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카페] 따뜻한 차가 있는 '달콤한 오후'를 만나다

입력 : 2015-10-21 18:57:52 수정 : 2015-10-23 14: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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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구운 빵에 허브로 맛을 낸 렌틸마토 파니니는 '듀스포레'의 인기 메뉴이다.

가을이 깊어간다.

햇볕은 따뜻하지만

바람은 이미 차갑다.

이럴 때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며

오후를 보낸다면 좋겠다.

듀스포레

조용한 숲. 듀스포레로 여행을 떠나보자. 해운대 달맞이언덕 근처에 괜찮은 카페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명 두 명 추천하는 이가 늘어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같은 곳을 추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달맞이언덕, 올라가는 방향에서 두 블록 옆으로 비켜나 있다고 설명하면 쉽겠다. 점심시간이 지난 느지막한 오후에 듀스포레를 찾았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듀스포레는 들어가 보고 싶도록 예쁘게 생겼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니 모든 창문이 열려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좋은 날이라 그랬다. 창가 한쪽 자리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차를 마시며 뜨개질하는 분들이 보인다. 테라스에는 로즈메리, 라벤더, 재스민과 동백나무, 치자나무를 심어 놓았다. 사계절 꽃이 피고 향기로운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도연 대표가 8개월 전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하나씩 직접 사 온 화분이었다.

테라스 자리는 가을바람에 날리는 허브향을 즐기려는 손님들이 앉아 있다. 그다음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에 앉았다. 렌틸마토 파니니, 케이크와 홍차를 시켰다. 오후 3시쯤이었는데 케이크는 거의 다 팔린 상태였다.

가게는 김 대표의 이미지와 비슷해서 조용하면서도 깔끔하다. 케이크 디자인이 특이하고 맛이 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공방에서 케이크와 빵 만들기를 배웠다. 그때는 만드는 것이 좋았고 지인들이 맛있다고 하는 말에 신이 났다. 카페를 하게 될지는 몰랐던 때였다.

주문한 렌틸마토 파니니를 위해 그가 베란다로 나가서 허브를 직접 따 온다. 주문한 파니니가 나왔다. 직접 구운 빵과 허브까지 들어 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그날 필요한 케이크와 빵을 굽는다. 뭐든지 직접 하니 주변에서는 "사서 고생을 한다"며 안타까워한다. 당사자는 "재미가 있는데 어쩌겠느냐"며 즐거운 표정이다.

가게에서 나오려는데 수제 잼이 눈에 띄었다. 먼저 와 본 지인이 추천했던 것이다. 밀크티 잼과 땅콩 잼을 골랐다. 다음 날 아침 빵에다 밀크티 잼을 발라서 먹었더니, 다시 조용한 그 숲, 듀스포레로 이동했다. 따뜻한 햇살이 창문 가득히 들어온다.

렌틸마토 파니니 8천500원, 얼그레이 쉬폰 5천 원, 홍차 5천 원, 밀크티 수제 잼 8천 원. 영업시간 10:00~22:30. 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433번길 11. 051-746-5887.


맛있는 케이크,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을 더하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당신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할

카페 두 곳을 소개한다.

초콜릿 플라워
꽃과 초콜릿이 함께하는 '초콜릿 플라워'. 사랑 고백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달콤 쌉사름한 초콜릿'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달콤하면서도 향긋하고 예쁜 카페가 있다.

카페 '초콜릿 플라워'는 2008년 경성대 근처 작은 골목에서 시작했다. 고백하자면 기자는 그 카페의 단골이었다. 피곤할 때면 초콜릿을 직접 녹여 만든 핫초코를 마시러 가곤 했다.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자매인 김윤정·김현주 씨가 공동 대표이다. 언니인 윤정 씨는 초콜릿, 현주 씨는 꽃과 커피를 담당하고 있다.

도시철도 부산대역 3번 출구로 나와 온천천을 따라 잠시 걸으면 초콜릿색으로 칠해진 '초콜릿 플라워' 건물이 보인다. 커피와 초콜릿을 주문하고 정원이 보이는 1층 창가에 앉았다. 우선 초콜릿을 입안에 넣고 녹이다가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넘겼다. 달콤한 초콜릿을 쌉싸름한 커피가 감싸며 둘은 사랑에 빠진다. 잘 어울리는 맛이다.

커피가 예전보다 더 맛있어진 것 같다. 김윤정 대표는 "스페셜티로 직접 로스팅을 한다"며 맛을 알아주니 고맙단다. 자몽티도 꼭 먹어 보라며 권한다. 자몽티는 자몽 속만 넣어서 만든다. 껍질까지 다 넣으면 양은 많아지지만 쓴맛이 난다. 손이 많이 가고 이윤이 좀 적게 남아도 맛을 선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가 자주 먹기 때문에 좋은 재료에 꼭! 맛있어야 합니다. 언제 먹고 싶을지 모르니까요"라며 웃는다. 그 말을 들으니 여기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이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윤정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끈질기게 도전하는 편이다. 초콜릿을 만들고 싶어 연고도 없는 오사카의 초콜릿 가게에서 허드렛일과 청소부터 시작했다. 유럽에서 학교에 다니느라 어렵게 모은 돈을 다 쓰기도 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서두르지는 않는다.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진짜를 만들고 싶단다. 
1층 플라워 숍에서 '꽃 동생'이 어떤 이의 사랑 고백에 쓰일 꽃다발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 모습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진다.

온천천 옆으로 해가 지려고 할 때 초콜릿플라워의 매력은 더욱 빛이 난다. 조명 덕분에 건물이 둥실 하고 강물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초콜릿과 꽃의 만남은 사랑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지금 사랑이 필요하다면 한번 가 보면 좋겠다.

마카롱 2천300원, 레드벨벳 케이크 5천500원, 헤이즐넛 밀크 초콜릿 10g 2천 원. 영업시간 12:00~23:00. 일요일 휴무. 부산 금정구 장전온천로 93. 051-626-2314.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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