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착착 들러붙는 감칠맛 환상"

입력 : 2012-12-13 07:54:26 수정 : 2012-12-13 14: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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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김치락' 김치찜

국물이 걸쭉하고 윤이 나는 김치찜.

"혀에 착착 들러붙네요. 맛있어요."

맛을 평가해 보라니 중학교 1학년 딸아이의 대답이 그랬다. 요즘 애들답지 않게 청국장도 곧잘 먹는 녀석인데, 부산 동래구에 있는 '김치락'이라는 음식점에서 김치(묵은지)찜이란 걸 먹여 줬던 터였다.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어넘치는 국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어 보고, 누런 묵은지를 젓가락으로 길게 찢어 또 입에 넣어 보고는, 맛있다는 거였다.

기실 녀석은 이 집의 외양부터 맘에 들어했다. 김치찜을 하는 집이라 후줄근한 줄 알았는데, 썩 깔끔한 집이었던 것이다. 주인이 맛보기로 내온 김치전에서 먼저 좋아라 하더니, 덤으로 시킨 김치계란말이에서 완전히 합격점을 주려 했다. "짜거나 맵지 않고, 그렇다고 달지도 않고." 그렇게 제법 어른 입맛을 흉내내는 것이었다.

버섯과 삼겹살이 들어간 김치찜의 국물은 걸쭉하달 만큼 진하고 윤이 났다. "혀에 들러붙는다"는 게 빈말이 아니게 감칠맛이 났다. 직접 담근 게 아니고 전라도 어디에서 가져온 묵은지라고는 해도 서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묵은지 만드는 전문가 따로, 그걸로 맛내는 전문가 따로. 그게 효율적이지 않아요?"라는 주인의 말이 그럴 듯하게 들렸다.

김치찜 소 1만 5천 원, 중 2만 원, 대 2만 5천 원. 김치계란말이 6천 원. 부산 동래구 중앙대로 1367번길. 롯데백화점 동래점 주차장 입구 맞은편, 구두닦이집 오른편 골목 안쪽. 051-555-7758.

글·사진=임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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