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막가파 식' 유혈 진압 군함 동원 함포사격 21명 사망

입력 : 2011-08-15 11:01:00 수정 : 2011-08-16 08:37:2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5개월째 유혈 진압을 계속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가 급기야 군함까지 동원해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해안 도시를 공격,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해군 함정 두 척이 지중해를 낀 북서부 항구도시 라타키아 시를 향해 함포를 발사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금껏 시리아 내 반정부 시위와 유혈진압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2천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택 화염 휩싸여=이날 해상 군함 포격에 이은 탱크 20여대의 도심 진격으로 라타키아 지역에선 수많은 시민이 부상하고 일부 주택은 화염에 휩싸였다고 AP는 전했다.


휴양도시 라타키아 시 포격

탱크도 진격…주민 탈출 사태

미·영·유엔 등 대응책 논의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는 "무장군인들이 도심 진격 과정에서 집중사격을 가해 놀란 주민들이 해당지역을 급히 탈출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라타키아는 빼어난 풍광을 가진 여름철 휴양지로, 지난 3월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자주 벌어졌다. 지난 12일에도 1만명 이상이 라타키아의 알-라멜 지역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라타키아는 65만 도시 주민 대부분이 수니파로, 시아파인 아사드 가문으로부터 40년째 탄압을 받아왔다.

또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인 하마에서는 보안군이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향해 쏜 총에 맞고 한 소년이 사망했으며, 전날에는 라타키아와 하마·홈스 등에서 벌어진 군사 작전으로 최소 1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테러범과 불안을 조장하는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한 조치"라며 진압 작전을 정당화했다.

△국제사회 압박강도 높여=시리아의 유혈사태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시리아 정부에 최근 보안군에 의한 유혈 시위 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민간인에 대한 시리아 정부의 폭력에 우려를 표시한 뒤 민주적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리아 국민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양국은 특히 앞으로 시리아 정부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추가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시리아 인접국인 터키도 지난 9일 아사드 대통령에게 전달된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시리아 군의 폭력이 지속되면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다국적군이 결성되면 이에 동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의 인권 상황과 인도주의적 위기를 논의하는 특별회의를 오는 18일 개최할 예정이다.

박찬주 기자 chanp@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