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블부블-부산 블로그] 밥에 끼얹어 슥슥 비벼 먹는 그 국물이 '밥도둑'

입력 : 2013-11-16 07:47:26 수정 : 2013-11-18 07: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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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잊게 해 줄 따뜻한 국물 요리 3題

칼칼하면서도 얼큰하고, 새콤한 맛이 일품인 시골통돼지볶음의 통돼지김치찌개.

그렇게 더웠던 여름은 어디론가 떠나버리더니,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그래서 뜨끈한 국물요리를 주제로 삼았는지도 모르겠다.

뜨끈한 국물요리로 치면 부산 대표 격인 돼지국밥도 있고, 곰탕에 설렁탕에 다양한 전골에 종류도 다양하다. "추천된 음식이 겹치면 안된다"며 신문사 측에서 압력을 넣는데 떠오르는게 별로 없다.

김치찌개 남천동
'시골통돼지볶음'


에잇~ 바쁜데 머릿속은 온갖 그동안 먹어왔던 뜨거운 국물들로 넘쳐난다. 그러다보니 머리도 뜨끈 뜨근…. 뜨거운 걸 너무 생각했나 보다.

별로 좋지 않은 머리를 굴리다가 쌀쌀했던 요 며칠새 사무치게 먹고 싶던 게 문득 생각났다. 머리는 나쁜데 먹어보고 맛을 아는 입은 참 간사한 거다.

생각하면 절로 침이 고인다. 새콤하게 익은 김치로 만든 걸 떠올릴 때면 항상 그런 것 같다. 거기다가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밥도둑이다.

사시사철 어디서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김치찌개를 먹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집이다. 비라도 내리면 소주 한잔 하고 싶어 그냥 달려가고 싶기도 하다.

김치와 질 좋은 돼지고기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내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메뉴라고는 돼지고기를 자박하게 볶아내는 돼지볶음과 김치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내는 돼지김치찌개 둘뿐이다.

고기를 더 추가할 수도 있고, 두부나 떡을 토핑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고기를 추가해서 끓여내는 게 더 좋다. 찌개 국물도 훨씬 더 파워풀하게 변하고, 건져 먹을 쫀득한 돼지고기도 많아지고.

칼칼하면서 얼큰하고, 새콤한 찌개 국물과 그 국물을 담뿍 머금은 고소한 돼지고기. 사발에 넉넉하게 담아 주는 밥에다 슥슥 비벼 먹다보면 배가 부름에도 금세 바닥이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부족하다면 라면사리 하나 넣어보면 어떨까? 허리띠를 풀고 또 먹을 수밖에 없다.

혹시 기회가 되면 하루 10인분만 내놓는 삼겹살도 한번 드셔보시라. 네모나게 생긴 사람 좋은 주인장이 직접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주는 이집 삼겹살 정말 맛나다.

고뿔 찾아오기 딱 좋은 변화무쌍한 날씨다. 보글보글 끓여내는 돼지찌개 하나 놓고 퇴근길에 친구들과 소주 한잔 간단히 곁들이고 싶다.

얼큰한 찌개 국물에 소주 한잔 털어넣으며 세상사는 얘기 나누면서 요즘같이 힘든 세상살이 잠깐이라도 잊을수 있게 말이다.

일요일은 이집 주인장도 가족들에게 맛있는 걸 대접하느라 문을 안연다. 돼지찌개 먹고 싶은 다른 가족들 생각도 좀 해주지.ㅎㅎ

*시골통돼지볶음:부산 수영구 남천1동 35-6, 051-625-0092. 통돼지볶음 6천500원, 통돼지찌게 6천원.



조광제(주당)

맛난 게 좋아~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http://blog.naver.com/ryanj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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