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환절기… 기운 솟는 보양식 한 그릇!

입력 : 2014-10-02 07:47:26 수정 : 2014-10-06 15: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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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산장' 유황청둥오리흑숙은 오리와 한약재 등을 넣고 푹 고아 죽과 함께 먹는 건강식이다. 육질이 부드러워 먹기 편한데다 영양가 높은 각종 식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있어 보는 것조차 즐겁다.

마른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도 이제

저만치 지나가고

계절은 이미 가을의 초입에 와 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그 사이로 아침저녁에

선들선들한 바람이 불어온다.

근년 들어 치열한 여름 무더위 뒤에

이어지는 가을은 점점 짧아지는 듯하다.

날씨 변화가 심하고 일교차가 커지는 만큼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환절기이니 건강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꼼꼼히 몸 관리를 하는 것은

상식이겠지만 여기에다 기운이 번쩍 나게

보양식을 챙겨 먹으면 더 좋겠다.

철마다, 지역마다 다양한 보양식이

있겠지만 특별한 맛과 조리로 보양음식을

만들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가을맞이 보양식으로 소개한다.


■ 김해 '송림산장'

흑미·흑깨 듬뿍 들어간 '흑숙'
청둥오리흑숙과 장아찌 궁합 일품


송림산장의 유황청둥오리흑숙은 검은색을 띤다. 압력솥에 청둥오리와 찹쌀, 인삼, 녹용, 해바라기씨 등 10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어 35~40분가량 푹 고아 죽과 함께 먹는 건강식이다. 흑미와 흑깨가 듬뿍 들어간다.

음식 자체가 전반적으로 검은색을 나타내 '흑숙'이라 부른다. "산청에서 오리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지인이 맨 처음 개발했습니다. 이를 우연히 먹고 난 뒤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오리 음식점을 운영하게 됐지요."

'송림산장' 이경화 사장
송림산장 이경화(51) 사장은 원래 유통업을 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하다 보니 심한 스트레스로 몸이 망가졌고, 특히 소화가 안 돼 고생을 많이 했다. 이 무렵 그가 우연히 접한 음식이 유황청둥오리흑숙이었다. 맛이 좋고 건강식이어서 포장 주문한 적도 있는 그는 이후 집에서 수 개월 동안 오리흑숙과 함께 죽을 한끼 식사로 먹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건강이 회복되었다는 것.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그는 이때부터 유통업을 그만두고 지인을 설득해 3개월 동안 오리흑숙 조리법을 전수받았다. 그리고 지난 3월 송림산장을 개업했다.

유황청둥오리흑숙은 보는 것부터 즐겁다. 죽 속에 푹 빠진 오리에다 각종 한약재와 식재료들이 도자기 그릇에 맛깔스럽게 담겨져 있어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구기자와 호박씨, 대추 등 각종 식재료가 드러나 있어 거칠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일단 먹어보면 육질이 일반 백숙에 비해 훨씬 부드러워 먹기 편하다.

유황청둥오리불고기도 즐겨 찾는 인기메뉴다. 당귀, 황기, 엄나무 등 7가지 한약재 가루와 고춧가루가 들어가 있어 다소 매운맛과 한약재 향이 어우러져 나온다.

오리흑숙 속에 들어가는 각종 식재료들로 만든 약밥도 먹을 만하다. 차지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여러 가지 열매와 씨앗을 씹는 맛이 별미다. 밑반찬으로 가죽장아찌와 당귀장아찌,곰치장아찌 등 4가지 장아찌가 나온다. 맛도 있지만 오리흑숙의 느끼한 맛을 줄여준다.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송림산장은 전원주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아담한 분위기다. 외진 곳이어서 한 번 맛본 사람만이 즐겨 찾는다. 예약은 필수다.

※ 경남 김해시 김해대로 1706-46(연지공원에서 14번 국도 진영방면 5분 거리 SK가스충전소 건너편). 연중무휴(1, 3주 월요일 제외),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 유황청둥오리흑숙 4만5천 원, 유항청둥오리불고기 4만 원. 약밥 3천 원. 055-312-9252.



 
'동백' 한방옻닭백숙은 토종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기에도 푸짐하고 육질 자체가 쫄깃해 먹는 재미가 있다. 각종 한약재와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들을 넣고 고아내 국물맛도 시원하다.
■ 해운대 '동백'

참옻 분말로 맛낸 한방옻닭백숙
'어머니 정성' 깃든 밑반찬 깔끔


동백은 닭요리 전문점이다. 이름나고 값비싼 음식점이 즐비한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닭요리로 점차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곳이다.

'동백' 변수지 사장
현재 동백에서 판매하고 있는 닭요리는 모두 10가지. 이중 삼계탕이 3가지고, 백숙은 2가지다. 지난 2011년 7월 동백 문을 연 변수지(36) 사장이 전국의 유명 닭요리전문점들을 둘러보고 직접 레시피를 만들었다고 한다. 평소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변 사장이 본 요리뿐만 아니라 밑반찬에다 심지어 삼계탕과 같이 나오는 인삼주까지 직접 담가 내놓을 정도로 판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닭백숙이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그립고, 먹고 싶을 때가 종종 있어 직접 닭요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모든 음식에는 '어머니의 정성'이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고 믿는 변 사장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마늘지조차 집반찬처럼 맛깔스럽게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쓴다고 한다. 또, 모든 음식에는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재료를 사용해서 더욱 신선한 맛을 내도록 했다는 게 변 사장의 얘기다.

2~3인이 먹을 수 있는 한방옻닭백숙이 동백에서 야심 차게 내놓는 사철 보양식이다. 압력솥에다 가시오가피와 엄나무, 황기 등 7~8가지의 한약재와 찹쌀을 넣어 25~30분가량을 삶은 뒤 30분가량 뜸을 들여 내놓는다. 특허품인 참옻 분말이 들어가 옻오를 걱정은 없다고 한다. 1.8㎏ 크기의 토종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닭 자체가 크고, 육질이 탄실하고 쫄깃하다. 국물 맛 자체도 해장하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원한 맛을 낸다.

국내산 녹두가 듬뿍 들어가는 녹두 삼계탕도 동백의 대표 메뉴. 순 닭발을 오랜 시간 고아내 만든 육수가 이 가게 녹두 삼계탕의 비법 재료인데, 뿌연 국물 맛이 구수하다.

얼큰 닭볶음탕(닭도리탕)도 별미다. 말린 청양고추를 넣어 다소 맵지만 얼큰한 맛이 오래 간다. 저녁 시간 술안주로 많이 나간다고 한다. 100% 국내산 고구마로 만든 납작 당면은 쫄깃한 면발을 자랑한다. 고기를 다 먹고 난 뒤 밥을 볶아 먹어도 맛있다. 이밖에 싱싱한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 찜닭과 닭개장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겉절이도 주문 즉시 조리해서 내놓기 때문에 신선하고 아삭한 맛을 낸다. 마늘과 참기름을 넣어 소금 간을 해서 즉석에서 볶아 만드는 '닭똥집'은 별미로 먹을 만하다.

※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3로 23(벽산e 오렌지프라자3층). 연중무휴,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녹두삼계탕 1만 4천 원, 한방옻닭백숙 4만 5천 원, 얼큰닭볶음탕 2만 5천 원, 닭개장 7천(점심)~8천(저녁) 원. 051-900-9933.

글·사진=송대성 선임기자 sd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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