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해운대 '테이블 포'

입력 : 2012-04-26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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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특제 소스와 어울린 놀라운 스테이크

안심 스테이크(위)와 봉골레 파스타.

드디어 성공! 지난 주말 '테이블 포'에서 식사를 하게 됐다.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 언젠가 한번 가 봐야지 벼르고 있었다. 한 번은 쉬는 날이어서, 또 다른 날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긴 테이블이 4개뿐이다. 가게 이름도 그래서 '테이블 포'다. 가게가 좁다 보니 식사 시간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울산에서 이곳을 찾은 어떤 이도 세 번의 방문 끝에 식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삼고초려가 따로 없다.

어렵게 찾아온 곳이라 맛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마침 식당을 찾아간 날은 결혼기념일이었다. 음식점 선정에 실패해서는 안 되는 날이다. 결혼 8주년을 기념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음식은 스테이크와 파스타.

우선 따뜻하게 데운 빵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었다. 깔끔한 빵 맛이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빵만 먹고 감동하기엔 일렀다.

이날 코스 요리의 애피타이저로는 한치 구이와 샐러드가 나왔다. 부드럽게 구워진 한치에 제대로 불향을 입혔다. 이색적인 것은 한치 밑에 깔린 유자 소스. 새콤달콤한 맛이 한치와 환상적인 궁합이다. 한치 구이와 유자의 조합을 생각해 낸 발상이 신선하다.

샐러드의 신선한 채소와 발사믹 식초, 그리고 오리엔탈 소스가 입안 가득 산뜻한 맛을 선사했다. 겨우 전채 요리를 먹었을 뿐인데 이미 여기 음식에 반했다.

스테이크와 봉골레 파스타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봉골레는 해산물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만 만든다고 했다.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진한 육수 맛과 탱탱한 면발이 일품이다. 좋은 오일을 사용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안심 스테이크에는 이 집 특유의 소스를 사용했다. 블루베리를 와인에 졸여 15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 특제 소스란다. 스테이크의 묵직한 맛과 블루베리가 만나 이런 맛이 나다니!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함께 나온 버섯 요리도 치즈를 살짝 뿌려 부드럽고 짭조름하다. 소스와 곁들인 음식 맛을 보고 주방장이 어떤 이력의 사람일지 무척 궁금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김희영 셰프. 금속공학을 전공한 공대생 출신으로,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이 불과 1년 정도다. 그런데도 이런 맛을 낸다는 것이 신기했다. 천부적 재능이란 건 바로 이런 솜씨를 일컫는 말인가 보다. 정해진 조리법을 배우지 않았기에 새로운 맛이 가능한 듯도 했다.

안심 스테이크 3만 3천 원, 봉골레 파스타 1만 5천 원(1만 원 추가 때 애피타이저와 디저트 제공·부가세 별도).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5월부터 연중무휴). 부산 해운대구 1515의 2. 달맞이언덕 경동메르빌 상가 103호. 070-7808-9679.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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