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을 찾아서] 부산 가야동 '조경식 베이커리'

입력 : 2018-05-09 19: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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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먹으면 또 먹게 되는 정직한 빵 '자부심'

'조경식베이커리' 조경식 대표 부부.

손님이 끊이지 않는 제과점이었다. 장사가 제법 된다는 여러 빵집에 다녀 봤지만, 이곳처럼 출입문이 쉬지 않고 여닫히는 곳은 드물었다. 인터뷰하는 동안 가게에 손님이 끊기는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초등학교 옆에 있는 '조경식(CGS)베이커리(대표 조경식)' 이야기다.

조 대표는 충북 보은 출신이다. 그는 군을 제대한 뒤 부산에 사는 누나 집에 놀러 왔다가 아예 눌러 앉아버렸다. 그의 여섯 남매 중 4명이 지금 부산에 산다고 한다.

조 대표는 누나의 도움을 받아 제과제빵 전문인 '부산학원'에 등록해 6개월간 빵을 배웠다. 제법 기초를 쌓은 뒤 사상에 있던 '부산뉴욕제과점'에 들어가 4년간 기술을 배웠다. 당시 사상에는 공장이 많았던 덕에 제과점은 매우 장사가 잘 됐다고 한다.

조 대표처럼 기술을 배우고 있던 젊은이만 10여 명에 이르렀다. 그는 동래구 안락동 원동IC 인근 제과점에 '공장장'으로 들어가 3년 정도 일했다. 용당에 있는 '케이크 타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부산뉴욕제과점' 동료였던 김은숙 씨와 결혼한 뒤 1998년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 맨 처음 문을 연 곳은 부산진구 초읍동과 가야동 동의대 앞이었다. 2년 전에는 현재 위치로 제과점을 이전해 '조경식 베이커리'라는 이름을 달았다.

조 대표는 자신을 꼼꼼한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빵 만드는 일을 다른 직원들에게 맡기지 않고 매일 직접 만든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해야 마음이 놓이고, 자신에게 믿음이 간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부인은 빵 만들기보다는 매장 관리에 주력한다. 물론 가끔 빵을 만들 때도 있다. 조 대표가 너무 바쁠 때는 부인이 샌드위치나 슈거 케이크를 제작한다.

'조경식 베이커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은 몽블랑, 통밀빵, 모카빵, 찰보리 카스텔라 등이다.

몽블랑.
몽블랑은 페이스트리 빵이다. 버터를 섞은 밀가루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숙성한 뒤 3차례 밀어 만든다. 시럽에 담그기 때문에 빵이 촉촉하고 향이 좋은 게 특징이다.

통밀빵은 발효종을 넣은 반죽을 72시간 발효해 만든다. 통밀은 50%를 넣는다. 여기에 일곱 가지 곡물을 넣고, 크랜베리와 블루베리를 각각 섞는다. 그는 "통밀을 100% 사용하면 빵이 뻑뻑하고 쓰다. 먹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크랜베리 깜빠뉴
찰보리 카스텔라는 국산 찰보리 50%를 넣어 만든 빵이다. 계란, 설탕으로 거품을 올린 뒤 말가루와 찰보리를 섞어 구워내는 카스텔라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워 나이든 고객들이 좋아한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경식 베이커리'의 주요 고객은 50~60대 지역주민들과 동의대 대학생들이다. 어르신들은 카스텔라, 팥빵 등을 좋아한다. 젊은이들은 페이스트리를 즐긴다.

조 대표가 한 단골 이야기를 꺼냈다. 빵집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매일 오후 1시면 제과점에 찾아와 커피 한 잔과 빵을 사 간다고 한다. 토, 일요일과 휴일만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조 대표는 "주변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하나 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빵이 맛있고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정직하게 빵을 만들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조경식(CGS)베이커리/부산 부산진구 대학로 14. 051-897-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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