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1호기 예방정비 2개월 만에 안전 직결 장치 오작동

입력 : 2018-05-29 19:25:09 수정 : 2018-05-29 22: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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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전 1호기에서 계획 예방정비가 끝난 지 3개월도 안 돼 원전 핵심 부품에서 제어 오류가 발생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계획 예방정비를 한 원전에서 제어 오류가 발생한 것은 드문 일인 만큼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이하 고리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7시 52분 신고리원전 1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에서 제어봉이 일부 낙하한 것으로 오신호가 발생했다. 고리본부는 오신호 발생 직후 신고리 1호기의 터빈 출력이 100%에서 85%로 자동으로 감소됐고, 터빈 출력 감소 직후 발전소 대응 매뉴얼에 따라 원자로의 출력을 85%까지 수동으로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원전 내부 열 제어장치로
핵심 부품인 제어봉 오신호
터빈 출력 85%로 떨어져
"정비를 어떻게 했길래…"


고리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고리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 고리원전 안전협의회 등에 발생 1시간 40여 분 후인 오후 9시 40분께 알렸다.

오신호가 발생한 제어봉은 원자로 내 핵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중성자를 흡수해 열에너지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가압경수로 방식인 신고리1호기의 제어봉은 원자로를 급히 정지시켜야 하거나 원자로 출력을 조절할 때 중력에 의해 원자로 아래로 떨어지게 설계돼 있다.

문제가 발생한 신고리 1호기는 지난해 1월 23일부터 시작된 계획 예방정비를 거쳐 올 3월 11일 발전을 재개한 원전이다. 고리본부는 계획 예방정비 동안 원전 연료교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조치인 이동용 발전차 실증시험 등 각종 기기정비와 설비 개선을 마쳤다.

고리본부는 현재 신고리1호기의 원자로 출력을 85%로 낮춰 정상 운영하는 한편, 오신호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제어봉이 원전 내부의 열에너지가 과잉되지 않게 조정하는 부품으로, 제 기능을 못할 경우 원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계획 예방정비를 마친 원전에서 안전과 직결된 제어봉 관련 오신호가 발생한 것은 계획 예방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계획 예방정비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원전에서 제어봉 관련 오신호가 발생한 것은 정비 불량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원전의 안전 운용과 직결된 부분인 만큼 이번 오류 발생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다행히 원전이 가동을 완전히 멈추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수원과 원안위 등은 면밀한 점검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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