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힘차게 달렸다. 돌아보면 기쁜 일도 있었고, 화나거나 슬픈 일도 있었다. 그 모든 시간을 지나온 스스로를 토닥거려주고 싶다. 한 해의 마지막을 정성 가득한 디저트로 마무리해 본다. 디저트의 달콤함에 지난 시간의 고단함을 위로 받고, 새해를 위해 기운을 낸다. 개성만점의 디저트를 선보이는 두 곳의 카페를 소개한다.
부전동 '사르르'
케이크 안에 크림치즈 듬뿍
초코치즈롤 깊이 있는 단맛
메뉴마다 최고의 재료 사용
'사르르'라는 상호를 듣는 순간,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에서는 매서운 추위도, 한 해를 보낸 아쉬움도 사르르 녹을 것만 같았다.
깔끔하게 꾸며진 실내는 작고 아늑했다. 한 귀퉁이에는 베이킹 클래스가 열리는 교실 겸 주방이 들어서 있다. 정갈한 모양새 덕에 음식에 신뢰가 생겼다.
식욕 충만한 상태로 진열대를 바라봤다. 화려한 모양새의 다양한 케이크가 한껏 뽐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서너 종류의 케이크 몇 조각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소탈한 진열대 앞에서의 당황도 잠시, 케이크 이름을 보고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당근케이크, 녹차갸또쇼콜라, 초코치즈롤….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개성만점의 케이크들이었다.
인기 절정의 메뉴는 초코치즈롤. 초코롤케이크 안에 크림치즈를 듬뿍 넣었다. 진한 크림치즈가 쫀득했다. 초코롤 시트에서는 깊이 있는 단맛이 느껴졌다. 최고의 초콜릿 회사로 꼽히는 '발로나'에서 공급받은 카카오 가루를 사용한다고 했다.
당근 케이크에는 역시 고급 향신료로 꼽히는 넛맥을 넣는다. 녹차갸또쇼콜라는 발로나 산 화이트 초콜릿과 일본의 명차 생산지인 교토 우지지역에서 생산된 녹차 가루가 들어간다. 좋은 재료가 솜씨 좋은 주인을 만나 우아하게 제맛을 발산했다.
탁은정 대표는 일본 도쿄의 유명 제과점인 '일 플루 쉬 라 센느(IL PLEUT SUR LA SEINE)'에서 운영하는 제과학원 출신이다. 거기서 배운 기술을 음식에만 쏟아붓기에 아까워 홈 베이킹 교실도 매일 연다.
고정 메뉴는 서너 가지가 전부다. 여기에 홈 베이킹 교실에서 날마다 새롭게 만든 케이크를 추가해 판매한다. 방문한 날에 먹은 아몬드케이크에는 오렌지가 들어 있었다. 상큼한 오렌지 향과 고소한 아몬드의 조합. 역시 예사롭지 않다. 이 카페의 모든 케이크는 평범하지 않다.
커피와 차도 파는데, 차이라테가 좀 특별하다. 주문을 하면 홍차에 우유와 열한 가지 향신료를 넣고 끓여서 내놓는다.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을 개운하게 해 준다.
초코치즈롤 5천 원, 당근케이크 5천500원, 녹차갸또쇼콜라 6천 원.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10시(2·4주 월요일 쉼). 부산 부산진구 부전 2동 168의 130. 010-2323-9865.
송정동 '벨라루나'의 다양한 초콜릿과 촉촉한 브라우니. |
트러플초콜릿의 오리진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