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민락동 '부산커피갤러리'

입력 : 2013-02-21 07:38:29 수정 : 2013-02-21 14: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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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부르는 골드카푸치노, 타지마할 그리고 지독한 사랑…

부산커피갤러리의 '골드카푸치노'. 불멸의 사랑을 상징한 타지마할 그림 밑에 얹은 식용 금박이 입술에 붙으면 '거품 키스'를 유도한다.

'키스를 부르는 골드카푸치노'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커피박물관이자 체험공간인 수영구 민락동 부산커피갤러리가 스토리텔링을 갖춘 이색 커피를 내놓아 외지 커플들까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화제의 골드카푸치노를 주문했더니 우유 거품 위에 타지마할의 윤곽이 떡하니 그려져 나왔다.

타지마할이 대체 뭔가!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 자한은 죽은 왕비의 소원을 들어 22년 간 2만 명의 노예를 부려 타지마할의 대역사를 이뤘다. 그래서 순백의 타지마할은 죽어도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한다.

커피 물결에 따라 찰랑거리는 타지마할 밑은 눈부신 황금색이다. 24K 금박이 수북히 뿌려져 있는 것이다. 영원히 변색되지 않는 순금 같은 사랑을 의미할 터.

카푸치노 에칭 그림은 황금 위에 타지마할이 서 있는 모양새인데, 금박지 쪽으로 입을 대 들이켰더니 젖은 낙엽처럼 금박지가 입술에 착 달라붙었다. "배우 현빈의 '거품 키스'가 연상됐나 봐요. 그 장면에서 키스로 입술의 금박지를 떼어내 주는 커플들이 많아요."

인터넷으로 '골드카푸치노'를 검색해 보면 부산커피갤러리에서 촬영한 '거품 키스' 사진들이 꽤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커피갤러리의 이미리 매니저는 "입소문이 부산보다 외지에 먼저 번지면서 서울이나 대구 커플이 부산여행을 왔다가 꼭 들러가는 명소가 됐다"고 소개했다.

부산커피갤러리는 카페가 아닌 체험시설이지만 정통한 고급 커피를 내놓고 있다. 골드카푸치노도 에티오피아의 게이샤원두를 베이스로 커피를 추출해 낸 뒤 우유 거품을 얹은 것이다. 사용된 금박은 식용 0.09g. 알려져 있다시피 금은 유일하게 체내에서 중금속 오염을 일으키지 않아 화장품과 술에도 사용되고 있으니 마셔도 무방하다고.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인 타지마할, 여기에 순금의 불변성을 차용한 스토리텔링 커피를 내놓은 부산커피갤러리 오현 관장은 갤러리 공간을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관광상품으로 키우는 게 포부다. 커피박물관에서 유물을 둘러보면서, 커피를 볶고 드립까지 하는 체험과 함께 골드카푸치노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상품도 즐기는 곳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부산 수영구 광안동 1266. 051-754-1734.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골드카푸치노 1만 5천 원, 드립커피 체험 4천 원.

글·사진=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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