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맛] 햇살 가득한 여름… '태양의 맛'에 빠져볼까

입력 : 2014-08-07 07:50:48 수정 : 2014-08-08 14: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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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가지의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남포동 '하바네로'에서 판매하는 멕시코 음식인 브리토. 토르티야에 각종 재료를 얹어 돌돌 말아 먹는다. 김경현 기자 view@

멕시코 음식은 매콤한 맛과 함께 상큼한 맛이 어우러져 나오면서 다른 나라 음식에 비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주로 살사소스에 들어가 있는 향신료 맛은 토르티야의 담백한 맛으로 감싸 주기 때문에 거북스럽지 않다. 우리가 여름철 상추 쌈에 고기와 마늘, 풋고추를 싸서 먹듯이 대부분의 음식을 토르티야에 싸 먹는 방식도 친숙하다. 부산에서 멕시코 음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3곳을 찾아가 봤다.


■ 하바네로

텍사스식 멕시코 요리에
입맛 돋우는 하우스 생맥주


하바네로는 텍사스식 멕시코 요리인 '텍스-멕스' 음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멕시코 음식점이다. 텍사스식 멕시코 요리에다 한국식 레시피를 가미한 멕시칸 펍으로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멕시코 음식과 함께 하우스 생맥주를 비롯한 11종류의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하바네로는 입구부터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하우스 맥주 공정을 연상하는 배관과 저온 숙성 냉장고를 설치해 시원한 맥주 맛을 입구부터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홀에 들어서면 11종류의 생맥주를 보관해 냉장 처리하는 저온 냉장고가 오픈형 스탠드식으로 자리 잡아 손님들을 맞이한다.

전체적으로 빈티지한 느낌을 연출한 내부 인테리어도 볼거리다. 노출된 천장의 콘크리트 골조를 중심으로 파벽돌 벽과 포인트 벽화로 편안한 공간을 나타냈다. 살얼음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설빙고에다 생맥주통을 이용한 의자, 다양한 병맥주로 만든 칸막이 등도 눈길이 간다.

"멕시코 요리와 함께 최상의 맥주 맛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하바네로 정동철(42) 사장은 미국사회에서 한국 교민들이 즐겨 먹는 텍스-멕스 요리를 그대로 도입해 신선한 생맥주와 함께 먹고 즐길 수 있는 장소가 하바네로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유학파다. 역시 미국 텍사스 등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동생 부부와 함께 미국 생활의 경험을 살려 가게를 열게 됐다는 것.

사실 멕시코 요리는 평소 접할 수 없는 음식이어서 맛을 제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상큼하고 매콤하다는 느낌과 함께 칠리소스에서 배어나오는 향이 독특한 맛을 낸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에다 토마토와 양배추, 치즈, 양파 등을 곁들여 칠리소스로 마무리한 뒤 토르티야(옥수수 또는 밀 전병)로 싸 먹는 샌드위치형 요리인 타코는 멕시코의 대표적 정통요리. 칠리 소스의 맛이 토르티야에 감싸지면서 먹을 만하다.

또 다른 멕시코 정통요리인 브리토와 함께 치즈와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볶은 다음 매운 고추와 양파, 브로콜리 등으로 구워 낸 케사디야, 와인에 절인 고기와 채 썬 양파, 피망, 콩과 볶음밥을 토르티야에 싸서 살사소스를 곁들여 먹는 화이타 등이 자신 있게 내놓는 메뉴다. 연인들의 술이라 불리는 칵테일인 마르가리타도 멕시코 요리와 잘 어울린다.

※부산 중구 남포길 22(남포 문고 뒤편 옛 구둣방 골목길). 연중무휴.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요일에 따라 오전 2시(금·토요일), 1시(평일), 밤 12시(일요일). 타코 6천 원, 브리토 8천 원, 화이타 세트 2만~2만 5천 원, 케사디야 1만~1만 2천 원. 각종 생맥주 4천~8천 원. 051-254-6662. 



멕시코 음식에다 한국식 입맛을 가미한 장전동 '타코스 패밀리'의 나초와 살사. 매콤하고 상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면서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재찬 기자 chan@
■ 타코스 패밀리

우리 입맛 맞게 한국화 정성
편안한 가격에 포장도 가능


타코스 패밀리는 멕시코 정통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레시피나 재료를 일부 바꿔 조리한 게 특징이다. 가게 크기는 10평 정도로 테이크아웃(포장 판매)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값이 싸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편안하게 여러 가지 멕시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게 돋보인다.

우선 멕시코 요리의 근본인 살사소스를 만들 때 약간 단맛이 나는 부분을 제거해 매콤새콤한 맛을 더 강조했다. 콩 소스의 경우도 수입해 쓰기보다는 덜 기름지게 해서 담백한 맛을 유지하도록 직접 만들어 쓴다.

윤대근(52) 사장은 "여러 종류의 멕시코 음식이 있지만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토르티야, 고기, 콩, 살사소스 등 주재료가 같아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며 "한국인 입맛에 맞추면서 다른 나라 음식도 함께 곁들여 다양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윤 사장은 멕시코 요리에서 사용되는 양념 돼지기름(라드)을 쓰지 않고 향신료를 줄인 대신, 버터를 넣어 기름기를 없앴다. 구수하고 담백한 맛을 강조한 것. 매운 맛을 내기 위한 고추는 멕시코산 대신 한국산 청양고추를 썼다.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것이란 게 윤 사장의 설명이다.

실제 타코스 패밀리에서 판매하는 케사디야, 엔칠라다, 브리토, 타코 등 멕시코 음식들은 매운 맛이 다른 음식점에 비해 덜하다. 담백하면서도 매콤살콤한 맛이 함께 느껴진다. 윤 사장은 "입덧이 심한 임신부들이 상큼한 맛을 보기 위해 입소문을 듣고 방문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이 가게를 연 것은 지난해 9월. 외국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접한 멕시코 요리에 반해서 수년 전 인근 지역에서 영업을 해 오다 지금의 가게로 이전해 왔다는 것. 타코스 패밀리는 주로 여름철에 많이 팔리는 멕시코 음식 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음식도 판매한다.우리나라 떡과 살사소스를 넣어 만든 변형된 이탈리아 음식인 '떡파게티'도 윤 사장이 추천하는 메뉴다.

※부산 금정구 금강로 275(부산대 정문 앞 교차로에서 구서동 방면 300m 지점). 연중무휴,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0시. 타코 3천500원, 브리토 5천~7천500원, 케사디야 5천500원, 엔칠라다 9천500원. 051-924-6303.


 
카리브 해변 분위기를 연출하는 민락동 '라틴 라운지'에서 브런치 메뉴로 내놓은 암브로 게사. 멕시코식 수제 버거로 살사소스와 곁들여 먹는다. 강선배 기자 ksun@
■ 라틴 라운지

테라스 해운대 야경 압권
8~9일엔 '살사댄스 파티'

오는 8∼9일, 이틀간 전국 최대 규모의 살사댄스 향연이 부산에서 펼쳐진다. 민락수변공원 인근의 멕시코 전문 요리점 '라틴 라운지'에서다.

참가 규모는 400명 정도. 전국의 살사댄스 마니아들이다. 8일에는 바비큐 요리와 함께 살사댄스 파티가 열리고, 9일엔 라틴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해변 음식을 즐기면서 살사댄스 파티를 이어간다.

라틴 라운지는 멕시코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마치 카리브 해변에 온 듯한 분위기에서 멕시코 정통 요리를 맛보고, 살사 음악을 접하면서 라틴아메리카 문화를 공유하자는 게 이 가게의 콘셉트.

살사댄스 파티를 연 지는 올해로 3년째. 사장인 서준호(40) 씨가 프로급 실력을 갖춘 살사 춤꾼이다. 대학 시절 댄스 스포츠를 접하면서 수준급의 살사댄스 실력까지 갖춘 서 씨는 30대 중반, 중남미 14개국을 돌면서 라틴아메리카 문화에 더 친숙해졌다. 서 씨는 1년간 여행을 하면서 현지인을 상대로 한 댄스 강습으로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멕시코 요리를 만드는 법도 배웠다. 살사댄스와 연계한 멕시코 정통 요리점 운영을 구상하게 된 것도 이때였다.

라틴 라운지는 카리브 해변 분위기를 느낄수 있도록 내부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였다.

가게 입구부터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색감으로 나타낸 해변 파티 벽화와 실내 장식물들이 라틴 음악과 어울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30평 규모의 테라스에 눈길이 간다. 멕시코에서 직접 가져온 해먹이 설치돼 있어 누구나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테라스에서 광안대교와 센텀시티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라틴 라운지만의 특권이랄까.

라틴 라운지의 대표적 메뉴는 몰레와 파비오 피자, 화이타, 암브로 게사 세트 등이다. 가장 멕시코적인 음식으로 불리는 몰레는 버터밥과 토마토, 닭가슴살에 몰레소스를 곁들여 토르티야에 싸서 먹는 음식. 달콤하면서도 특유의 향신료 맛이 난다. 라틴 라운지의 화이타는 매콤한 맛을 내는 철판 볶음요리인데, 토르티야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제맛을 낸다. 파비오 피자는 토르티야에 매콤한 살사소스를 곁들였지만 맵지 않고 느끼하지 않다. 9가지 치즈 맛을 조각별로 맛볼 수 있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로 147 부원빌딩 3층(민락동 롯데자이언트캐슬과 캐슬비치호텔 사이). 연중 무휴, 영업시간은 요일에 따라 오전 11시~다음 날 오전 2시, 또는 4시(화요일은 오후 4시~오전 2시). 몰레 2만 2천 원, 화이타 3만~3만 2천 원, 암브로 게사 1만 2천 원, 브리토 1만 3천~1만 4천 원. 051-756-5556. 송대성 선임기자 sd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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