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가면 만나는 영도는 그곳만이 가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그런 매력을 더 진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 있는 골목을 소개한다. 엄마가 운영하는 맛있는 밥집 '돌집', 딸이 운영하는 카페 '커피 미미'. 모녀가 함께 만드는 그 골목 이야기를 들어보자.
돌집
쌈 채소 15가지 상 위에
직접 담근 장아찌도 별미
건물과 건물 사이로 좁은 골목이 보인다. 그 골목 시작점에 정사각형 모양으로 '돌집' 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작은 글씨로 '제주 돼지'와 '순두부'라고 적혔다. 아무 정보 없이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중이었다면 평범한 간판 탓에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식사시간인데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계속 사라진다. 호기심에 골목 안을 들여다보았다. 돌집 정식과 순두부 정식을 먹으려고 '돌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허걱! 가게 안에는 이미 자리가 없다.
조금 이른 저녁 시간에 겨우 자리 잡았다. 자리에 앉으니 바로 눈에 띄는 것이 있다. 16년째 돌집을 운영 중인 조순금 (64) 대표에게 무엇인지 물었다. 투명한 고기 불판인 '수정 불판'이다. 여기다 구워 먹는 고기 맛이 궁금했다. 점심때 먹지 못한 정식도 하나 주문했다. 제주 암퇘지 오겹살은 오후 2시 이후부터 먹을 수 있다. 정식은 반찬이 남아있다면 언제든지 주문 가능하다. 두 가지를 다 맛보고 싶다면 조금 이른 저녁 시간에 오는 것이 방법이겠다.
먼저 순두부 정식이 차려졌다. 쟁반에 반찬이 먼저, 국과 밥이 이어서 나온다. 조미하지 않은 김에 밥을 싸서 간장에 찍으니 고소해서 맛있다. 생선조림, 김, 돼지 불고기를 뺀 나머지 반찬은 늘 바뀐다. 장은 매일 아침 조 대표가 직접 본다. 자갈치에서 생선, 영도 남항시장에서 채소와 그 외의 것을 구입한다.
다른 집보다 밥양이 많다. 이 집 단골은 예전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그에 비해 반찬을 많이 담아주지는 않는다. 대신 손님이 더 달라는 반찬은 얼마든지 내어준다.
고기를 시키면 채소쌈이 나와도 너무 많이 나온다. 종류도 15가지나 된다. 돌집은 특이한 방침이 하나 있다. 채소가 비쌀 때 아끼지 말고 더 많이 내는 것이다. 조 대표가 다른 집에 가보고 손님 입장에서 느낀 것을 가게에 적용했다. 직접 담근 장아찌도 이 집의 별미로 이름났다.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많이 나온다. 수정불판에서 노릇하게 익은 고기와 채소쌈, 좋은 재료로 만든 반찬까지 젓가락이 바쁘다. 맛있는 반찬이 많아서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종업원도 친절하고 '하하 호호' 즐겁다. 즐거운 곳에서 맛있는 식사는 행복한 일이다.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정도 듬뿍 담아주는 돌집으로 가보자.
순두부정식 6천 원, 돌집 정식 6천 원, 제주 암퇘지 오겹살 130g 9천 원(14:00 이후 주문 가능), 볶음밥 2천 원, 김치 칼국수 3천 원. 영업시간 11:30~22:00. 일요일 휴무. 부산 영도구 남항로 26-7. 051-412-6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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