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카페거리에서 차만 마시고 가면 섭섭하죠

입력 : 2016-05-25 19:36:25 수정 : 2016-05-29 16: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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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로 크림 파스타 신선로에 담겨 나오는 해물 크림 파스타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철물점과 공구상이 가득했던 골목에는 어느 날부터인가 개성 가득한 카페와 식당들이 생겨났다. 이곳은 전포카페거리로 불린다. 일본식 민물장어구이를 맛볼 수 있는 '모리아와세', 힙합 음악과 함께 파스타를 즐길 수 있는 '로꼬스 바또스'도 매력을 더하고 있다. 선택의 즐거움이 있는 이 거리로 나서 보자.

로꼬스 바또스

왕년 힙합 음악가였던 셰프
10년째 열정 담아 '요리 삼매경'
힙합 음악처럼 요리도 흥겨워


전포성당 뒤편에 '로꼬스 바또스'에서는 비트가 강한 힙합 음악이 흘러 나온다. 가게 입구에 있는 어린아이 정도 크기의 이티(E·T)피겨도 힙합 액세서리로 온몸을 꾸미고 있다. 신나는 음악 때문에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인다.

신선로 해떡 크림 파스타와 한우 안심 라이스를 주문했다. 조금 기다리니 신선로에 해물 크림 파스타가 담겨 나온다. 해산물이 푸짐하고, 크림이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다 먹을 때까지 신선로의 불이 꺼지지 않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먹는 동안 크림의 농도가 점점 진해져 맛이 깊어진다. 보는 즐거움도 있고 맛도 있다.

한우 안심라이스가 나왔다. 발사믹 식초와 고르곤졸라 치즈, 하우스 와인으로 맛을 내어 감칠맛이 난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놓은 안심이 꽤 많이 들어 있다. 함께 나온 김에 잘 볶은 밥과 안심 한 조각을 함께 올려 싸 먹었다. 안심 덕분에 볶음밥이 고급스러워졌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요리를 만들어 내니 먹는 손님 입장에서는 신이 난다.

로꼬스 바또스 이강희 대표의 요리하는 모습.
이강희 대표는 요리를 시작하기 전 힙합 음악을 했다. 그때 별명이 '로꼬스, 로꼬스 바또스' 였다. 로꼬스는 '미친' 이라는 뜻이다. 힙합에 빠져 열심인 그를 보고 동료들이 붙여 준 거다. 어떤 일이든 한번 빠지면 열정적으로 한단다. 그런 그가 요리에 빠진 지 10년이 지났다. 자신의 스타일로 가게를 꾸미고 음식을 연구했다.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힙합과 파스타는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흥 넘치는 이곳에서는 신나는 식사가 가능하다.

봉골레 1만 3천 원, 아임!파인라이스 1만 4천900원, 한우 안심라이스 1만 5천900원, 한우 스테이크 3만 5천 원, 뚝배기 해떡 토마토 파스타 1만 4천900원, 신선로 해떡 크림 파스타 1만 5천9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 38번길 62. 051-808-2251. 

모리아와세
 
하츠마부시 정식
히츠마부시 정식은 먹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즌제'로 선보이는 독특한 일식
세 번째 콘셉트는 민물장어 요리
연구 거듭해 내놓은 덮밥 '일품'


음식이 한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있는 모습을 일본어로 '모리아와세'라고 한다. 이 가게의 이름이기도 하다. 장지완 대표는 가게라는 공간을 큰 접시로 삼아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라고 했다.

가게 입구에는 모리아와세의 세 번째 이야기라고 적혀 있다. 가게를 시작하고 세 번 째 다른 콘셉트의 요리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번에는 '히츠마부시'라고 불리는 일본식 민물장어 요리가 주력이다. 주문과 동시에 장어를 숯불에 올리고 간장을 발라가며 굽는다. 맛있는 냄새가 가게 안에 가득 찬다. 잘 구워진 장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밥 위에 올려져 나온다.

덮밥처럼 장어와 밥을 그냥 먹어도 좋다. 하지만 조금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이 방법을 따라 해 보자. 첫 번째는 밥과 장어만 올려서 먹어본다. 장어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내린다. 고소한 맛은 기본이고 특제 간장소스 덕분에 감칠맛은 덤이다. 두 번째는 고추냉이, 파, 김을 올려 먹는다. 김과 파가 장어에 풍미를 더해 주고 고추냉이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세 번째는 육수를 부어서 말아 먹으면 된다. 한가지 요리를 가지고 먹는 방법을 달리하니 여러 가지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장어를 숯불에 올려 굽는 모습.
장 대표는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 있으면 꼭 찾아가 보고 그 맛을 내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한다. 생각했던 맛이 나오지 않아 며칠 동안 가게 문을 닫고 요리만 했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다른 테이블에서 크림카레우동과 메밀 소바를 먹고 있던 손님이 한마디를 거든다. "이 집엔 맛없는 게 없다"며 홍보 대사를 자처한다. 다음번에 다른 것도 꼭 먹어보라며 맛있게 식사를 한다. 옆에서 지켜보니 말 수 없는 장 대표의 인터뷰가 답답했었나 보다.

히츠마부시 정식을 다 먹고 나니 힘이 솟아 난다. 장어 덕분이라고 믿어본다.

히츠마부시 정식 소 1만 7천 원, 연어구이 정식 1만 6천 원, 크림카레우동 1만 3천 원, 샐러드 라면 1만 3천 원, 메밀 소바 1만 2천 원. 영업시간 정오~오후 11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5시 30분. 수요일 휴무.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 38번길 35-14. 010-7144-7600.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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