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산성마을 '금성'

입력 : 2012-12-13 07:54:34 수정 : 2012-12-13 14: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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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회·갈비찜 등 흑염소 코스요리… 정갈한 반찬은 '덤'

전통 향토음식 전문점 '금성'은 금정산성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음식점 같지 않다. 지난 2006년 건물을 올려 입주한 지 7년 되었단다. 품격 있는 건물이라 귀한 손님 모시기에도 괜찮다. 방마다 테라스를 갖춰 초록이 손짓한다.

무엇보다 정갈한 반찬이 좋다. 상큼한 샐러드 맛이 특이하다고 느꼈다. 포도, 블루베리, 쥐눈이콩으로 샐러드 소스를 만들었다. 포도 씨가 씹히며 살아 있다고 소리친다. '금성'은 제철에 나는 약초로 만든 장아찌, 묵은지 김치, 몇 년씩 숙성시킨 된장 간장 등 보약 같은 음식으로 손님의 건강을 지켜 드리겠다고 약속한다.

흑염소를 제대로 맛보려면 한 마리를 통째로 먹어야겠다. 생간, 육회, 갈비찜, 불고기, 곰국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13~15명이 먹을 수 있는 흑염소 한 마리 가격은 60만 원. 전날 주문해 놓은 흑염소 갈비찜(15만 원·사진)이 먼저 나왔다. 흑염소 한 마리의 갈빗살만 잘 추려내 양념으로 조리했다. 흑염소도 갈비 요리를 하느냐고? 여러 문헌에 따르면 염소 갈비구이가 먼저 있었다. 이 조리법을 나중에 소고기에 이용했는데 사람들이 소고기를 선호하며 원조가 빛이 바랜 것이다. 흑염소 갈비찜은 살짝 매콤하더니 마무리는 고소하다. 내 입맛에는 소 갈비찜보다 낫다. "소고기 사 먹으면 뭐 하겠노?" '금성'의 주징하 대표는 주로 약용으로 사용하던 흑염소를 다양한 코스 요리로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제17회 자영업 분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사람들은 흑염소와 오리가 같이 나오는 A코스를 많이 먹는다. 직화로 숯불에 구운 석쇠불고기에는 '불향'이 잘 배어있다. 산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 맛! 그냥 그대로 즐겨도 좋지만 당귀나물·방풍나물 장아찌랑 같이하면 소화가 더 잘된다. 여자에게 그리 좋다는 흑염소다. 흑염소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잘 먹는다. 염소는 피로와 추위를 막고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흑염소 요리를 잘못하면 누린내가 난다.

한방 소스를 사용한 오리 바비큐는 아주 담백하다. 마무리는 오리 뚝배기 정식. 흑미로 지은 밥이 좋고, 오리 뚝배기는 칼칼해서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금성'은 다른 집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었을까. 주 대표는 인제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연세대 외식산업 고위자과정을 마쳤다. 주 씨를 돕는 두 아들과 며느리까지 외식 관련 전공을 했다. 공부하는 패밀리, 못 당한다.

흑염소 코스 요리(1인) 3만~3만 8천 원. 참숯불오리바비큐 1마리 3만 8천 원. 닭백숙 1마리 3만 5천 원. 오리 뚝배기 정식 7천 원.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 부산 금정구 금성동 225. 산성 아랫마을 입구 지나서 50m 왼쪽. 051-517-4848.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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