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입력 : 2015-12-16 19:11:12 수정 : 2015-12-16 23: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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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피자부터 돼지국밥까지 입맛 따라 고르면 '그래, 이맛이야~'

2015년은 유독 셰프와 맛집이 주목 받은 한 해였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마무리를 좋은 사람, 좋은 음식과 함께하면 어떨까. 올해 부산일보 맛면에 소개되었던 음식점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15곳을 뽑았다.

글·사진=박종호·박나리 기자 nleader@busan.com

· 귀희식당

 
남천동 '귀희 한식'은 정귀희 대표가 본인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곳이다.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다.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밥을 먹는 기분이 든다.

자리가 많지 않아 예약은 필수이다. 예약할 때는 가격만 정하면 된다. 1인 2만 원, 3만 원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그에 따라 음식의 가짓수와 종류가 조금 다르다. 정해진 요리는 없다. 그날 장보기에 따라 달라진다.

찾아간 날에는 샐러드와 광어 회무침을 시작으로 잡채, 버섯 탕수육이 나왔다. 재료의 식감과 색상까지 생각해서 만들어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다. 갈비탕과 장어구이, 전복 요리까지 맛난 것들이 계속 나온다. 맛있는 음식으로 잘 차려진 한정식을 원한다면 '귀희 한식'으로 가 보자. 예약 필수.

1인 2만 원, 3만 원. 영업시간 12:00~14:00, 17:00~23:00. 부산 수영구 광남로 67-3. 051-626-7778.

·대우회센터
여름이 되면 꼭 한 번은 가야 하는 집이 있다. 가자미물회로 이름이 나 있는 '대우회센터'의 이야기이다. 가자미물회에는 채 썬 배추와 배, 당근, 그리고 참가자미회가 수북이 담겨 나온다. 고추장과 식초를 넣고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비비는 것이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회가 다 비벼지면 채소에 올려서 쌈을 싸 먹으면 된다. 가자미회 자체가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비빈 회를 반 정도 먹다가 육수를 부어서 말아 먹으면 된다.

육수는 대추, 감초, 칡 등 20가지가 넘는 약재를 넣어서 사흘을 달였다. 정성으로 만든 물회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보약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겨울철에는 붕장어탕과 돌가자미회가 인기이다.

물회 1만 3천 원, 붕장어탕 1만 5천 원. 영업시간 09:00~23:00. 2·4주 일요일 휴무. 부산 영도구 태종로95번길 41. 051-412-6336.

·델 프레지덴테
이탈리아 농무부가 인정하는(VERA PIZZA) 정통 나폴리 피자집이 부산에 처음으로 생겼다. 나폴리 3대 피자로 꼽히는 '라 필리아 델 프레지덴테'가 해운대 센텀에 국내 1호점을 연 것이다. 나폴리에서 열린 G7 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극찬한 뒤 '델 프레지덴테(대통령의 피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초대형 만두 같은 대표 튀김 피자인 '피자 프리따'는 워낙 독특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12~48시간 숙성을 시킨 피자 도를 사용해 소화도 잘된다. 마르게리타 피자의 경우 800칼로리에 불과해 살찔 염려도 없다.

피자 1만 2천~2만 2천 원. 피자 프리따(대표 튀김피자) 1만 7천600원, 살라티엘리 프리띠 4천500원, 카프레제 1만 6천500원. 독일 펠트 슐뢰셴 맥주 3종 1만 원. 영업시간 11:30~23:3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66 센텀T타워 106호. 051-741-9266.

·부산숯불갈비
'부산숯불갈비'는 한우구이를 파는 집이다. 고기는 물론이고 '솥밥 한정식'도 유명하다. 솥밥은 주문하면 밥이 나오기까지 1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런데 다른 집과 달리 반찬을 미리 내어 주지 않는다. 반찬만 먼저 먹어 밥이 맛이 없을 수도 있기에 그렇게 한단다.

밥에는 찹쌀이 조금 들어가 있다. 그냥 보기에도 윤기가 흐른다. 갓 지어서 떠 주니 밥알이 마르지 않아 더 맛이 있어 보인다. 손이 안 가는 반찬은 하나도 없다. 이렇게 맛있는 반찬은 마음 편하게 많이 먹어도 된다. 더 달라고 하면 언제나 듬뿍 더 내어주기 때문이다. 잘 차려진 집밥이라는 표현에 딱 맞는 집이다.

점심 특선-솥밥 한정식 1만 원, 등심 전골(2인) 2만 5천 원, 곱창전골(小) 3만 원. 영업시간 9:00~22:00. 일요일 휴무. 부산 중구 백산길 3-1. 051-247-6262

·범일동 원조 자연산 장어구이
'범일동 원조 자연산 장어구이'에는 맛있는 장어가 떨어지는 날이 없다. 장어 잡는 배를 하는 지인이 가장 먼저 챙겨 주기에 그렇다.

장어구이를 시키면 부추·쑥갓 등 채소가 가득 차려지고, 겉절이와 생강·마늘 등 간단한 밑반찬이 깔린다. 채소 겉절이가 나왔을 때 초장 같은 소스를 뿌린다. 구워진 장어에도 그 소스를 묻혀 다시 살짝 구워 준다. 그러면 장어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버린다. 이 비법소스가 맛의 비밀인 모양이다. 장어구이를 먹고 나서 밥을 시키자 장엇국과 김치가 나온다. 들깻가루가 듬뿍 들어간 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으니 개운하다.

자연산 장어구이 1㎏ 3만 5천 원. 공깃밥 1천 원. 영업시간 12:00~22:00. 부산 동구 자성공원로3번길 23-3(금호웨딩홀 맞은편 골목 안). 051-635-6503.

·스완양분식
24년째 매축지를 지키고 있는, 매축지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 '스완양분식'이다. 예전에는 돈가스를 시키면 어디서든 수프가 나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전통이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선 돈가스를 시키면 당연하게도 수프가 나온다. 반갑다 수프! 스완양분식은 수프, 소스, 드레싱까지 모두 직접 만든다. 돈가스의 고기는 둥글넓적하다. 전용 망치로 등심을 일일이 두들겨 펴서 만든 것이다. 이 추억의 돈가스를 맛보면 다들 입이 귀에 걸리고 만다. 오므라이스도 진짜 맛있다. 오므라이스가 처음 탄생했다는 일본 오사카의 오므라이스집에 갔을 때도 여기 생각이 났다. 가게도 매축지답지 않게(?) 깔끔하다.

돈가스·오므라이스·김치볶음밥·오징어덮밥 5천 원, 함박스테이크·비후가스 6천 원. 영업시간 11:00~20: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일요일 휴무. 부산 동구 범일동 252-1637. 051-634-2846.

·우봉 BY 사대 독자
미포의 한우 특수부위전문점 '우봉 BY 사대 독자'에서는 언제나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이호준 대표의 매형이 부경 축산물 공판장의 경매인이기 때문이다.

여러 부위를 한 번에 다 맛보고 싶다면 스페셜 모둠을 주문하면 된다. 눈으로 보기에도 마블링이 좋은 등심과 갈빗살이 먼저 나온다. 다음은 안거미와 안창살의 순서다. 제비추리가 나오는 날도 있다. 그날그날 좋은 부위로 나온다. 육즙 가득한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마지막에 나오는 육회까지 배가 불러도 자꾸만 들어간다. 고기를 먹은 후 갈빗살이 듬뿍 들어 있는 된장도 잊지 말자.

안거미·안창살 100g 2만 4천 원, 한우 등심 100g 1만 8천 원, 스페셜 모둠 600g 9만 9천 원, 볶음밥 3천 원, 된장찌개 5천 원. 영업시간 17:00~01:00.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7. 051-741-9242.

·아홉산
철마의 '아홉산'은 꾸지뽕나무가 들어간 상계탕(桑鷄湯)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뽕나뭇과의 꾸지뽕나무는 항암 효과도 있단다. 상계탕에서는 약초 냄새가 은은하다. 상황버섯, 겨우살이 등 약초가 17종이나 들어간 덕분이다. 속에는 현미, 율무 등 오곡밥이 예쁘게 자리 잡았다. 고향 집에 온 느낌이 나는 평범한 듯한 반찬도 좋다. 그래서 상계탕 한 그릇이면 행복해진다.

돌솥밥의 밥은 감탄할만하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나, 씹히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고맙다. 유자향이 나는 샐러드를 비롯해 방아무침 같은 반찬도 괜찮다. 직접 만들었다는 대형 부뚜막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돌솥밥 8천 원, 꾸지뽕 상계탕 1만 2천 원, 전복 상계탕 1만 5천 원, 오리 3만 5천~4만 원. 영업시간 11:00~20:00. 수요일 휴무.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장전리 299-3. 051-722-4592.

·재기국밥
부산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돼지국밥이다. 맛있는 돼지국밥과 순대가 먹고 싶다면 영도에 위치한 재기국밥에 가보면 되겠다. 국밥을 주문하면 어떤 부위를 넣어줄까 물어본다. 모두 맛보고 싶다면 "다 넣어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여기 돼지국밥은 맑은 육수를 사용한다. 잡내 없이 고소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순대에는 피가 많이 들어 다른 곳보다 색이 진하다. 매일 아침 돼지 창자에 당면과 찹쌀을 넣어서 직접 만든단다. 제대로 만든 순대였다.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애기집'도 있다. 부위별로 맛이 다르니 하나하나 맛보는 재미가 있다. 같이 나온 부추 무침과 새우젓을 찍으면 어우러져 더 고소하다.

돼지국밥 6천 원, 순대 5천 원. 영업시간 08:00~23:30. 2·4주 일요일 휴무. 부산 영도구 절영로49번길 25. 051-418-0526.

·정선 곤드레
제대로 된 곤드레밥 한번 먹자고 강원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정선 곤드레'로 가면 된다.

강원도가 고향인 김정옥 대표가 강원도에서 직거래로 곤드레나물을 구해온다. 이렇게 재료를 구하는 것에서부터 정성을 들이니 맛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들기름에 볶아 고소한 향이 일품인 곤드레밥이 나온다. 곤드레나물 사이로 밥알이 살짝만 보인다. 밥보다 나물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이다. 함께 나온 된장국은 진한 멸치 맛국물에 청양고추를 넣고 끓여 구수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반찬 가짓수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곤드레밥과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양배추 김치도 맛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곤드레밥 6천 원, 두부김치 1만 원, 두루치기 1만 원. 영업시간 12:00~21:00. 일요일 휴무. 부산 남구 용호로178번길 7. 051-624-9278.

·cafe moment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행복해진다.

'cafe moment'는 아침마다 가게에서 치아바타를 직접 굽는다. 장을 봐온 채소를 다듬고 속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한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 준비를 하는 것이다.

샌드위치는 어떤 것을 먹어도 맛있다. 소량만 만들어 먹기 힘든 감자 수프가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자. 수프에는 빵이 반 개 정도 잘려 함께 나온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생크림이 들어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리코타치즈샐러드 9천 원, 치킨머쉬룸샌드위치 8천 원, 감자 수프 4천800원, 생과일 주스 4천500원, 아메리카노 2천800원. 영업시간 9:00~20:3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일요일 휴무. 부산 중구 대청로 135번길 28. 051-462-9898.

·품식당
'품식당'은 언제나 손님으로 북적인다. 골목 안에 위치해 가게의 자리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맛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 그렇다.

이 집의 인기메뉴는 '우엉 돼지 불고기와 김치찌개'이다. 우엉 돼지 불고기는 간이 잘 밴 돼지고기에 아삭한 우엉이 들어있다. 맛있는 양념의 돼지고기와 아삭한 식감의 우엉은 언제 먹어도 맛이 있다.

김치찌개는 늙은 호박을 사용해 육수를 냈다. 김치의 매운맛이 살아 있다. 그러면서도 국물에서는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 난다.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 곤드레 장어 덮밥과 묵은지 탕수육도 메뉴에 새롭게 추가되었다.

우엉돼지불고기 8천 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돼지 김치찌개 7천 원, 곤드레 장어 덮밥 1만 2천 원, 수제 떡갈비 정식 8천 원, 된장찌개 7천원, 묵은지 탕수육 7천 원, 주먹밥 3천 원. 영업시간 11:00~21:00. 부산 남구 용소로13번길 61. 051-621-0826.

·회랑족발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 가면 활어회와 족발을 함께 선보이는 '회랑족발'이 있다.

생선회 전용 간장에 생고추냉이까지 나온다. 계란말이는 큼직하고, 오뎅탕에는 어묵이 수북하다. 초밥용 밥 위에 생고추냉이까지 얹어 내왔다. '셀프 초밥'을 만들어 입에 넣었더니 그 또한 별미다. 이 구성의 회랑족발 메뉴가 2만 원도 안 한다. 이 가게에는 화학조미료와 족발에 캐러멜 색소가 없다고 써 붙였다. 단골의 낙서가 재밌다. "이런 맛을 이런 가격에 내놓다니 이것은 장사가 아니라 복지 차원이라고 봐야겠다"고.

회랑족발(활어회+족발) 1만 8천 원, 2만 8천 원. 모둠회 1만 5천~2만 5천 원, 왕족발 1만 5천~2만 원. 영업시간 14:00~24:00. 1·3주 일요일 휴무. 부산 사상구 모라1동 1353-1. 모라중학교 정문 건너편 골목 안. 051-324-6333.

·해물왕창칼국수
상호와 같은 이름의 해물왕창칼국수에는 꽃게, 가리비, 새우, 바지락, 홍합, 통오징어까지 해물이 9가지나 들었다. 이거 하나로 식사와 술안주가 해결된다. 해물이 우러난 육수에서는 진한 감칠맛이 요동친다. 먼저 보리밥을 새콤한 열무김치와 된장에 비벼 입맛을 돋우고 시작한다. 자가제면한 생면 칼국수의 넓적한 면은 한참 있어도 쫄깃하다. 진주식 육전 밀면은 진주냉면과 부산 밀면의 만남이다. 한약재로 육수를 낸 밀면에 고소한 소고기 우둔살 육전이 듬뿍 들어가 섭섭해할 틈이 없다. 해물왕창칼국수에 넣고 남은 오징어 다리 등은 해물왕창파전에도 왕창 넣는단다. 점수를 왕창 주고 싶은 곳이다.

해물왕창칼국수 8천 원(2인분부터), 해물파전 8천 원, 소고기 육전 밀면 5천 원, 수제왕만두 4천 원. 영업시간 11:00~21:30. 부산 사상구 사상로 316. 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051-939-2579.

·빵다무르
주황색 외벽이 상큼한 빵다무르는 프랑스어로 '사랑으로 빚은 빵'이란 뜻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지금 막 구워져 나온 빵이 진열되고 있다. 고소한 빵 냄새에 기분이 좋아진다. 빵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늦게 가면 빵을 구매하기 어렵다. 그중 팥빵과 크루아상은 특히 인기가 많다. 커다란 팥빵에는 팥이 엄청 많이 들었다.

프랑스 현지 빵 맛을 재현하고 싶어 프랑스에서 재료를 직접 직수입해서 만든다. 크루아상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진한 버터 향으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크루아상 2천500원, 골드 크루아상 3천 500원, 팥빵 2천 원, 레몬 에클레르 5천500원. 영업시간 09:00~22:00 (일요일 20:00).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781번길 16 신화하니엘타워. 051-744-0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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