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통 영도 맛집-목장원] 영도 바다와 함께 이 많은 메뉴를 許하노라

입력 : 2016-06-01 19:09:07 수정 : 2016-06-05 17: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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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숯불갈비

부산 영도구 동삼동 '목장원'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으로 남아 있어도 좋지만, 목장원은 2년간의 공사를 통해 변신을 선택했다. 달라진 모습에 섭섭하다는 이도 있지만, 부산에 이런 멋진 곳이 있었느냐며 놀라기도 한다.

목장원은 새로운 시작과 함께 이름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목장원만 한 이름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곳에 담긴 사람들의 추억이 얼마인데…. 그 명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2년간의 공사 거쳐 '환골탈태'
고기맛 훌륭한 목장원은 그대로
특색 있는 한식 뷔페 '오채담'
생맥주·피자가 맛난 '테라스 엠'
환상적인 전망 '카페 드 봄' 합류

목장원에서 고기는 기본이다. 컨벤션 센터, 웨딩홀, 펍, 뷔페, 카페도 갖춰 좋은 날 함께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목장원

'목장원'은 소를 키우던 목장으로 시작했다. 1985년부터 목장원이라는 이름으로 고깃집을 열었고, 맛있는 숯불갈비로 오랫동안 이름을 알렸다. 

자리에 앉자 테이블 위에는 신동우 화백이 그린 옛 영도대교의 모습이 프린트되어 깔려 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장뇌삼이 인원수대로 나온다. 인삼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돌게 한다.

이상합 이사는 얼마 전 할머니 한 분이 장뇌삼을 먹지 않고 들고 가기에 "왜 그러시느냐?"고 물었단다. 할머니는 "개업날 가지고 갔던 장뇌삼이 여태 잘 크고 있다"며 그것도 잘 키워 보겠다고 했단다. 싱싱하고 좋은 장뇌삼이니 잘 크는 것 아니겠느냐며 은근히 자랑한다.

한우 등심과 갈빗살에는 마블링 꽃이 피었다. 잘 구워진 고기는 육즙이 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총주방장 출신의 옥형만 상무는 "목장원은 육부장의 권한이 막강하다. 고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반품한다"고 설명한다. 경남권 전문 유통업체 3곳을 선별해 고기를 가져오고, 15일에서 20일 정도 숙성 기간을 거쳐 내놓는다. 오랜 명성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식사로 주문한 보리 냉면은 면발이 졸깃하고 육수는 새콤해 고기를 먹은 뒤 잘 어울리는 맛이다. 1인분씩 나오는 된장찌개도 들어가는 재료를 아끼지 않아 맛이 있다.

목장원에 가면 반가운 얼굴이 있다. 예전 목장원 대표였던 류춘민 고문이다. 오래된 단골은 변함 없는 그의 인사가 반갑다. 류 고문은 쉬는 시간에 청소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손님과 소통하려 노력한다. "맛있게 드셨느냐?"며 몇 번씩 물어본다.

한우 모둠 (갈빗살, 안창살, 안거미) 110g 4만 3천 원, 한우 양념구이 130g 2만 6천 원, 한우 등심 110g 2만 9천 원, 한우 갈빗살 110g 3만 5천 원, 한우 꽃등심 110g 3만 5천 원, 된장찌개 4천 원, 보리 냉면 5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부산 영도구 절영로 355. 051-404-5000.

■오채담

'오채담'은 자연의 오색 오감을 요리에 담겠다는 의미의 한식 뷔페이다. 음식 가짓수를 많이 내놓아 눈만 사로잡기보다는 맛에 집중하기로 했다. 무엇을 먹을까 하고, 차려진 음식을 둘러보았다. 
다채로운 한식 뷔페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인 '멸치 회무침, 곰장어 볶음, 곰장어 묵, 빼때기 죽'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곰장어 볶음은 구워서 내기가 무섭게 사라졌다. 셰프들이 바로 조리해 주는 코너에서는 너비아니 구이, 누룽지 피자, 각종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오채담은 해산물을 이용한 계절 메뉴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맛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평일 점심 1만 8천900원, 평일 저녁·주말·공휴일 2만 2천900원, 초등학생 1만 900원, 36개월~미취학 아동 7천500원. 영업시간 평일 점심 정오~오후 3시·저녁 오후 6~10시, 주말 점심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저녁 오후 5~10시. 051-404-5012.

■카페 드 봄

'카페 드 봄'은 실내보다 노천 공간이 더 넓다. 테라스에는 하얀색과 파란색 파라솔이 펼쳐져 있다. 노천을 좋아하는 까닭에 벌써 여러 번 방문했다. 같이 오는 지인마다 이런 곳이 있었느냐며 감탄을 했다. 안내한 입장에서 어깨가 으쓱해지는 곳이다. 
바다 보며 즐기는 커피
이상합 이사는 "밤새 비가 오고 쨍하게 맑은 날에 바다 색깔이 가장 예쁘다"며 오늘이 그런 날이란다. 유난히 파란 하늘과 바다 덕에 과일 주스의 색깔이 더 돋보인다.

노천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음료수를 마시고 있으니 마치 배 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낮에는 지중해 같은 바다가, 저녁이면 붉은 노을 속에 푹 잠길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아메리카노 4천 원, 더치 커피 5천 원, 카푸치노 4천500원, 청포도 주스 6천 원, 티라미수 3천 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051-404-5004.

■테라스 엠

'테라스 엠'은 목장원의 'M'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그래서 목장원의 대표 메뉴인 소고기를 이용한 메뉴를 여러 가지 선보이고 있다. 불갈비 스파게티, 떡갈비 라자냐, 엠 피자가 그렇다. 
직접 만들어 먹는 나만의 피자. 김지현 제공 busanwhere@naver.com
'엠 피자'는 피자 토핑으로 떡갈비와 샐러드, 햄 등이 빵을 접시 삼아 올려져 나온다. 빵과 토핑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서 나만의 피자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큼직한 떡갈비 덕분에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원한 생맥주까지 곁들이니 더 행복한 시간이 된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다 보니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이곳은 목장원에서 노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정해 본다.

불갈비 스파게티 1만 7천 원, 떡갈비 라자냐 1만 8천 원, 엠 피자 2만 원, 클라우드 생맥주 4천 원. 영업시간 정오~오후 10시. 051-404-5004. 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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