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닮은 반여동, 그래서 맛집도 많죠

입력 : 2016-10-19 19:13:00 수정 : 2016-10-21 10:09:4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김지현 제공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盤如洞)은 지형이 소반(小盤)처럼 동그란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다. 지명부터 음식과 관련이 있어서 그런지 맛집도 많다. 반여동 맛집 가운데 두 곳을 찾아가 보았다.

제철 자연산 회를 솜씨 좋게 썰어 내는 '새총 횟집', 신선한 해물을 사용하는 '윤서방 아구찜'이다.

윤서방 아구찜

"돈보다 마음이 편해야죠"
주말 마산어시장 가서
구해 온다는 신선한 해물
똑 부러진 솜씨 만나 '꿀맛'

똑 부러지는 성격의 전안나 대표가 운영하는 '윤서방 아구찜'은 입구부터 깔끔함이 느껴진다.

전 대표는 요리 솜씨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막상 음식점을 하려니 메뉴부터 시작해 고민이 많았다. 기본으로 돌아가 손님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좋을지 생각하기로 했다.

먼저 소금, 젓갈, 고추 등 음식에 사용할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당연히 해산물도 좋은 거래처를 확보했다.

하지만 주말이면 마산어시장으로 나선다. 정성을 들이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거다. 그래서 남는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돈보다는 마음이 편한 것이 더 좋다"며 활짝 웃어 버린다.

해물 아귀찜은 푸짐하게 담겨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해산물도 푸짐하게 들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살아 있는 문어를 바로 데쳐 아귀찜 위에 올렸다.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 준다. 부드러운 문어를 간장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고, 아귀찜 양념에 비벼 먹어도 된다.

빨간 양념은 텁텁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게 맵다. 보릿가루, 찹쌀가루, 콩가루를 황금비율로 넣은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 양념이 좋으니 배가 불러도 감자 사리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나온 해물탕! 싱싱한 해산물은 해물탕의 기본이다. 국물이 끓고 해산물이 익으니 먹기 좋게 잘라 손질해 준다. 단맛이 도는 해산물을 다 건져 먹었다면 우동면을 넣어서 먹어 보자. 시원한 국물이 끝내주는 해물 우동이다. 맛이 기가 막힌다.

식사가 끝나면 레몬이 띄워진 매실차가 나온다.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보성의 황매실로 매실청을 담가두고 숙성시켜 필요한 만큼 가져온단다. 입안도 개운해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생아귀찜 3만 원, 해물아귀찜 4만 원, 활문어해물탕 5만 5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부산 해운대구 선수촌로78번길 24-8(반여동). 051-532-7222.

새총횟집

김지현 제공
"맛난 자연산 회를 먹고 싶다면 새총횟집을 꼭 가 봐야 한다"고 추천하는 지인을 따라나섰다. 가게 이름에 생선과 관련 없는 '새총'이 왜 들어갔는지 궁금했다.

만나자마자 이억재 대표는 주머니에서 새총을 꺼내 보여 준다. 어린 시절 재미로 시작해 지금까지 취미가 되었다. 가게가 한가한 시간에는 뒷산에 올라가 새총 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백발백중 솜씨로 소문이 나서 방송에도 몇 번 나갔다.

회 아예 안 먹는다는 주인장
"맛난 부위 손님 몫" 너스레
소고기 육회 닮은 황가오리
양파와 곁들인 하모 '일품'


가게 수조에는 제철 물고기가 가득하다. 이 대표가 배에서 직접 받아 오는 것이다. 회가 준비되는 동안 반찬 몇 가지와 미역국이 양푼에 가득 담겨 나왔다. 미역국은 생선을 넣고 오랫동안 푹 끓여 국물이 뽀얗다. 진하고 고소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황가오리, 참가자미, 갯장어(하모)가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겼다. 길쭉하게 썰어 낸 참가자미는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하다. 이 대표는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정성 들여 썰어야 맛이 있다"며 가게를 시작하고 술까지 끊었단다.

붉은색이 도는 황가오리는 꼭 소고기 육회처럼 보였다. 뼈째 썰어 진한 맛이 일품이다. 하모는 양파와 함께 먹으니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자연산 횟감이라 그럴까, 칼맛이 좋아서 그럴까. 회는 쫀득하고 단맛이 돈다. 씻어서 내주는 묵은지와 함께 회를 먹으니 더 맛있다.

비법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속도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회를 썰 때 최대한 빠르게 썰어 손의 열이 전해지지 않아야 맛이 있다는 대답이다.

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비빔밥 그릇을 부탁해 보자. 채소가 담긴 그릇을 내어준다. 회, 밥, 초장을 넣고 쓱쓱 비비면 회 비빔밥이 된다. 회를 뜨고 남은 부위를 푸짐하게 넣어 끓여낸 매운탕도 시원하다.

이 대표는 아예 회를 먹지 않는다니 배신 아닌가. "손님 입장에서는 최고의 횟집 주인"이라며 되레 자랑한다. "나는 절대 뱃살 같은 맛있는 부위를 탐내지 않는다"며 크게 웃는다. 맛있는 부위를 손님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새총횟집으로 가 보자.

2인 5만 원, 3인 이상 1인 2만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1, 3주 월요일 휴무. 부산 해운대구 반여로155번길 25(반여동). 051-524-8333

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