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을 찾아서] 부산 기장 '박현철 베이커리'

입력 : 2018-09-12 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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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째 제과기능장… "기본 지키기가 사명"

박현철 베이커리의 박현철 대표.

소시지 피자, 캐러멜 비스킷 빵, 초코 방망이, 화이트 브라우니(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

부산에는 제과기능장이 100여 명 있다. 그중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제과기능장인 집안이 있다. 바로 부산 기장군 정관에서 '박현철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아들' 박현철 대표와 지금은 은퇴한 '아버지' 박세만 부산과학기술대 조리계열 제과제빵학과 초빙교수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회사에 들어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사표를 던졌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빵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는 결국 아버지 뒤를 잇기로 했다. 박 대표는 2007년 부산역 앞에 있던 '팡도르 제과점' 등에서 기술을 배웠다. 아버지에게도 많은 내용을 전수받았다. 

소시지 피자.

박 대표는 2015년 12월 한 대형매장에서 '달인의 '꿈이라는 가게를 열어 제과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에는 기장군 정관으로 가게를 옮기고 이름도 '박현철 베이커리'로 바꿨다.

'박현철 베이커리'에선 100% 유기농 밀가루로 빵을 만든다. 천연발효종은 건포도종 등을 직접 만들어 쓴다. 빵을 먹으면 속이 거북한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박 대표는 마늘 바게트, 밤 식빵, 치아바타, 쌀 빵 등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마늘 바게트는 대부분 제과점에서 파는 흔한 빵이다. 하지만 가게마다 맛은 천차만별이다. '박현철 베이커리'의 마늘 바게트는 마늘을 많이 넣어 만든다. 바게트에 바르는 크림소스는 버터, 마늘, 달걀 등으로 만든다. '박현철 베이커리'의 마늘 바게트는 마치 마늘즙에 푹 빠진 것처럼 촉촉하다. 마늘 맛이 매우 강한 게 인상적이다.
화이트 브라우니.
밤 식빵에는 국내산 밤을 사용한다. 밤의 양은 매우 많다. 조금 과장하자면 '식빵 반, 밤 반'이라고 할 만하다. 밤 식빵은 다른 빵보다 반죽에 버터를 많이 넣어 꽤 부드럽다. 빵은 작지만, 밤이 많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박 대표는 "국산 밤 가격이 비싸 밤 식빵을 4500원에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웃었다.

치아바타는 밀가루, 물, 소금에 효모 소량을 넣고 자연 발효한 반죽을 하루 숙성해 만든다. 천천히 자연 발효한 덕분에 식감이 좋다. 빵 만드는 당일 본 반죽을 친다. 달걀과 설탕은 넣지 않는다. 박 대표는 "기본 재료로 빵을 맛있게 만드는 게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캐러멜 비스킷 빵.
쌀 빵은 100% 쌀로만 만든다. 재료비가 다른 빵보다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빵을 만들기 전날 쌀가루로 쌀종을 만들어 숙성 발효한다. 여기에도 설탕을 넣지 않는다. 박 대표는 "설탕을 넣어야 하는 빵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제품에는 설탕을 쓰지 않는다. 젊은 주부들은 설탕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관 주민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젊은 편이어서 케이크 종류도 잘 팔린다. 케이크에 사용하는 생크림은 동물성 크림만 사용한다. 식물성 크림보다 가격이 비싸고 유통기한도 짧지만, 맛과 식감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초코 방망이.

다양한 타르트가 눈에 띈다. 타르트는 다섯 가지 정도다. 초콜릿, 크림치즈, 블루베리, 레드벨벳, 딸기 타르트다. 이름뿐 아니라 속에 들어가는 시트, 크림도 다르다. 크림치즈 타르트에는 치크 케이크를 사용한다.

박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기본'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기본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 늘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기본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박현철 베이커리/부산 기장군 정관읍 모전리 684-8. 051-727-8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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