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지역 인재 채용 '희망 발전소'

입력 : 2018-01-03 23:00:51 수정 : 2018-01-03 23: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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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전 공기업 중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한국남부발전은 최근 신입사원을 뽑아놓고 깜짝 놀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신입사원 10명 중 4명이 지역 인재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역 인재 채용 가이드라인인 30%를 훌쩍 뛰어넘은 이 같은 채용률 소식에 지역 사회는 연초부터 희망에 부풀었다. 우수 인재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대학의 경쟁력 강화까지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3일 한국남부발전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17년도 채용을 마무리한 결과 106명의 최종 합격자 중 41명이 수도권 외 대학을 졸업한 지역 인재로 지역 인재 채용률이 40%에 육박했다. 남부발전 고위 관계자는 "수도권 출신 합격자 중 중복 합격, 지방 근무 기피 등의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실제 지역 인재 채용률은 50% 가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입 사원 40% 차지
실제 고용률은 50% 달할 듯
타 공공기관 파급 효과 기대

연매출 4조 원을 넘긴 남부발전은 부산 출신 인재들에게 5%, 기타 비수도권 인재들에게 3%의 가산점을 주는 등 꾸준히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2015년 27.5%(19명/69명), 2016년 35.4%(34명/96명)로 지역 인재 채용률이 점차 높아졌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소 특성상 기계 관련 전공자가 많이 필요한데 마침 부산 지역 대학들이 일찍부터 기계·조선 공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이 상생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남부발전의 폭발적인 지역 인재 채용 증가세에 지역 대학들은 반색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 있는 공기업이 이런 추세로 지역 인재를 뽑는다면 우수 신입생들이 지역 대학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지역 인재 30% 채용 가이드라인을 정한 상태에서 남부발전이 선도 역할을 해주면서 지역 인재 고용률이 낮은 다른 이전 공기업도 자극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연평균 50명 이상을 채용하는 부산 이전 '빅 5' 공공기관 중 한국자산관리공사(21%), 예탁결제원(24%), 한국주택금융공사(22%), 주택도시보증공사(23%) 등은 2017년에도 여전히 정부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A대학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남부발전은 보통 경쟁률이 70 대 1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은데 지금처럼 고용해준다면 우수 인재들의 역외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면서 "남부발전에 자극받은 다른 공기업까지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린다면 지역 대학의 경쟁력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9월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신규 인력의 30%는 이전 기관이 위치한 시·도의 지역 인재를 채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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