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해운대 중동 '라마 앤 바바나'

입력 : 2011-10-13 15:26:00 수정 : 2011-10-18 16: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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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맛 + 감칠맛 절묘한 조화… 퓨전 인도요리 일품

나시고랭

'퓨전'이라는 수식어를 내건 음식을 먹어본 후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방향을 잃은' 맛에 실망하는 경우, 또는 원래 정통 방식이 어땠는지 전혀 관심이 가지 않을 정도로 폭풍 흡입하게 만드는 경우. 퓨전 인도요리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라마 앤 바바나'의 음식은 후자에 속했다.

'라마 앤 바바나'는 7~8년 전 대구 동성로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 인도의 요리사 출신으로 한국에 유학을 온 라마와 바바나 씨 부부가 한국 요리사와 의기투합해 장사를 시작했다. 낯선 음식이라 초창기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이후 새롭게 조리법을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금은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인기 음식점이 됐다. 대구와 구미에 모두 4개의 지점이 있고, 부산에는 두 달 전 해운대 바닷가에 처음 문을 열었다.

김경욱 사장이 추천한 '카리차오세'는 카레와 꽃게를 불기둥이 치솟는 철판 위에서 볶은 후 밥에 올려 먹는 음식이었다. 카레의 매콤한 맛과 꽃게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이 꽤나 조화롭다. 카레에 달걀을 비롯해 갖은 재료를 넣어 한결 부드럽다. 카레 자체의 향신료 맛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주문 전에 매운맛을 조절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밥을 추가로 달라고 하면 더 순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집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인 '나시고랭'도 독특하다.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 식 해산물 볶음밥으로, 예전에 CNN 온라인 투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집은 이 나시고랭에 치즈를 더하고 인도의 주식인 난으로 싸서 특별한 맛을 냈다. 나시고랭 특유의 매콤한 맛이 치즈를 만나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또 나시고랭을 감싼 난의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나시고랭도 약간 매콤하기 때문에 매운 맛을 싫어하면 조리 전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모든 메뉴에는 인도식 요구르트인 라씨나 밀크티인 짜이가 함께 나오는데, 매콤한 음식과 궁합을 위해서인지 다른 곳보다 단맛이 조금 더하다. 이 집은 머스터드나 칠리소스 등 모두 6가지 소스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음식을 주문하면 그때그때 바로 만드는 등 맛에 특별한 정성을 기울였다. 건물 6층에 위치해 올라가기가 조금 번거롭지만, 그 수고로움을 참으면 해운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나시고랭·카리차오세 1만 4천 원(음료 포함·부가세 별도).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11시(주말 30분 연장. 연중무휴). 부산 해운대구 중동 1417의 2 씨스타 602호. 부산 아쿠아리움 맞은편. 051-746-5549.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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