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을 찾아서] 부산 연산동 우섭스토리

입력 : 2018-03-21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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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빵왕'이 만드는 고소한 우리밀 빵

'우섭스토리'의 윤우섭 대표.

'대한민국 제빵왕 우섭스토리'.

부산 연제구 연산엘지아파트 상가의 한 가게에 이런 간판이 붙어 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쳐 흐른다. 윤우섭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호다. 그가 '대한민국 제빵왕'이라는 명칭을 자랑스럽게 사용하는 데는 근거가 있다. 그는 2012년 '제1회 프로제빵왕 경연대회'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차지하며 초대 제빵왕 자리에 올랐다.

윤 대표는 경북 청도 출신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중학교를 채 졸업하지도 못한 채 제빵의 길로 들어섰다. 제과점을 하던 삼촌의 권유 덕분이었다. 그는 여러 곳을 돌며 기술을 배우다 동래구청 앞 '빠리장'에서 14년간 근무했다. 2006년 10월에는 제과기능장이 됐다. 2005년에는 12회 서울국제빵과자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 밀로 만든 바게트.
'우섭스토리'는 원래 '빠리장 연산점'이었다고 한다. 그는 2011년 자신을 인정해준 전 주인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과점을 시작했다. 이후 7년 만에 연산엘지아파트 2500여 가구 주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가게로 성장했다.

'우섭스토리'의 특징은 우리밀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우리밀은 배로 가져오는 미국산 밀보다 3~4배 비싸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처음부터 우리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밀이나 비행기로 수송하는 프랑스산 밀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벌레가 생긴다. 그만큼 건강한 재료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우리밀은 '건밀'이어서 볼륨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잘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발효종 3종류를 투입한다고 한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우리밀에 딱 맞는 '우리 밀종'이라는 천연발효종을 만들어 특허 등록까지 했다.

윤 대표는 새로운 빵을 연구, 개발한다. 대개 한 달에 6~7개 정도 신제품을 내놓는다. 물론 모든 신제품이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아무리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어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빵을 개발해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가장 자신 있는 빵을 몇 가지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고심 끝에 바게트, 호밀빵, 국산 단팥빵을 내놓았다. 
우리 밀로 만든 에그타르트.
우리밀은 알이 잘아 껍질을 다 깎아내기가 쉽지 않다. 껍질이 많이 남아 있어 오히려 고소하다. 이 집 바게트가 맛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윤 대표는 "다른 제과점에서는 바게트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프랑스 밀인 T55를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밀은 T55에 가장 근접한 재료"라고 말했다.

호밀빵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 호밀을 통째로 갈아 만든다. 다소 거칠지만, 그만큼 독특한 맛이 나온다. 먹을수록 고소하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들이 먹어도 소화가 잘 된다.

팥빵에 사용하는 팥은 국산을 사용한다. 윤 대표는 "중국산 팥을 삶으면 알맹이가 터진다. 국산은 깨지지 않고 제 모양을 갖고 있다. 당연히 씹는 맛이 좋다.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과 느낌을 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봉사모임인 '희망파티쉐'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버는 돈보다 봉사하는 데 쓰는 돈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우섭스토리/부산 연제구 고분로 200(연산동) 연산엘지아파트 상가. 051-754-0082. 010-3595-7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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