠리'가 많아 제과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프랑스 제과를 가장 많이 연구하고 또 업그레이드 시킨 곳은 다름 아닌 일본. 그래서 빵 좋아하는 이들은 일본 가면 빵만 먹고 온다고 한다.

그런 일본 빵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곳이 부산에 문을 열었다. 이름은 '코트도르(Cotedor)'. 후쿠오카 다자이후 등 3개 지점에 이어 용호동 GS하이츠자이점이 한국 본점으로 4호점이 됐다. 코트도르는 2대가 41년째 빵맛을 이어오고 있는 곳. 아들인 기타지마 세이타로 사장은 일본에서조차 사업 확장을 꺼리지만 코트도르 한국 본점 대표 이가진 씨의 지속적인 설득에 결국 한국점 오픈에 동의했다.

먹기에도 아까운 예쁜 조각케이크들을 직접 맛봤다. 많이 달지 않아 자꾸 손이 간다. 설탕이 가득 들어간 빵의 경우 설탕맛이 계속 입에 남아 한 조각 이상 먹기가 힘이 든데 이 집 케이크는 단맛이 누적되지 않아 자꾸 먹고 싶어 진다.

깔끔한 생크림과 보들보들하고 담백한 스펀지케이크가 조화를 이룬 롤케이크, 1천 장의 파이와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뮐폐유도 이 집 인기 메뉴. 통째 올린 복숭아와 타르트, 커스터드크림이 조화를 이룬 모모타르트와 진한 초콜릿과 산딸기가 만난 프랑고아즈 쇼콜라도 재료맛 그대로 정직한 맛이 난다. 과하지 않은 크림 맛이 특히 좋아 비법을 물었더니 파티셰만의 1급 비밀이란다.

코트도르 한국 본점은 레시피를 일본 본점과 지속적으로 공유할 뿐 아니라 파티셰도 일본 코트도르 출신들로 구성했다. 재료도 천연재료만을 일본 홋카이도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 좋은 재료를 쓰기에 빵값은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좋은 재료가 결국 좋은 빵을 만들어낸다는 불변의 진리를 알기에 이 씨는 믿음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이 씨는 "다른 빵집들의 경우 재료비가 30% 안팎에서 정해지는 반면 우리집 빵들은 대부분 재료비가 50%를 넘어간다"고 귀띔했다. 빵맛을 알아본 손님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결국 매장도 한국 본점 오픈 1년 만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포항점 등 전국 6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생크림 공급 문제로 케이크는 서울 매장이 아닌 부산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서울 손님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부산 남구 용호동 197 GS하이츠자이상가 401동 114호. 051-612-2243. 오전 8시~오후 11시. 프랑고아즈 쇼콜라 5천 원, 롤케이크 1만 7천 원부터.
갓파스시 회전초밥

1천500 원 가격 부담 없고… '특급열차 배달' 재미 있고
갓파스시에서는 터치패드를 이용해 먹고 싶은 스시를 주문하면(아래) 방금 만든 스시를 특급열차를 이용해 좌석까지 배달해준다.

"회전초밥은 비싸다?" 한국에서 회전초밥의 존재는 사실 그렇다. 군침 돌게 하는 맛있는 초밥이 눈앞에 지나가도 접시 색깔 한 번 보고 가격 한 번 보는 사이 맛있는 초밥은 이미 먼 발치로 사라져버리기 일쑤. 대범한 척해보지만 쌓여가는 접시 수만큼 대략의 가격을 계산하느라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만다. 턱없이 비싼 회전초밥 이미지 덕분(?)인지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 가서 가장 먼저 찾아가는 식당도 바로 회전초밥 뷔페.

그런 비싼 회전초밥의 이미지를 타파할 곳이 부산에 생겼다. 일본 300여 곳에 직영점이 있는 '갓파스시'가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그것도 부산 연산동에 첫 직영점을 연 것. 매장은 개장 1년 만에 부산에서만 3곳으로 늘어났다. 메뉴는 한 접시에 모두 1천500원이며 사이드메뉴의 가격은 최고 2천 원이다.

좌석을 배정받아 들어가니 터치패드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회전벨트 두 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아래층은 마음껏 꺼내먹을 수 있는 벨트이고 위쪽은 특급열차가 다니며 손님이 터치패드로 주문한 음식을 직접 배달하는 벨트다. 둘 다 가격은 같다. 단, 가로채기는 금물. 터치패드도 신기하고 특급열차도 신기해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회전초밥의 맛은 가격 대비 우수한 편이다. 손님이 많고 매장이 많다 보니 특히 신선도가 뛰어나다. 90% 이상의 재료도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한국에서 직접 조달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연어 종류. 롤 스시도 한국에서만 특화된 메뉴다.

갓파스시의 한국지사 격인 ㈜갓파크리에이트코리아의 기타모리 고지 대표는 "한국에서는 비싼 이미지의 회전초밥을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화된 음식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국 상륙 이유를 설명했다.

한계가 없는 건 아니다. 1천500원 균일 메뉴인지라 메뉴 숫자가 많지 않다. 스시 메뉴는 60종 안팎이 전부. 기타모리 사장은 그래서 앞으로는 접시 가격을 좀 더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영업을 확대해 한 접시 가격을 1천 원까지 끌어내릴 예정이다. 참고로 일본에서의 한 접시 가격은 100엔.

갓파스시는 다음달 30일이면 개점 1년을 맞는다. 이에 갓파스시에서는 고객 성원 보답 차원에서 한 접시 1천 원 행사 등을 할 예정이다. 예약은 안 되며 손님이 많을 때는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부산 연산점 051-868-4377, 덕천점 051-343-4377, 남포점 051-247-4377.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


산파치라멘 일본식 라면

국물 진한 '삿포로 라멘'… 맥주 못지 않은 유명세

진한 육수와 간장 맛이 어우러져 속풀이에 좋은 쇼유라멘과 산파치라멘에 들어가는 생라멘


일본어로 된 간판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남포동 광복로 거리. 그 중 하나이려니 하고 지나치려 했으나 눈길을 잡아끄는 곳이 있었다. 'SAPPORO RAMEN(삿포로 라멘)'이라는 부제가 붙은 'さんぱち(산파치)라멘'. 삿포로 하면 맥주부터 떠오르는데 라멘도 맛이 있으려나?

남포동 광복로에 자리한 산파치라멘은 일본 산파치라멘의 한국 1호점이다. 사장은 삿포로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출신 서현달 씨. "일본은 지방마다 라면 맛이 다 달라요. 부산에는 특히 후쿠오카식 라멘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삿포로의 진한 라멘을 꼭 선보이고 싶었어요."

이 집 인기 메뉴라는 쇼유라멘을 맛봤다.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일본간장이 들어가고 거기에 숙주나물까지 더해져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속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기분. 남은 술까지 모두 씻겨내려가게 할만큼 진한 맛이다. 실제로 전날 술을 마신 손님들이 가장 즐겨찾는 메뉴가 이 쇼유라멘이란다. "일본에서는 술을 먹고 나면 마지막에 꼭 라멘을 사먹거나 집에 가서 끓여먹고 잠을 자요. 그러면 속이 편하거든요." 서 씨 또한 삿포로에 살 때 라멘을 밥만큼이나 자주 먹었다며 라멘 자랑을 늘어놨다.

인스턴트 라면과 달리 일본 라멘은 육수를 이용하고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아 몸에도 좋다. 국물의 진하기는 손님 기호에 따라 조절해 준다. 실제 추운 지방인 삿포로의 라멘은 한국에서 내어놓는 것보다 국물이 더 진하고 라면 양도 더 많다고.

서울이 아닌 부산에 한국 1호점을 낸 서 씨. "아무래도 부산이 일본과 교류가 많고 문화적으로 가깝잖아요." 지난 7월 오픈 이후로는 서울에서도 계속 러브콜이 들어온단다.

"いらっしゃいませ(이랏샤이마세)!" 한국이 아닌 일본에 온 착각이 들 정도로 가게 내에서는 일본말들이 많이 오고 간다. 일본 분위기를 최대한 내려고 '어서오세요' 대신 '이랏샤이마세'를 외치고, 음악은 일본 음악만 틀고 있다는 게 서 씨의 설명이다.

주방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1~2분만에 라면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고 있는 요나이야마 주방장 또한 알고 보니 일본에서 데려온 실력파. 이 집에서는 특히 라멘과 함께 김치 항아리가 따라나와 '라면+김치'파의 맘을 달랜다.

부산 중구 광복동2가 24의 3. 광복로 캐논 대리점 맞은편. 070-4155-0380. 오전 11시~밤 12시. 라멘 6천~7천 원대. 글·사진=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진한 육수와 간장 맛이 어우러져 속풀이에 좋은 쇼유라멘(왼쪽)과 산파치라멘에 들어가는 생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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