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황새, 김해 화포천 찾아 '신접 살림'

입력 : 2014-11-19 10:38:25 수정 : 2014-11-20 11: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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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의 대표적 생태하천인 화포천 일원이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황새의 서식지로 각광받고 있다.

올 봄 일본에서 방사한 것으로 확인된 황새가 화포천에서 발견된데 이어 최근 한국교원대 황새공원을 탈출한 황새가 또다시 발견됐다.

화포천 일원이 황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분석이 가능해 지역 환경단체와 조류 전문가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원대 황새공원 탈출 암컷
러시아서 온 수컷과 '짝'
일본서 번식한 황새도 발견
서식하기 좋은 환경 확인
한·일 공동 보호책 모색


이번에 화포천에서 발견된 황새는 지난 4월 한국교원대 청람 황새공원을 탈출한 'B49' 표지를 단 '미호(사진)'라는 이름이 붙여진 암컷 황새다.

교원대 측에 따르면 생후 1년 된 황새 미호는 지난 4월 28일 사육사가 다리에 인식표를 교체하는 사이 열린 문으로 빠져 날아갔다.

이 황새는 탈출한 지 3일 만에 황새공원 상공에 잠시 모습을 보인 뒤, 이후 지금껏 목격되지 않았다.

황새공원 측은 미호가 자연 적응 훈련을 한 번도 받지 않았고, 탈출 당시 다리에 상처가 있은 점 등을 감안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조류 연구가인 도연스님이 황새공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호를 발견하고,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리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황새의 다리에 차고 있는 인식표가 확인된 것이다. 또 미호는 탈출 당시 다리에 난 상처도 말끔히 치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호는 러시아에서 온 숫 황새와 짝을 이뤄 김해와 하동 일원을 날아다니며 사냥을 하는 등 야생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황새 미호가 국내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계속 생활할지는 다음 해 봄까지 기다려 봐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화포천에는 지난 3월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에서 번식된 황새가 발견돼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봉하마을에 찾아온 황새라는 뜻으로 주민들이 '봉순이'로 이름 붙여준 이 황새는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화포천은 김해시 진영읍과 한림면 일원 215㏊ 넓이의 늪지형 하천으로 10여 년 전부터 주변 농경지의 친환경 유기농법을 비롯한 꾸준한 늪 보존활동 등으로 해마다 이곳을 찾는 철새가 2~3개종씩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황새의 발길이 잦자 한국과 일본이 황새 보호를 위해 손을 잡았다. 현재 경남지역에는 미호와 봉순이를 비롯해 4마리의 황새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일 네트워크 포럼은 20일 김해 화포천 습지를 둘러보고 황새 서식 환경과 서식처 관리, 개선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21일에는 창원 경남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경남도 람사르환경재단이 주최하는 포럼에서 한·일 전문가들이 양국의 황새 보호 정책 등에 관한 주제를 발표한다.

정태백·김길수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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