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공간은 가라" 눈도 즐거운 맛집

입력 : 2011-03-17 15:55:00 수정 : 2011-03-18 09: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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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인테리어 파스타 집 2곳

센텀 '비스트로더홈'

 음식은 입으로 먹지만 눈으로도 즐긴다. 음식 모양이 남다르면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져 맛에도 믿음이 더 간다.

요즘에는 요리 모양뿐 아니라 가게 분위기로도 음식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젊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파스타 가게 두 곳이다.





바닥 전체에 인조 잔디… '풀밭 위의 식사'

·센텀 비스트로더홈

센텀 '비스트로더홈'

도시인들에게 자연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그래서 세계 유명 도시들은 크고 작은 공원을 품고 있다. 푸른 잔디밭 위에서 느긋하게 휴일을 보내는 외국의 풍경이 참 많이 부러웠다.

센텀시티 내의 비스트로더홈은 '풀밭 위의 식사'라는 콘셉트의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가게에 들어서면 바닥 전체에 깔린 푸른 잔디가 반갑다. 인조 잔디이긴 하지만 실제 잔디와 흡사해 눈이 시원하다. 식당 중앙에는 자작나무가 들어와 있다.

토마토 씨푸드 스파게티
 변창열 대표는 3년 전만 하더라도 주위가 삭막했다고 회상했다. 한쪽에서는 공사 중인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고, 이미 들어선 빌딩에도 사람의 발길이 뜸했다. 그래서 변 대표는 빌딩과 공사판 사이에 자연의 기운을 불러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만들었다. 회색의 빌딩 사이에 자연의 푸름이 사람의 발길을 몰고 올 것이라는 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입소문을 탄 덕분에 점심시간에는 순식간에 자리가 찬다.

특히 인근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주부가 많다. 잔디 덕분에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탈 수 있는 앙증맞은 목마와 사람보다 더 큰 곰 인형이 가게 안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스파게티와 수제 왕돈가스. 주문한 토마토소스의 해물 스파게티는 우선 면이 적당히 탄탄하다. 너무 익으면 스파게티 면 특유의 식감을 느끼기 어렵다. 이 집의 스파게티에서는 국수나 라면의 면발과는 다른 스파게티 면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소스에서는 토마토 자체의 신선한 풍미가 느껴진다.

수제 왕돈가스는 고추장 묻은 상추가 샐러드로 제공되는 것이 특이하다. 단맛을 많이 싫어하는 사람들은 돈가스 소스 맛이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복음밥류인 필라프도 인기 메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왕돈가스와 애피타이저 스낵류를 제외한 메뉴에 2천 원이 할인된다.

토마토 씨푸드 스파게티 1만 원.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1만 5천 원. 수제 왕돈가스 6천3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78. 051-744-6035.


트랙터가 통째로… 빈티지풍 인테리어 독특

·서면 인트랙터

서면 '인트랙터'

인테리어가 개성적이라는 소문을 듣고 서면에 위치한 이곳을 찾았다. 눈이 아플 정도로 어지러운 간판들 사이에 '인트랙터'라는 가게 이름이 보인다. 간판은 발랄하지만 무난한 편이다. 요란한 다른 간판에 묻히는 느낌마저 들었다. 눈길을 사로잡아 발길을 끌겠다고 작정하고 덤비는 간판들처럼 우악스럽지 않아 일단 마음에 들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범상치 않은 느낌이 든다. 우선 가장 눈이 간 곳은 가게 한복판에 떡 하니 자리 잡은 트랙터 한 대. 가게 이름 참 심플하게 지었다. 트랙터가 있어서 '인트랙터'였다. 심은정 대표는 도시에서 보기 힘든 조형물을 생각하다가 우연히 트랙터를 설치하게 됐다고 한다. 들판에 있어야할 농기구를 전혀 다른 곳에 놓아둔 반전. 이 가게의 인테리어를 요약하는 설치물이었다. 트랙터는 2.5t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창문을 통해 통째로 넣었다. 굳이 그런 수고가 필요했을까? 심 대표에 따르면 "물론"이다. "왜냐면, 재미있으니까!"

파스타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격식을 차려 먹을 수 있다. 편안하게 친구들과 술 한잔하면서 먹을 수도 있다. 이 가게는 후자의 분위기다. 부서진 벽돌, 낡은 책장 등의 빈티지 풍으로 편안함을 주면서도, 곳곳에 작은 소품을 이용해 반전을 더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아무리 인테리어가 이색적이라도 맛이 없으면 제대로 된 음식점이 아니다. 이 집은 부산에서 그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파스타 전문점 '깐소네'의 3호점이다. 깐소네의 파스타를 좋아한다면 이 집 파스타도 좋아할 것이다. 대표 메뉴인 까르보나라는 적당히 짭짤한 베이컨이 크림소스의 느끼함을 덜어준다.

이 집은 떠먹는 피자로도 유명하다. 반죽이 아주 얇아 포크로 떠먹을 수 있다. 치즈 양도 보통의 피자와 달리 아낌없이 뿌려져 있다. 피자를 먹을 때 빵 맛보다 치즈 맛을 더 즐긴다면 이 집의 피자를 추천한다. 샐러드와 후식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이 집의 장점이다.

마침 취재 간 날은 화이트데이였다. 젊은 남성들이 공들여 데이트 장소를 정했는지, 여자 친구들의 '신기하다'는 탄성에 으쓱한 표정이 역력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1만 5천 원. 크림 고구마 피자 1만 3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2시(식사 마감은 오후 10시 50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241의 38. 서면 쥬디스태화 맞은편 금강제화 옆. 051-818-7215.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busan.com

동영상 busan.com

영상=박정욱·이남영 대학생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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