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마도 잇는 여객선 뱃길 열린다

입력 : 2018-02-13 19:35:0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경남 거제시와 일본 대마도를 잇는 뱃길이 열린다. 이미 일본 측 운항 허가를 받아 기항지 선정 등 국내 절차만 남은 상태다. 이르면 연내 취항도 가능하다. 지역 관광산업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민간사업자인 대마도고속훼리가 장승포항과 일본 대마도를 오가는 신규 여객선 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장승포항 내 '국제여객항' 개설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13일 밝혔다. 추진 중인 항로는 장승포항과 대마도 북쪽 히타카쓰항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제1노선과 남쪽의 이즈하라항을 거쳐 대마도 동남쪽에 자리 잡은 이키섬까지 들어가는 제2노선 등 2개다. 1노선은 126㎞의 국내 최단거리, 2노선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이키섬 여객선 항로가 된다.

장승포항 국제여객항 추진
1노선 장승포~히타카쓰
2노선 이즈하라 거쳐 이키
빠르면 연내 취항도 가능


여객선은 이미 운항 채비를 마쳤다. 이탈리아에서 건조된 3560t급 중형 카페리다. 한 번에 780명 승객을 태워 나를 수 있다. 선령 19년의 중고 선박이라 리모델링을 거쳐 '이탈리아선급협회(RINA)'가 발급하는 선급증명도 받았다. 선급증명은 선박이 제대로 건조 또는 수리를 마쳤는지를 검증받는 절차로 운행 안전성을 입증받은 셈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의 운항허가도 받았다.

거제시 기항지는 옛 장승포여객선터미널로 낙점됐다. 옛 부산-거제 여객선 기항지로 2010년 거가대교 개통 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곳이다. 대마도고속훼리 측은 "부산발 여객선은 파고가 2.5m만 넘어도 운항이 불가능하지만, 우리 여객선은 최대 4m까지 안정적 운항이 가능하다. 여객 수송과 모객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정상 운행 때 연간 이용객이 1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

골칫거리였던 옛 장승포여객선터미널을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시의회 또한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대마도 승객은 2014년 38만 7000여 명에서 2015년 43만 4000여 명, 2016년 53만여 명, 2017년 72만 9000여 명으로 3년 새 90% 가까이 급증할 만큼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김대봉 시의원은 "부산항은 이미 포화상태다. 거제 항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남은 문제는 행정당국의 의지와 민간사업자가 요청한 운행 초기 적자 보전 방안이다. 국제항로 개설에 필요한 검역소와 통관시스템 구축, 보세구역 지정, 터미널 리모델링을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거제시 측은 항로 개설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초기 적자 보전을 위한 예산 투입을 두고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대식 시의회 의장은 "임진왜란 전까진 조선통신사 선단이 거제에서 대마도를 거쳐 일본으로 향했다. 스토리텔링도 가능하고 부산-거제를 이으면 새로운 3각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