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오백 형제', 고성 출동

입력 : 2010-12-17 10:36:00 수정 : 2010-12-17 11: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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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100여 마리 증가

최근 경남 고성군의 들녘과 하늘이 몽골에서 날아온 독수리떼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고성읍 기월리와 개천면 청광리 등 고성군 일대에는 지난 10월 말 선발대 몇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현재 500여 마리의 독수리가 월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00여 마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고성 지역의 월동환경이 다른 곳보다 낫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낮 고성군 고성읍 기월리 철성중·고등학교 인근 논에서 100여 마리 이상의 독수리들이 날개를 접고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수십 마리씩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의 김덕성(고성 철성고) 교사와 학생들이 비닐포대에 담긴 돼지비계 등 가축 부산물을 추수가 끝난 들판에 뿌리자 상공을 유유히 선회하던 독수리떼가 날개를 펄럭이며 하나 둘씩 내려앉기 시작했다.

날개를 펴면 2~3m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큰 독수리는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서로 싸우면서 먹이를 먹기에 바빴다.

김 교사는 일부 지원을 받고 사비를 보태 일주일에 3차례 정도 1t씩의 가축 부산물을 독수리떼에게 공급한다.

몇몇 독수리는 날개에 숫자가 적힌 '윙 태그'를 붙이고 있는데 104번 태그를 붙인 독수리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고성을 찾아온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몽골의 조류연구소에서 독수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몽골 내륙에 사는 독수리는 무려 2천㎞ 이상을 날아와 비무장지대(DMZ) 인근인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문산, 파주 및 경남 고성군과 인근 사천시, 진주시, 산청군 일대에서 겨울을 보낸 뒤 이듬해 3~4월에 다시 몽골로 돌아간다.

김덕성 교사는 "독수리는 썩은 고기만을 먹기 때문에 사람과 농작물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며 새로운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지역민과 고성군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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