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식 하면 이 곳, 뷔페도 손맛따라…

입력 : 2012-10-18 07:57:19 수정 : 2012-10-18 14: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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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스트로가노프

모처럼 가족 외식을 생각할 때 흔하게 떠오르는 곳이 뷔페다. 취향대로 양껏 먹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 어느 뷔페로 갈 것인가다. 가격이 싼 곳? 아니면 아예 비싼 곳? 내부 인테리어 화려한 곳? 다 좋지만 사람 따라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그 뷔페의 총괄조리장! 뷔페의 요리 종류와 맛을 특징 짓는데 총괄조리장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그 조리장의 경력을 알고, 또 그가 각별히 신경 쓰는 요리가 무엇인지 안다면 뷔페서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터이다.


해운대 '마리아주 뷔페' 정진식

"하나만 먹어도 돈 아깝지 않은 고품격 요리"


정진식(49) 조리사. 부산 기장군이 고향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부산 남포동 '청탑그릴'에 들어갔다. 당시 '청탑그릴'은 부산의 대표적 양식당. 양식을 배우려는 이가 '반드시' 거치는 곳이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50대 이상의 웬만한 양식 조리사들은 대부분 거기서 출발했다고 보면 된다. 정 조리사는 '청탑그릴' 출신 중 막내뻘이다.

입대해서는 '당연히' 요리병으로 복무했고, 제대해서는 1985년 부산 로얄호텔에서 일했다. 1987년 어떤 인연에 따라 서울로 올라가 뉴스타호텔, 신라호텔에서 10여 년 근무했다. 부산에 와서 1999년 하얏트호텔 조리장으로 선임됐고, 2007년엔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의 조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초 해운대 '그랜드애플 뷔페'를 오픈시켰으며, 지금은 해운대 센텀호텔 '마리아주 뷔페'(051-720-8006·부산 해운대구 우동 1505)와 '아시아드시티 뷔페'(051-500-4500·부산 연제구 거제동 1299 아시아드스타디움 1층)의 총괄조리장으로 있다. '마리아주 뷔페'와 '아시아드시티 뷔페'는 정 조리사가 오면서 요리 종류와 질, 내부 인테리어 등을 싹 바꿨다.

비프스트로가노프

특히 '마리아주 뷔페'는 그가 온 이후 고품격 뷔페를 표방한다. 가격을 꽤 비싸게 받는다. 평일 저녁이 3만 9천 원(점심 2만 8천 원)이다. 대신 "하나만 먹어도 뷔페값 아깝지 않은 요리를 만들려 한다"는 게 정 조리사의 호언이다. 특별히 신경 쓰는 요리를 보여 달라 하니, 비프스트로가노프를 내왔다. 러시아식 스튜. 소고기 덮밥 쯤 되는 요리다. 소고기 안심을 연하게 익혔다. 역시 익힌 토마토에 크림을 살짝 얹었고, 파프리카를 곁들였다. 버터라이스도 함께 놓았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러운 요리였다.
닭가슴살 크러스트

닭가슴살을 연하게 다져 허브를 올려서 오븐에 구운 닭가슴살 크러스트, 아스파라거스에 얇게 편 쇠고기(차돌박이)를 말아 구운 아스파라거스구이도 별미로 찾을 만했다. 정 조리사는 "뷔페에서도 고급 요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조명제
연산동 '오렌지 뷔페' 조명제

"저렴한데 있을 건 다… 전문점 못지 않은 치킨 요리"


'오렌지 뷔페'(051-861-0004·부산 연제구 연산동 105의 1 홈플러스 1층). 시장 보면서 만만하게(?) 들르기 좋다. 작고 소박한, 이른바 '저가 뷔페'다. 평일 점심 성인(만14세 이상) 기준 1만 1천900원, 저녁은 1만 4천900원이다. 주말·공휴일은 1만 5천900원. 아이들은 그보다 한참 싸다. 평일 기준 초등학생은 8천900원, 4~7세는 5천900원 받는다. 저가 뷔페라 해도 한·중·일·양식 가운데 웬만한 건 다 있다.

조명제(56) 씨가 이곳 총괄조리장이자 대표이다. 조리사 경력은 올해 36년 째. 원래 전공은 한식이다. 대구의 호텔 등에서 한식 조리사로 일하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양식, 일식을 더 공부했다. 부산과의 인연은 1989년부터 맺어졌다. 그 해 동양뷔페가 오픈하면서 주방장으로 있었고, 이듬해 수영뷔페도 오픈시켰다. 책임주방장으로 일했다는 이야기다. 서면 로얄웨딩프라자, 부곡동 골든웨딩프라자도 그가 있어 뷔페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부터는 지금은 프랜차이즈로 성업 중인 오렌지카운티의 메뉴 개발을 담당했다. 그렇게 여러 곳을 전전하다 주인으로서 '오렌지 뷔페'를 차린 것이 지난 2월의 일이다. 조 대표는 "저가 뷔페지만 대충 만든 음식이란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 노력 많이 한다"고 했다.

닭근위볶음
'오렌지 뷔페'에서 조 대표가 특이한 것으로 내세우는 게 치킨 요리다. 닭강정, 탄두리 치킨, 프라이드 치킨, 닭근위볶음 등을 내놓는다. 기껏해야 치킨롤이나 깐풍기 등이 뷔페에서 흔히 내놓는 치킨 요리인데, 여기서는 본격 요리로 치킨을 내놓는 것이다.
탄두리 치킨
프라이드 치킨의 경우 겉이 유달리 바삭하다. 닭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기 때문이다. 섭씨 220도에서 12분 굽고 양념 묻혀서 3분 더 굽는다. 기름기가 적어 맛이 터벅터벅하지 않고 담백하다. 닭강정은 달지 않고 약간 짭조름하다. 마늘과 간장을 바탕으로 제 나름의 방법으로 만든 소스를 묻힌다. "맛이 전문 치킨점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다"는 게 조 대표의 장담이다.


최이근
서면 '골든뷰 뷔페' 최이근

"중식 주 메뉴에 직접 개발한 한국식 파스타 별맛"


서면에 있는 '골든뷰 뷔페'(051-816-3400)는 중식 요리를 주로 내는 뷔페다. 차려진 음식의 80% 이상이 중식 요리다. 특성을 가지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 조리이사로 있는 최이근(57) 조리사는 양식으로 조리사 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다. "손에 가장 오래 익은 것이니 양식 요리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한다.

냉파스타
'골든뷰 뷔페'에서 최 조리사가 개발한 것이 냉 파스타다. 카펠리니라고, 국수처럼 가늘고 쉽게 퍼지지 않는 파스타 면을 사용했다. 새우와 갑오징어 등 해물을 넣어 만들었는데, 조금 달다는 느낌 가운데 매운맛이 살짝 더해지는 맛이 묘하다. 파인애플, 사과, 양파 등으로 만든 과일 소스를 얹었다는데, 고춧가루를 더했다고 한다.

"한국식으로 변용한 파스타"인 셈인데 "느끼함을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 한다. 최 조리사는 지금이 홍합철이니 홍합을 넣은 크림파스타도 선보였다. 설렁설렁 하는 손질인데 파스타 하나가 금방 만들어졌다. 크림과 치즈가 적당히 어울리는 맛이 났다. 그는 "흔히 뷔페에서 파스타가 맛있기 어렵다고 하는데, 잘못된 선입견"이라며 "눈앞에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파스타라 더 신경 쓰인다"고 했다.
홍합크림파스타
최 조리사의 고향은 부산. 1990년대 중반 대구 금호관광호텔 조리부장으로 잠깐 있었던 걸 제외하면 주로 부산의 호텔 양식당에서 활동했다. 1978년 조선호텔(현 웨스틴조선부산의 전신)에서 시작해, 극동호텔, 국제관광호텔 등의 오픈 멤버로 활약했다. 뷔페 일은 10여 년 됐다. 2002년 벡스코 조은산뷔페 조리이사 이후 2004년엔 스펀지뷔페, 2007년엔 센텀호텔 조리이사로 재직했다.

한때 개인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1년 만에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됐다"는 그는 "조리사로서 충실할 뿐"이라 했다. '골든뷰 뷔페'의 가격은 성인 기준 점심 2만 2천 원, 저녁 2만 5천 원, 주말·공휴일 2만 8천 원이다.

글·사진=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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