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동 금송횟집] 허름해도 단골 많아… 비결은 '깊은 맛'

입력 : 2018-03-21 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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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송횟집' 코스요리 중 손님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매운탕과 두툼하게 썬 생선회.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로 '바다산책회센터' 6층에 '금송횟집(대표 김병균)'이라는 작은 횟집이 하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하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좋은 첫인상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뜻밖에 이곳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다. 그 이유가 뭘까.

김 대표는 군에서 제대한 뒤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 살지 고민했다. 문득 횟집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당장 횟집으로 달려갔다. 민락동에 있는 궁전횟집, 일월성횟집, 영광횟집 등에서 일을 배웠다. 1998년부터 5년간 잡일부터 시작해 회를 뜨는 기술까지 차근차근 익혔다. 횟집을 그만둔 뒤에는 단체급식회사에서 일했다. 그때 형이 수산회사를 차렸다. 횟집에 고기를 납품하는 일이었다. 2년간 둘이서 온갖 고생을 다 해가며 횟감용 고기에 대해 배웠다. 그가 횟집을 차린 지는 4년 정도 됐다.

자연산 횟감 3시간 숙성 뒤 상에
어머니표 생선조림·매운탕 '강추'

'금송횟집' 메뉴는 인근 다른 횟집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에게 차이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빙긋이 웃더니 고기의 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횟감용 생선은 다 다릅니다. 쉽게 말해서 A~C급까지 등급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광어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등이 볼록한 게 A급이고, 납작한 게 C급이라고 했다. 고기 품질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라고 한다. 좋은 횟감용 생선의 경우 기름기가 많아 윤기가 흐르고 맛이 쫄깃하다. 반면 품질이 떨어지는 생선은 퍼석한 느낌을 준다. 그는 "C급은 '처진 고기'라고 부른다. 겉으로 보기에 접시당 양은 비슷해도 맛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금송횟집' 메뉴로는 스페셜과 A~C코스 등 네 종류가 있다. 가격에 따라 회 종류가 다르다. C코스에는 수산회사에서 납품받는 양식산을, B코스부터 스페셜까지는 자연산을 사용한다. 자연산은 3시간 정도 숙성해 손님에게 제공한다. 그래야 가장 맛있다. 회는 김 대표가 직접 뜬다. 대다수 횟집에선 포를 얇게 뜨지만, 그는 1㎝ 정도로 두껍게 썬다.

김 대표는 횟집을 차린 뒤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물회 양념도 여러 차례 수정했다. 다른 횟집에 가서 상차림을 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소스를 직접 개발해보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메뉴와 상차림이 비교적 안정됐다.

'금송횟집'의 자랑은 생선조림과 매운탕이다. 둘 다 주방 일을 도맡아 하는 김 대표의 어머니 박복조 씨가 만든다. 그는 경북 포항 출신이다. 박 씨가 밝힌 생선조림 양념 재료는 평범하다. 간장, 물엿, 마늘, 생강, 무, 붉은 통고추 등이다. 재료에 물을 넣고 불을 켠 뒤 보글보글 끓으면 생선을 넣고 1시간 정도 푹 고아낸다. 박 씨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 찜을 불에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횟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매운탕이다. 회를 다 먹고 난 뒤 매운탕 맛이 개운하지 않으면 모든 음식의 인상이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리 식당에는 의사, 변호사 등이 단골로 많이 온다. 낚시꾼들이 갓 잡은 생선을 들고 와서 조림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있다. 젊은 손님들은 블로그를 보고 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금송횟집/부산 수영구 민락수변로 105(6층). 051-752-7759. 010-3813-7561. 금송스페셜 7만 원, A~C코스 5만~3만 원, 모듬회 12만~8만 원, 점심 특선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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