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그린피스 토크쇼] "원전재앙 무시무시하다고요? 현실은 영화보다 더 암담해요"

입력 : 2016-12-25 23:02:33 수정 : 2016-12-27 1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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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왼쪽 두 번째) 부산시장이 23일 오후 서면 NC백화점 내 롯데시네마에서 시청 간부들과 함께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원전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 '판도라'가 현실이 될까 부산시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반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그린피스는 시민 소송단과 함께 23일 오후 7시 30분 함께 판도라를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가족도 영화처럼 다 죽나요?"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본 조주희(12) 양은 영화가 끝나자 손을 들고 그린피스 장다울 캠페이너에게 질문을 던졌다. 장 캠페이너는 "확실히 부산 관객들은 내 문제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캠페이너는 현재 한국의 원전 재난 대책에 대해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세운 교과서 속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사고 시 당장 정관 신도시 주민들만 몰려나오면 2~3차로 도로가 순식간에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린피스에서는 원전 반경 30㎞ 이내에 대피 계획을 세우라고 촉구하지만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우 반경 30㎞ 이내에 300만 명이 거주하기 때문에 부산시는 30㎞ 대신 22㎞ 이내 피난과 방재대책을 세우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의 희생으로 끝이 나지만 현실의 고통은 그 때부터 시작이라는 게 장 캠페이너의 설명이다. 그는 "원전 주변 지역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가까스로 이주한 주민들도 차별과 멸시 속에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수조 원을 들여서 피폭 지역을 복구하는 데 애쓰지만 작업에 나서려는 이들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복구 작업에는 최소 100년이 걸리기 때문에 영화처럼 엔딩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병수 부산시장도 시청 간부 등 10여 명과 23일 오후 서면 NC백화점 내 롯데시네마에서 '판도라'를 관람했다. 일부 참석자는 관람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관람 뒤 서 시장은 치맥을 먹으면서 영화 속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지 원자력안전과 담당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김마선·조소희 기자 sso@

서병수(왼쪽 두 번째) 부산시장이 23일 오후 서면 NC백화점 내 롯데시네마에서 시청 간부들과 함께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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