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하얏트 와인 이벤트] 광안대교 보면서 즐기는 부르고뉴 와인 맛과 멋

입력 : 2018-06-06 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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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하얏트호텔 32층 대기실의 와인잔 아래로 펼쳐진 광안대교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차분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준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두고 삼 남매가 겪는 갈등과 화해를 다룬 영화다. 부르고뉴 지방의 아름다운 포도 농장과 와인 생산 과정을 1년에 걸쳐 담아 영상미가 빼어나다고 한다.

조만간 영화를 보러 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부산 호텔에서 '와인메이커의 디너'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필이면(?)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부르고뉴 와인이었다.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편이 운영하는 와이너리 '루드몽'에서 생산한 2015년산 와인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루드몽'은 2000년 문을 연 회사다. 부르고뉴에서는 유일한 동양인 와이너리라고 한다. '루드몽'의 박재화 대표는 "2015년엔 비가 적어 포도가 움츠러들어 와인 생산량이 적었다. 비가 많이 오면 포도가 물을 많이 빨아들여 알갱이가 크고 껍질이 두껍다. 비가 적으면 거꾸로 알갱이가 작고 껍질은 얇다"고 설명했다.

루드몽은 이날 2015년에 생산한 와인 5종류를 소개했다. 크레망 드 부르고뉴, 뫼르소, 부르고뉴, 막사네, 샤름 샹베르땅이었다.

참가자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크레망 드 부르고뉴가 나왔다. 과일 풍미가 이어지는 깔끔한 와인이었다.

행사장 테이블로 옮겨 자리를 잡은 뒤 가장 먼저 오른 와인은 뫼르소였다. 박 대표는 "균형감이 좋고 산미가 높은 화이트 와인이다. 신선한 느낌을 준다. 2015년산의 단점은 알코올이 약간 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바닷가재 테르미도르
와인과 함께 '바닷가재 테르미도르'가 나왔다. 바닷가재에 샐러드와 빵을 얇게 썰어 바삭한 프랑스식 바게트인 멜바 토스트를 곁들인 음식이었다. 정통적인 프랑스 음식이라고 한다.

부드러운 바닷가재를 즐긴 뒤 마신 뫼르소는 해산물 맛을 깔끔하게 정리하기에 제격이었다. 박민욱 소믈리에는 "향에 무게감이 있는 와인이다. 풍미가 풍부해 깊은 여운을 길게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저온 조리 삼겹살.
맑고 선명한 루비색인 부르고뉴가 뒤를 이었다. 박 대표는 "체리, 라즈베리 향도 느껴지는 가장 부드러운 레드 와인"이라고 말했다. '저온 조리 삼겹살'이 함께 참가자들 앞에 놓였다. 미니 사과 콩피(절임)와 라즈베리에 돼지고기 주스를 곁들인 음식이었다. 푹 삶아 느끼할 수 있는 삼겹살 맛을 달래기에는 부르고뉴가 최적이었다.

만다린 소스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이 나왔다. 피스타치오, 헤이즐넛 모슬린(네덜란드식 소스)이 곁들여졌다. 오리 가슴살을 저온 조리한 뒤 판에 구운 음식이다. 와인으로는 과일 풍미에 동물성 향이 특징이라는 막사네가 잔을 채웠다.

박 대표는 "오리고기 맛은 강하다. 막사네와 잘 조화를 이룬다"고 흡족해했다. 박 소믈리에는 "막사네는 오크향이 많다. 그래서 와인에 맞게 견과류 소스를 곁들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와인은 최고급 제품인 샤름 샹베르땅이었다. 보랏빛이 약간 감도는 짙은 루비색 와인이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맛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박 대표는 "2015년 최고 그랑프리 중 하나다. 70년 된 포도나무에서 나온 알갱이가 작은 포도로 만들었다. 줄기도 함께 넣었다. 작은 오크통에 담아 손으로 눌러주며 김치를 담그는 느낌으로 생산했다. 작은 오크통으로 와인을 만들면 섬세함이 더해진다"고 밝혔다.

최고급 와인에 맞춰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한우 스테이크가 나왔다. 완두콩 크림과 감자 콩피가 곁들여진 음식이었다. 박 대표는 "루드몽은 바이오(bio) 방식으로 포도를 생산한다. 건강에 좋은 방식이다. 더 좋은 포도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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