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맥주는 선택 아닌 필수'라는 당신께

입력 : 2016-08-17 18:59:42 수정 : 2016-08-21 17: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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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 크래프트'에서는 자체 레시피로 만든 6가지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어제도 열대야, 오늘도 열대야, 내일도 열대야, 우리나라가 무슨 열대냐?

무더위 속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 흔한 맥주는 이제 사양한다. 개성이 뚜렷한 수제 맥주를 파는 곳이 부산에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는데…. 요즘 트렌드 수제 맥주에 동참해볼까.

자체 레시피로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맥주가 있는 '핑거 크래프트', 18가지 국내외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벤스 하버', 아늑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편안하게 맥주를 느낄 수 있는 '까사 안도'의 맥주 맛 궁금해진다.

핑거 크래프트

자체 레시피로 만든 맥주 6종
푸짐한 계절과일 안주와 '홀짝'
조만간 맥주공방도 선보일 예정


온천천을 산책하다 보면 큼직한 글씨로 '수제 맥주'라고 적힌 간판이 보인다. 김성호 대표는 '카브루' 양조장에서 양조 경험을 쌓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와 '핑거 크래프트'를 시작했다. 자체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맥주가 6가지나 있다.

이 중 인기가 있는 세 가지를 추천 받았다. 소라치 핑거(Session IPA 5%)는 크림 맛이 나면서 부드럽다. 모자익 핑거(Pale Ale 4.5%)는 입안을 감도는 감귤 향이 매혹적이다. 시즌마다 달라지는 시즌 핑거도 빼먹지 말자. 여름철인 지금 맛볼 수 있는 것은 '싱글 핑거'다. 맥주를 만들 때 대개 몇 가지 홉을 섞는다. 싱글 핑거는 한 가지 홉만을 사용해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향이 풍부하고 깔끔한 맛이 나서 좋다. 

어떤 맥주를 주문해도 기본 안주로 계절 과일을 푸짐하게 내준다. 실은 김 대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안주다. 그는 "맥주를 만드는 것은 힘이 많이 드는 일이다. 나는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한다"며 크게 웃는다. 또 "작은 맥주 공방을 열기 위해 준비 하는 중이다. 기대해도 좋다"며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소라치 핑거·모자이크 핑거·가드 핑거·블랙 핑거·데블 핑거·국화 핑거·시즌 핑거 6000원, 웨지감자 8000원, 수제 소시지·계절과일 1만 원.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1시 30분. 부산 동래구 온천천로 7(명륜동). 010-2773-7195.

벤스 하버
'벤스 하버'에는 18가지 종류의 맥주가 준비되어 취향에 맞는 맥주를 고르기가 쉽다.
주문 가능한 수제 맥주만 18종
맥주와 궁합 좋은 안주까지 조언
직접 만든 냉장 창고 맥주 맛 보장


'벤스 하버'에 들어가면 먼저 커다란 칠판이 눈에 띈다. 1번 호가든 로제(Hoegaarden Rose)부터 18번 아이스타우트(Istout)까지 맥주 이름이 적혀있다. 오늘 마실 수 있는 맥주가 18가지나 된다니 '맥덕(맥주 덕후)' 입장에선 신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결정 장애가 있다면 직원과 의논하시라. 자신에게 맞는 맥주의 특징은 물론이고 그에 어울리는 안주까지 상세하게 조언해준다. 허정욱 대표가 이 많은 맥주를 준비하는 이유가 있다. 손님들이 여러 가지를 맛보다가 마음에 드는 맥주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설레임+, 몽스 카페(Monk's Cafe), 벨지안 위트(Belgian Wheat), 플러스 ESB(Fuller's ESB)를 맛보았다. 참고로 신맛이 강한 맥주는 나중에 먹는 것이 좋단다. 벨지안 위트는 입안에 오렌지 향이 살짝 남아 기분이 좋아진다. 끝 맛도 부드러워 부담이 없다. 몽스 카페는 신맛이 강해 더운 여름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 준다. 
벤스 하버는 운송부터 보관까지 모두 냉장에 신경을 썼다. 허 대표가 직접 제작한 대형 냉장창고를 보여주었다. 창고 안에 보관된 통에서 바로 호스를 탭으로 연결해 두었다. 맥주를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이 가상하다.

국내 수제 맥주 7000원~1만원, 수입 수제 맥주 1만원~1만 5000원, 토마토 홍합 스튜 1만원, 한치 샐러드 9500원. 영업 시간 월~토요일 오후 3시~오전 2시, 일요일~자정. 부산 금정구 장전로12번길 24(장전동). 051-513-2430.

까사 안도
편안한 분위기의 '까사 안도'에서는 다양한 안주와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대동강 페일 에일' 등 4종 주력
식사 가능한 푸짐한 안주 메뉴
꽃피는 정원 보며 맥주로 힐링을

'까사 안도'는 집이라는 이탈리아어 'CASA' 와 '안도(安堵)'의 합성어로 편안한 집이라는 뜻이다. 퇴근길에 까사 안도에 들러 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직원을 찾기 전까지는 편안하게 있으라고 홀에는 얼씬도 안 한다. 공간을 내 집처럼 오롯이 독차지할 수 있어 좋다.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마시는 맥주는 지친 마음을 풀어 주었다.

까사 안도에서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는 마이 필스(My Pils), 벨라 IPA(Belgian Rye IPA ), 대동강 페일 에일, 벨지안 위트(Belgian Wheat) 4가지이다. 병맥주와 와인도 구비되어 있다. 마이 필스는 깔끔한 목 넘김 때문에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대동강 페일 에일은 상큼한 향이 먼저 터져나온다. 쌉사름한 맛이 다음 맥주를 재촉한다. 
정원에는 사계절 다른 꽃이 피도록 가꾸었단다. 이재현 대표는 "누구나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공사를 2년 가까이 진행했다"고 한다. 갤러리나 고급 레스토랑 같은 느낌도 난다.

안주 종류가 많아서 식사처럼 즐기며 맥주를 마시기에 좋다. 염소 치즈 플람스 피자를 먼저 맛보기로 했다. 잘게 자른 무화과와 염소 치즈, 맥주와 잘 어울린다. 더블 수제 함박스테이크는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 있게 맥주를 즐기고 싶다면 까사 안도로 찾아가 보자.

마이필스·벨라 IPA·대동강 페일 에일·벨지안 위트 8000원, 염소치즈 플람스·더블 수제함박스테이크 1만 8000원, 먹태 1만 5000원. 영업시간 일요일~목요일 오후 6시~오전 2시, 금요일~토요일 오후2시~오전 2시. 부산 남구 용소로 19번길57 (대연동). 051-626-9005.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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