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마니아도 이 부부의 수제 안주엔 반할걸…

입력 : 2014-08-28 07:59:34 수정 : 2014-08-29 08: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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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스톱의 대표 안주인 삼겹야채볶음과 타코케사미아, 베이컨말이가 생맥주와 함께 차려져 있다. 양질의 재료를 사용해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있다. 사진=블로거'울이삐'busanwhere.blog.me 제공

"퇴근하고 생맥(주) 한잔 하는 게 어때?"

직장인에게 생맥줏집은 악보상의 쉼표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휴식공간이다. 직장 동료나 친구, 연인이 시원한 생맥주 잔을 기울이며 스트레스도 풀고, 허기진 배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으면서 편안하게 한잔하며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근년 들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생맥줏집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들어갔다간 오히려 기분만 상하기 일쑤다. 이왕이면 주인으로부터 좋은 대접 받으며 질 좋은 생맥주에다 정성을 담아 직접 만든 안주를 저녁식사 삼아 먹을 수 있다면 입안까지 행복할 게다. 생맥주와 요리에 남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는 부부가 운영하는 생맥줏집 두 곳을 소개한다. 직접 개발해서 선보이는 안주가 전문음식점 요리 수준이어서 일반 생맥줏집의 인스턴트 안주와 비교하면 특별하다.


■ 수영 '피트 스톱'

좋은 재료에 인공 조미료 안 넣어
삼겹야채볶음·피니시 디시 '호평'


피트 스톱(Pit Stop)은 일반 생맥줏집과 구별되는 게 여럿 있다. 우선, 상호부터 눈길이 간다. 자동차경주에서 나오는 용어를 상호로 사용한다. 자동차경주 때 타이어 교체나 급유를 위해 경기 도중 정비구역에 잠시 정차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트 스톱 사장안 강석진·윤선희 씨 부부가 자체 개발해서 만든 수제 안주들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피트 스톱 강석진(46) 사장은 "자동차경주처럼 앞만 보고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잠시라도 와서 편안하게 쉬고 가라는 의미"라며 상호에 대해 설명했다. 강 사장은 F1자동차레이싱 마니아다. 자동차경주에 직접 참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것을 즐기고, 모형 자동차를 수집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일반 생맥줏집에 비해 고급스러운 분위기인 인테리어를 보면 자동차경주에 대한 그의 열정을 잘 알 수 있다. 내부는 마치 레스토랑에 온 느낌처럼 깔끔하고 편안하다. 자동차경주와 관련한 사진들과 모형 자동차들이 가게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비교적 넓은 전용 주차장도 손님 입장에서는 반갑다.

상호의 의미처럼, 피트 스톱을 찾는 손님을 배려하고자 하는 강 사장의 마음은 무엇보다 수제 안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피트 스톱 안주들은 대부분 강 사장 부부가 직접 개발한 것이다. 요리 수준이지만 가격은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강 사장 부부는 지난 3월 이 가게를 열기 전 수개월에 걸쳐 여러 음식점과 맥줏집을 다니면서 음식을 맛보고 아이디어를 고민했다고 한다.

강 사장 아내 윤선희(46) 씨는 "직장인들이 생맥주를 마시면서 저녁식사 대용으로 안주를 먹게 된다"면서 "손님의 건강과 휴식을 위해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맛있고, 영양가 높은 안주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집반찬 하듯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양질의 재료를 구입해 쓴다는 게 강 사장 부부의 얘기다.

삼겹야채볶음과 베이컨말이, 웨지 감자, 타코케사미아 등이 피트 스톱의 대표적 안주. 삼겹살과 양파, 파프리카를 섞어 볶은 뒤 카레가루를 넣어 만든 삼겹야채볶음은 돼지고기의 잡내를 느낄 수 없으면서 맛이 있다. 쌉쌀한 맛의 IPA맥주와 먹으면 더 제맛이 나고 어울린다.

베이컨말이는 어묵과 청양고추를 넣고 베이컨을 말아 매콤하면서 느끼하지 않아 자주 손길이 가는 안주다. 생치즈와 블루베리를 넣어 만든 피니시 디시는 아이스크림 맛을 내면서 달콤하고 입안을 깔끔하게 만드는 이색 안주다.

※부산 수영구 수영로 680번길 28(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 9번과 11번 출구 사이 골목길 150m 지점). 연중무휴, 오후 5시 30분~다음 날 오전 2시. 삼겹야채볶음 1만 5천 원, 타코케사미아 7천500원, 베이컨말이 5천 원, 황태 7천500원. 051-752-0743. 송대성 선임기자


■ 서면 '더블린 데이' 

서면 더블린 데이는 직접 개발한 토마토 소스로 안주를 만들어 인상적인 맛을 낸다. 더블린 수제 핫도그와 떠먹는 피자,매시드 포테이토가 차려져 있다. 사진=블로거'울이삐'busanwhere.blog.me 제공
직접 만든 토마토소스 활용
핫도그·떠먹는 피자 '인기'

아일랜드공화국의 수도 이름을 상호에 사용한 서면 '더블린 데이'는 기네스 생맥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역시 주인표 수제 안수가 돋보이는 가게다. 또 독일, 벨기에, 체코 등 세계의 대표적 맥주를 비롯해 특별한 맥주를 맛보려는 맥주 마니아들이 많이 찾을 만큼 맥주 종류가 다양하고 특별하다. 

서면 더블린 데이 사장인 김재훈·전경미 씨 부부가 직접 고안한 간편조리법으로 만든 안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더블린 데이를 운영하는 김재훈(43)·전경미(41) 부부는 지난 2012년 동래구 명륜동에 더블린을 개업한 데 이어 지난해 부산진구 부전동(서면)에 더블린 데이란 상호로 문을 열었다. 부부는 요리와 맥주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다. 김 씨는 특급호텔 요리사 출신. 전 씨 역시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국내 유명 식품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부부가 평소 요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좋은 음식을 개발하고 만드는 게 부부의 공통 취미나 다름이 없다. 부부는 안주를 직접 개발해서 선보인다. 5평 크기의 작은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조리법과 식재료도 간편화했다.

특이한 점은 직접 개발한 토마토소스를 만들어 각종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 매운 서양고추와 치즈를 넣어 끓여 만든 토마토소스는 일반 미트 소스의 느끼하고 단순한 맛을 없애고 새콤한 맛을 내면서 먹기 편하도록 조리한 것이다. 각종 계절 야채에다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더블린 수제 핫도그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최근 개발해서 내놓은 떠 먹는 피자는 토마토소스를 가미한 간편 피자인데, 떠서 먹는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독일식 감자요리인 매시드 포테이토는 기네스 생맥주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으면서 인기 안주가 됐다. 처음엔 단순히 으깬 감자로 사이드 안주로 나왔다가 손님들의 평가가 좋아지자 치즈를 곁들이고 따뜻하게 데워 내놓게 된 안주다. 김 사장은 "일부 그릇의 경우 광주요 도자기를 사용할 정도로 안주를 담는 그릇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고 고민하다 보니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병맥주마다 전용잔을 사용하는 것도 이 가게의 특징이다. 계절별로 한정 판매하는 세계 맥주도 이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 한마디로 특별한 맥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더블린 데이다. 손님이 원하면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등을 설명해주는 것도 부부가 즐겨 하는 일이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로 29(서면 옛 마리포사 건너편 골목길 안). 매주 일요일 휴무,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다음 날 오전 2시(주말은 오전 3시까지). 더블린 수제 핫도그 1만 원, 떠 먹는 피자 1만 원, 매시드 포테이토 4천 원, 나초 7천 원. 051-808-2180. 송대성 선임기자 sd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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