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해운대 '더 레드 쏠트'

입력 : 2012-06-07 07: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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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소스 얹은 홍합찜… 남자도 반할 이탈리안 푸드

후배의 입이 짧은 남편.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는 걸 꺼려하는데, 해운대 우동의 '더 레드 쏠트' 음식은 좋아하더란다. 남자가 좋아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파스타 먹자면 회국수가 맛있다고 투덜대는 남성이 주변에 많다보니 이 집 음식이 궁금했다.

메뉴판에 보니 좀 특이한 음식이 보인다. 애피타이저 메뉴에 홍합 찜이 올라가 있다. 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식욕을 살짝 돋우는 개념의 애피타이저가 아니었다. 매운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홍합이 그릇 한 가득 나오는데, 포장마차에서 먹는 홍합탕은 연상시키는 비주얼이다. 싱싱한 홍합만으로도 충분한 맛인데 독특한 소스를 얹었다. 토마토소스의 상큼한 맛과 매콤한 맛이 동시에 혓바닥을 공략한다. 홍합을 다 발라먹고도 이 소스 맛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밥 비벼 먹고 싶다" 는 외침이 저절로 튀어 나온다.

나중에 들어보니 실제 밥을 달라는 사람이 많단다. 그런 토속적인 입맛을 가진 이들에게는 밥이나 빵을 제공한다. 빵은 여기서 직접 만든 포카치아를 내어준다.

빵 뿐 아니라 피자도 매일 반죽을 한다. 고소하고 찰진 피자 빵 맛의 비결이다. 고르곤졸라 체스넛 피자를 주문했는데, 강한 치즈 향이 코끝을 살짝 찌른다. 달콤한 꿀이나 시럽에 찍어 먹는 맛으로 먹었던 고르곤졸라 피자의 맛과는 사뭇 다르다. 치즈 맛이 제대로다. 처음에 치즈 향을 낯설어 하는 고객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향 때문에 일부러 찾는 이도 있다고 했다. 피자의 끝 부분에는 밤이 박혀 있다. 따로 꿀을 찍어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달콤하다. 맥주나 와인 안주로도 그만이다.

해산물의 감칠맛이 구수한 씨푸드 라이스도 별미다. 매콤한 맛에 물을 가끔 들이켜야 하는데도 숟가락질이 멈춰지지 않았다. 이쯤 먹고 나니 남자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추었다는 평가가 더 적절할 듯했다.

김승현 영업팀장은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다"며 "연근이 올라간 '화이트 피자'를 비롯해 다른 메뉴에도 한국식을 접목했다"고 소개했다. 매운 음식은 주문 전에 맵기 조절을 부탁하면 된다. 퓨전 요리나 살짝 자극적인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가 볼만하다.

'레드 쏠트'라는 상호는 빛과 소금이라는 뜻으로,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그 다짐이 음식 위에 마법의 향신료처럼 솔솔 뿌려져 있다.

고르곤졸라 체스넛 피자 1만 7천 500원·홍합 찜 1만 4천 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1시(연중무휴). 부산 해운대구 우2동 1484. 한화꿈에그린센텀 B동 1층. 051-744-3464.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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