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전동 '모시모시'] 부산대 앞 그 집? 그 초밥집!

입력 : 2018-09-26 19:19:47 수정 : 2018-09-26 22: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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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인근 '모시모시'의 초밥 코스 음식들.

부산대학교 인근 '모시모시'의 초밥 코스 음식들. 알맞게 잘 구운 장어로 만든 장어초밥과 연어샐러드(왼쪽부터 시계 방향).

부산 장전동 부산대학교 인근 초밥집 취재를 다녀왔다. '모시모시'였다. 집에서 저녁을 먹다 부산대에 다니는 딸에게 모시모시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다들 알고 있던데요.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에요."

부산 유명 초밥집에서 공부
꼬들꼬들한 밥에 활어나 숙성회 써
카니미소 초밥 최근 인기 끌어


모시모시 정현수 대표는 부산중, 대양전자고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물론 제대한 뒤 전자 관련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회사 일은 그에게 별 흥미를 주지 못했다. 평소 초밥을 좋아했던 그는 요리를 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남포동 '삼송초밥' 등에서 요리를 배웠다. 그는 일본에 가서 음식을 더 배우고 싶었다. 20대 후반에 3년 계획을 갖고 일본으로 떠났다. 도쿄 긴자거리 초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도쿄 초밥집에서는 항상 좋은 재료만 썼다. 매일 시장에 가서 그날 사용할 분량의 재료를 구매해 왔다. 생선은 활어만 사 왔고, 다른 재료들은 가장 비싸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골랐다. 그는 "음식 기술을 배울 수는 없었다.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재료를 고르는 요령, 손님을 대하는 태도 등을 배웠다. 지금 가게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년 만에 귀국해 어머니와 함께 국밥집을 운영했다. 1년 만에 손을 떼고 '대가참치' '동경초밥' 같은 음식점에서 근무하다 2012년 마침내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그것이 바로 모시모시였다.

정 대표는 모든 재료를 직접 살펴보고 구매한다. 연어 알은 본격적인 생산 철인 10월 서울에 가서 1년 치를 사 온다. 문어는 20~30㎏짜리를 자갈치시장에 나올 때마다 산다. 당연히 문어가 신선할 수밖에 없다.

초밥의 핵심은 밥이다. 정 대표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밥을 짓는다. 밥할 때는 '토레아'라는 옥수숫가루 성분을 넣는다. 밥을 코팅하는 효과가 있어 밥이 꼬들꼬들해진다. 쌀을 씻을 때는 깨진 싸라기 등을 골라낸다. 다 익은 밥은 일본에서 가져온 초밥 전용 보온밥통에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꺼내 사용한다. 여기에 식초, 설탕, 소금, 청주, 레몬 등을 넣어 양념한다.

알맞게 잘 구운 장어로 만든 장어초밥.
초밥코스를 주문했다. 연어 샐러드, 모둠 초밥, 촙스테이크, 우동으로 구성돼 있다. 연어 샐러드는 연어를 바닥에 깔고 블루베리 소스를 뿌린 뒤 어린 새싹 채소로 덮은 음식이다. 연어의 부드러운 맛과 달콤한 블루베리 향, 새싹 채소의 신선함이 잘 어울려 상큼한 느낌을 준다.

생선초밥에는 숙성한 생선을 쓰기도 하고, 활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광어는 숙성하는 게 낫다. 도미와 민어는 숙성하면 살이 물러져서 활어를 바로 잡아 쓴다. 생선초밥의 고기는 제법 두껍다. 숙성한 고기는 쫄깃해서 씹는 맛이 좋다. 양념한 밥은 향이 강하지 않아 먹는 데 아주 편하다. 생선 두께와 밥의 양이 잘 어울려 먹는 느낌이 기분을 좋게 한다.

문어는 돌문어 대신 물문어를 사용한다. 훨씬 부드럽기 때문이다. 매일 자갈치에 가서 물문어가 나오면 사 온다. 때로는 문어가 없어 문어초밥을 내지 못할 때도 있다. 한치초밥은 대왕오징어로 만든다. 11월 제철이 되면 자갈치에 가서 대량으로 사 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서 사용한다.

정 대표가 '서비스'라면서 계란초밥과 새우초밥을 가지고 왔다. 계란초밥에 쓰는 계란은 다싯물과 맛술을 넣어 조리한다. 이렇게 하면 훨씬 부드러워진다. 새우초밥은 데친 새우로 만든 것도 있고, 생새우를 덮은 것도 있다. 이날은 독도새우로 불리는 도화새우와 단새우를 덮은 초밥을 '오늘의 추천'으로 내놓았다. 
연어샐러드.
메뉴판에 카니미소초밥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초밥이 있다. 게 내장으로 만든 초밥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서서히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식당 이름을 지을 때 일본어를 잘하는 지인 세 명이 모여 의논했다. 손님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이라며 모시모시를 골랐다. 이름처럼 손님들이 부담 없이 와서 드실 수 있는 맛있는 초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기자 leo@busan.com

▶모시모시/부산 금정구 금강로 271-5. 051-515-6245. 초밥·사시미코스 3만 5000~7만 원, 초밥(니만·니만고·산만고) 2만~3만 5000원, 흰살생선 초밥 3만 원, 초밥 세트 3만~10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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