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동래구 명륜동 '화애돈'

입력 : 2012-10-04 07:54:41 수정 : 2012-10-08 07: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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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녹는 오겹살 바비큐… 제주산 백돼지래요

다 어디서 온 사람들일까. '명륜1번가'의 젊은 인파를 보며 든 생각이다. '명륜1번가'는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앞에서 메가마트 동래점 후문에 이르는 일대를 말한다. 명륜1번가 끄트머리, 제주 오겹살 전문점 '화애돈'을 찾았다.

'화애돈'은 '화기애애하게 돈값 하는 구이집'의 준말이다. 긴 머리에 신경 쓰지 말라고 머리 고무줄, 안경 쓴 분을 위해 안경 클리너를 준비해 두었다. 외투나 가방도 맡아주고, 여성용품이 필요하면 여직원을 불러 달란다. 진짜 뭘 좀 아는 가게다.

다 필요없다. 고깃집은 고기가 중요하다. 고기는? 두꺼운 오겹살은 성인 남자 손바닥 두께만 하다. 오겹살은 삼겹살에서 껍질을 제거하지 않아 껍질과 그 안쪽의 살까지 포함하면 모두 다섯 겹으로 된 것처럼 보이는 고기를 말한다. 돼지고기 먹을 줄 아는 사람은 비계를 좋아하는데, 제주산 돼지가 비계 함량이 높다. 화애돈은 제주산 토종 백돼지 오겹살의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화애돈도 처음에는 흑돼지를 시도했다. 하지만 제주도 흑돼지만 고집하면 도저히 물량을 보장할 수가 없단다. 그러면 그 많은 제주도 흑돼지 취급점은 다 뭐지?

고기에 미리 소금 간을 해서 나온다. 소금에 후추, 허브, 양파를 섞어 맛을 냈다. 신선한 상추에 싸 먹어도 좋지만 여기서는 무채에 싸 먹는 방법이 인기.

화애돈의 매력은 한 집에서 두 가지 스타일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 화애돈의 반쪽은 바비큐 전문 야외정원이다. 야외정원에서 첨단(?) 바비큐 그릴에 오겹살을 넣고 신경은 끄시라. 타이머에 시간을 7분으로 맞추면 알아서 해 준다. 꼬치에 꿰인 고기가 저절로 돌아가며 기름기 좔좔 흐르는 오겹살 완성이다. 오겹살 바비큐는 처음 맛보면 반할 정도로 입에서 녹는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좋다. 요즘 같은 철에는 이런 야외가 좋다. 야외정원은 통째로 빌려 회식이나 이벤트를 열기에도 괜찮다(야외정원 테이블은 4개).

화애돈을 사람들에게 알린 효자는 해물짬뽕라면이다. 마진 생각 안 하고 새우, 홍합 등 해물을 투하했다. 좋은 고기 넣고 끓인 된장찌개도 은근히 괜찮다. 식품 관련 대기업 출신인 김재훈 공동대표는 "비싸면 비싼 값을 한다고 생각해 재료에 돈을 안 아꼈다"고 말한다. 화애돈은 하도 외져서 주류상도 돈 떼일까 봐 술 못주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도시철도 동래역 4번 출구에서 동래구청 방향, 해산물전문점 '섬' 지나서 왼쪽 골목에 있다.

오겹살·목살(130g) 8천 원, 항정살 1만 원, 해물짬뽕라면 4천 원, 된장찌개 2천 원. 영업시간 오후 4시 30분~오전 1시. 1, 4주 일요일 휴무. 부산 동래구 명륜동 556의 6. 070-8851-2180.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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