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정말 사랑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빵을 찾았다. 그런 성격을 잘 아는 친구들은 그의 결혼식 때 '사고'를 쳤다. 신혼부부를 공항까지 태워가는 자동차 보닛에는 대개 꽃을 장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친구들은 그의 '웨딩카'를 빵으로 장식했다. 결혼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박장대소했고, 차를 구경하던 행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산 서구 옛 구덕야구장 앞에 있는 '모젤과자점' 황태효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동래 출신이다. 어릴 때 빵을 정말 좋아한 그를 친구들은 '빵태효'라고 불렀다.
황 대표는 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취업했다. 그런데 그곳은 평생을 바칠 일자리가 아니었다. 그는 틀에 짜인 행정 업무에 싫증을 느꼈다. 1년 만에 퇴직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그가 선택한 길은 결국 '빵'이었다.
황 대표는 '이흥용과자점'에 들어가 빵을 배웠다. 학장에 있는 '파밀리아과자점'에서도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빵을 공부한 게 5년이었다. 그는 '모젤과자점'에 취업해 빵을 만들며 가게 운영법도 익혔다. 그의 대학교 졸업 논문 주제는 '발효를 이용한 주정'이었다. 발효에는 자신이 있었다. '모젤과자점' 사장이 다른 곳으로 빵집을 옮기면서 가게를 그에게 넘겼다. 그게 9년 전인 2009년의 일이다.
황 대표는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두 가지 가치를 중시한다고 했다. 먼저 안전이다. 그의 명함은 물론 빵 봉지와 가게에도 '식품전문가가 만든 안전한 빵'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을 정도다. 그는 "처음에는 가게 이름을 '안전빵'이라고 할까 생각했다. 이름이 너무 장난 같고 가벼워 보여 이전 사장이 넘겨준 가게 명칭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마음'이다. 손님이든, 직원이든, 외판원이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웃으며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외판원이 들어오면 가능한 한 물건을 하나라도 팔아주려고 노력한다.
황 대표는 빵을 만드는 재료에 매우 신경을 쓴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소금이다. 그는 천일염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간수를 뺀 소금을 전남 신안에서 가져와 사용한다. 가격은 보통 소금보다 4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그는 "간수를 뺀 소금은 염도가 낮고 짠맛이 천천히 느껴진다. 잡내도 적고 독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탕을 최대한 적게 사용한다. 설탕을 넣는 제품도 있지만, 생크림 케이크 등 일부 제품에는 설탕 대신 포도당을 투입한다. 천연발효종도 사용한다. 설탕을 대신하려는 방법이다. 그는 "포도당은 달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설탕과는 맛에서 큰 차이가 난다. 밀가루를 천연발효종으로 발효하면 빵을 씹을 때 설탕과는 다른 단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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