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녹이는 복어열전 이곳에 가면 핫하다고 전해라~

입력 : 2016-01-27 19:03:26 수정 : 2016-01-31 17: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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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복요리전문점 최원주 대표가 보기 드문 8㎏짜리 참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복국이 주종을 이루는 복요리는 부산의 향토음식이다. 복요리는 일본이 한국에 전수해 특히 부산에서 발달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복국은 가마솥에 콩나물과 생복어를 먼저 넣고 마지 막에 미나리를 첨가해 돼지국밥처럼 뚝배기에 덜어먹었단다. 부산에서 복요리로 이름난 숨은 고수를 찾았다. 복요리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금호복요리전문점

검색해도 없다. 단골들만 살짝 찾으니까…


보통 '금호복국'이라고 부르는 이 집은 영업한 지 20년째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니 거의 소개되어 있지 않다. 최원주 대표는 "자리도 비좁고, 주차 시설도 미비해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이날 취재도 부산공동어시장에 근무하는 단골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힘들었다. 단골 장사라 젊은 손님이 거의 없어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최 대표는 어시장에 나오는 연근해산 복어만 고수한다. 일년 치 복어를 구매해 자신의 창고에 넣어 둔다고 했다. 참복은 5㎏만 넘으면 약에 쓴다는데 이날 운 좋게도 8㎏짜리 구경을 했다. 진짜로 복어 살이 쫄깃하다. 재료가 훌륭하니 육수는 당연히 맛있다. 샤브샤부는 머릿고기의 뼈와 갈빗살까지 넣고 잘 끓였다.

참복 2만 원, 까치복국 1만 2천 원, 은복국 8천 원, 참복 샤부샤부 4만 원(1인분). 영업시간 10:00~21:00. 일요일 휴무. 부산 서구 충무대로 177번길7. 051-255-4379.

덕천복집

복삼계탕 위에 소복이 내려앉은 눈꽃

복삼계탕, 복추어탕, 눈꽃복삼계탕, 복갈비, 복전골…. 다양한 복요리에 깜짝 놀랐다. 덕천동에 이렇게 큰 복국집이 생긴 지 벌써 7년이 되었단다. 졸깃한 참복 회가 참 좋다. 몸값 비싼 복 회에는 식용 금을 올려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눈꽃복삼계탕은 참복 육수로 끓여 칼로리가 낮아졌다. 진한 국물은 깔끔하게 맑아졌다. 은이버섯(Snow Fungus)이 복삼계탕에 눈꽃을 피웠다. 그래서 초복부터 말복까지 여름에도 손님이 많다. 밀복 샤부샤부는 무, 대파, 양파, 복어 머리로 낸 국물이 부드럽게 달다. 복어 살과 뼈도 많이 들어가 국물이 진하다. 복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 집이다. 외식업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서인숙 대표의 소신 덕분인 듯하다.

국내자연산참복 2만 1천 원. 복샤부샤부 2만 9천 원. 눈꽃복삼계탕 2만 5천 원. 영업시간 10:00~22:00. 부산 북구 기찰로 41-3. 051-334-5454.

수미복국

나물비빔밥과 복국의 만남

회사와 가까운 곳에 집밥처럼 맛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직장인이 많다. '수미복국'은 손맛 좋은 장진영 대표의 어머니가 반찬을 직접 만들어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 곳이다.

주문한 복국이 나왔다. 식초를 넣고 국물 맛을 보니 개운한 맛이 난다. 공깃밥이 따라 나온다. 취향에 따라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큰 그릇에 채소와 달걀프라이를 얹어 함께 내어준다. 반찬 중에는 나물 종류가 많아 한두 가지 더 넣어 비빔밥을 만들면 된다. 푸짐한 양에 제철 나물이 들어가니 맛이 난다. 
갓김치는 쌉쌀하면서도 향이 좋아 입맛이 돈다. 맛있다고 말하자 장 대표는 웃으며 이 반찬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이야기를 한다. 푹 익어 신맛이 살짝 도는 갓김치를 복국과 먹으니 잘 어울린다.

은복 1만 원, 까치복 1만 8천 원. 영업시간 09:00~23:00(토요일~14:00). 일요일·공휴일 휴무. 부산 연제구 교대로54번길 14. 051-502-5001.

제주복국

기본 찬에 복튀김과 무침이

'제주복국'은 제주처럼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영도에 있다. 맛있는 음식의 기본은 항상 좋은 재료다. 이곳 김한수 대표는 복어 유통회사를 운영한다. 재료를 직접 유통하다 보니 편리한 점이 있다. 신선한 복어를 쓰고, 양도 푸짐하게 줄 수 있다. 김 대표 본인이 먹고 푸짐하다고 느끼는 만큼을 기준으로 잡았다며 웃는다.

복국이 나오기 전에 차려진 반찬 가운데 복 튀김과 복 껍질 무침이 있다. 튀김은 따뜻할 때 먹어야 맛이 있으니 얼른 맛을 보았다. 고소하면서 부드럽다. 곧 복국이 나왔다. 큼직한 복어가 푸짐하게 들었다. 이 집 복국을 맛있게 먹는 법이 따로 있다. 국물에 초장을 넣어서 먹으라고 권한다. 국물이 금세 빨갛게 물이 든다. 코스 메뉴의 차림도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넉넉한 인심이 마음에 쏙 든다.

은복 1만 원, 밀복 1만 3천 원, 참복 코스(초회, 튀김, 찜, 수육, 복국) 3만 원. 영업시간 10:00~21:00 (토·일요일 09:00~). 부산 영도구 절영로 481. 051-405-5050.

진주복국집

7천 원에 이렇게 퍼 줘도 괜찮나

'진주복국집'은 좁은 골목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미로찾기를 하는 기분이 든다. 낡은 간판이 손님을 정겹게 반긴다. 40년째 운영을 하는 곳이라 겉모습이 화려하지는 않다.

1인분에 7천 원이라 일행과 복국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이 착한 비결을 물으니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해 인건비를 줄여 가능하다는 대답이다.

반찬이 차려지고 복국이 나왔다. 큰 솥에 끓인 것을 두 그릇으로 나누어 담아 준다. 남은 국물이 든 솥은 두고 간다. 복국과 함께 나오는 공깃밥을 그냥 먹을 것인지 비벼 먹을 것인지를 물어봐서 고민이 된다. 이 집 단골이라면 "비벼 주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콩나물과 고추장, 참기름, 잘게 자른 김을 넣고 큰 양푼에 밥을 비벼서 내어 준다. 비빔밥과 시원한 복국 국물이 자꾸만 생각나는 맛이다.

복찌개 7천 원, 복지리 7천 원(1인 주문 시 8천 원). 영업시간 9:00~23:00. 일요일 휴무.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10번길 31-11.

051-802-8428.

진주복집

수육·국물 따로… 복집에도 있다 '따로국밥'

복국을 시키면 손질된 복어가 국물에 담겨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진주복집'에서는 복 수육과 국물이 따로 나온다. 먼저 복 수육을 초장에 찍어 먹거나 살을 발라 국물에 담가 먹기도 한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즐기면 된다. 따로 나오니 먹기에 조금 더 편한 것 같다. 국물에는 콩나물, 미나리, 무가 들었다. 첫맛은 시원하고 끝맛은 달다.

복국만 맛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온 반찬에도 정성이 들어있다. 새콤달콤한 복어 껍질 무침과 칼칼한 갈치조림에 입맛이 돈다. 제철 반찬으로 장보기에 따라 매일 달라진단다. 이날은 나오지 않았지만, 꼬막 무침도 맛있다는 단골의 이야기를 들었다. 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복어 지리 1만 4천 원, 생복어 매운탕 1만 4천 원, 복수육 5만 원. 영업시간 8:30~23:00. 일요일 휴무.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9번길 46-1(도시철도 서면역 12번 출구). 051-809-6356.

통영졸복

그릇 속에서 헤엄치는 통 마리 졸복

통영으로 여행 갔을 때 낚시로 잡은 졸복을 본 적이 있다. 화가 잔뜩 난 졸복은 몸을 동그랗게 부풀렸다. 크기가 테니스 공 정도여서 무섭지 않고 귀여웠던 첫 만남이 기억난다.

'통영졸복'은 이름처럼 통영산 졸복으로 복국을 만든다. 복국 한 그릇에는 몸통부터 꼬리까지 잘 손질된 여러 마리의 졸복이 들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졸복이다. 이런 귀여운 졸복 여러 마리가 그릇 속에서 살아 헤엄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졸복을 한 마리 건져 초장에 찍어 맛을 보니 달다. 시원한 국물에서는 바다 향이 난다. 복국 옆에는 콩나물을 건져서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양념이 담긴 그릇을 하나 내어 준다. 반찬의 종류도 많고 모두 손이 가는 것이라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복지리 1만 6천 원, 복매운탕 1만 6천 원, 밀복 1만 3천 원, 복수육 6만 원. 영업시간 9:00~22:00. 일요일 휴무. 부산 연제구 중앙대로1133번길 14. 051-868-7775.

글·사진 박종호·박나리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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