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요리 어때요] 부평동 닭 내장탕 vs 좌동 곱창전골

입력 : 2015-11-04 19:10:14 수정 : 2015-11-06 19: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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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곱창 끓는 소리에 애간장 다 녹는다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차갑다. 몸이 자꾸만 움츠러든다. 따뜻함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뜨끈한 국물과 내장이 어우러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인 내장요리는 어떨까? 부평시장의 닭 내장탕, 좌동 재래시장의 곱창전골로 속부터 녹여 보자.

바글바글 개미

곱창 느끼한 맛 잡아주는
김치 4종류와 장아찌 밑반찬
사골과 양지 우려낸 육수 맛 깔끔

한약재 넣고 숙성시킨 소스 독특

'바글바글 개미'의 곱창전골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집을 다녀온 사람은 모두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며 꼭 한번 가보라고 했다.

이 집의 정보는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박규미(49) 대표에게 "혹시 신비주의 전략이냐" 물었다. 그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미리 챙기지 못한 것 뿐"이라며 웃으며 말한다. 이른 저녁 시간인데도 가게에는 이미 손님이 가득하다.

자리에 앉아 곱창전골과 모둠구이를 시켰다. 기름기가 많아 느끼할 수도 있는 곱창을 맛있게 먹으려면 반찬이 중요하다. 이 집은 물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파김치까지 무려 네 가지의 김치가 나온다. 거기에 개운한 맛이 일품인 장아찌까지 말이다. 맛있는 김치는 곱창의 느끼한 맛을 잡아 준다.

박 대표는 김치 담그는 것이 취미란다. 그는 "요리하는 것이 좋아 음식점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매일 반찬을 만들고, 요리에 필요한 매실청, 생강 술, 된장, 간장도 직접 담근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정성까지 들어가니 맛이 있는 건 당연했다.

돌 냄비에 담긴 전골이 먼저 나왔다. 주방에서 다 익혀서 나오니 바로 먹으면 된다. 돌 냄비는 국물이 빨리 식지 않고 국물이 빨리 졸아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전골에는 곱창이 푸짐하게 들어있다. 잘게 찢어진 고기도 들어 있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육수를 낼 때 사골과 양지를 사용한다. 그때 사용되었던 양지를 잘게 찢어 전골에 넣은 것"이라 했다. 쫄깃한 곱창과 부드러운 양지가 잘 어울린다. 생강 술을 넣었다는 곱창전골은 잡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곱창 구이도 다 익었다. 구이는 한약재를 넣고 3일간 숙성했다는 간장소스에 찍어서 먹었다. 곱창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먹을수록 한약재 때문인지 힘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같이 간 지인과는 대화가 없다. 전골, 구이로 향하는 손이 바쁠 뿐이다.

그가 '바글바글 개미'를 운영한지는 일 년이 조금 넘었다. 하지만 이전에 다른 가게를 운영한 경력까지 합하면 음식점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손님이 맛있다는 칭찬이 가장 좋단다.

전골과 구이를 먹었다면 마지막에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를 빠뜨리지 말자. 맛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생대창 250g 9천 원. 모둠구이 230g 1만 2천 원, 곱창전골 1인 1만 원. 영업시간 17:00~23:00. 일요일 휴무. 부산 해운대구 좌동로91번길 10. 051-704-5007.
용호통닭

통닭집에서 파는 추억의 내장탕
고소하고 쫄깃한 내장에다
'밥 부르는' 살코기까지 듬뿍

통닭 튀김옷에 견과류 갈아 넣어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시골 외할머니댁에 놀러 갔었다. 그때마다 외할머니는 닭을 한 마리씩 잡아 주셨다. 저녁상에는 닭백숙과 함께 닭의 내장을 넣어서 끓인 내장탕도 올라왔다. 포도알처럼 생긴 노란 알집을 맛있게 먹었다. 어린 시절 추억 때문일까 성인이 되고 나서도 술안주로 종종 닭 내장탕을 먹곤 했다.

닭요리 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닭을 튀겨낸 '프라이드 치킨'일 것이다. '용호 통닭'에서는 프라이드 치킨은 기본이고,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닭 내장탕을 40년째 팔고 있다. 김봉관(57) 대표가 어머니에 이어 2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

닭 내장탕과 프라이드 치킨을 시켰다. 함께한 지인 중 한 명은 오늘의 약속장소를 듣더니 "프라이드 치킨은 좋아하지 않는다. 딱 한 조각만 먹겠다"고 했다. 하지만 맛을 보더니 맛있다며 자꾸 먹는다. 집에 갈 때 포장까지 해 갔다. "정관이 집이다. 한 마리 더 사오라면 여기까지 어떻게 오나?" 하는 걱정까지 하면서 말이다.

겉모습은 그냥 시장 통닭인데 무엇이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생닭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양파즙과 생강으로 밑간을 한단다. 유난히 고소하다고 말했더니 튀김가루에 견과류를 갈아서 넣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드디어 기다리던 닭 내장탕이 나왔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내장과 살코기가 반씩 들어간 반반 메뉴를 시켰다. 내장, 염통, 닭 모래집과 살코기가 함께 들어 있다. 가스버너에 올려 국물이 조금 졸아들기를 기다렸다.

내장을 먼저 맛보았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시간이 지나고 국물이 졸아드니 살코기에 양념이 배어들었다. 감칠맛이 나면서 육즙이 가득한 고기는 밥 생각이 나게 했다.

닭 내장탕을 찾는 손님이 많으냐고 물었다. "나이가 있는 손님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온다. 아버지와 손잡고 왔던 아들은 아버지 생각에 오기도 한다"고 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은 처음 먹어 봤는데 "아주 맛있다. 다음에 또 오겠다" 다짐을 하는 중이다.

40년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그 자리를 지키는 곳이다. 부평시장에 가면 따뜻한 닭 내장탕 한 그릇 맛보면 좋겠다.

닭 두루치기 1만 8천 원, 프라이드 치킨 1만 6천 원, 내장탕 2만 2천 원, 내장두루치기 1만 8천 원. 영업시간 07:00~22:30. 1, 3주 월요일 휴무. 부산 중구 부평2길 39. 051-246-5932.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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