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림동 선영축산·하가람] 입에 넣으니 사르르~질 좋은 한우, 가성비 갑!

입력 : 2018-10-31 19:09:05 수정 : 2018-10-31 22: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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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장림동 '하가람'에서 소고기 등심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품질 좋고 값도 싼 한우 식육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곳보다 30~40% 저렴하다고 했다. 품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반신반의하면서 그곳으로 달려갔다. 부산 사하구 장림동 사하경찰서 맞은편, 부산도시철도 1호선 장림역 6분 출구 앞에 있는 축산도매회사 '㈜선영축산'과 소고기식당 '하가람'이었다.

김해서 소 경매 뒤 직접 정육 가공
유통 두 단계 줄여 30~40% 저렴
3년 간수 뺀 신안 천일염 사용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기 맛 살려

선영축산 1층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파는 정육백화점이다. 2~3층은 선영축산에서 운영하는 식당인 하가람이다. 1층에서 고기를 구매해 위로 올라가서 양념값 등만 내고 구워 먹으면 된다. 가격표를 확인했다. 한우 1등급 100g 기준이었다. 등심 8280원, 채끝 1만 880원, 안심과 부챗살 각 1만 3880원, 꽃살 1만 6880원, 가장 맛있다는 토시살(안거미) 1만 7880원이었다. 정말 값이 싸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김진태 선영축산 회장은 1993년 남구 대연동 못골시장에서 진영식육점을 차렸다. 사업이 번창한 덕에 사상구 모라동에 선영축산 법인을 세웠다. 지난 6월 법인을 장림으로 옮기면서 하가람을 열었다.

꽃살
하가람의 소고기 가격이 싼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선영축산은 경남 김해 부경양돈에서 소를 경매로 받아온다. 선영축산 1층에 있는 100평 규모의 정육가공장에서 고기를 직접 분해한다. 고기를 받아오는 도매 과정이 두 단계 줄어든 덕분에 다른 식당보다 30~40% 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정육백화점에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팔지만, 식당에서는 한우만 소금구이로 먹을 수 있다.

김 회장의 여동생인 김균희 씨와 중앙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차남 김덕연 실장이 하가람을 실질적으로 운영한다. 김 실장은 "선영축산, 하가람을 운영하기 위해 일부러 축산학을 전공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 실무 경험이 떨어지지만, 10년 뒤에는 부산에서 이론과 실무를 갖춘 최고의 축산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균희 씨는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부산역 앞에서 설렁탕집을 10년 정도 운영했다. 기장군 철마에서 한우 고깃집도 10년 정도 경영했다. 하가람에서 사용하는 밑반찬은 모두 김 씨가 만든다. 장아찌, 물김치, 채소 샐러드, 드레싱도 직접 제조한다. 채소는 매일 아침 반여농산시장에 가서 사 온다. 4층에 채소 저장창고를 만들어 저장하면서 매일 반찬을 만든다.

하가람에 손님이 들어오면 먼저 상을 차린다. 이후 필요한 채소 등은 '셀프서비스'로 손님이 직접 차려진 선반에서 가져다 먹으면 된다. 고기를 더 먹으려면 1층 정육백화점에 가서 더 사 오면 된다. 하가람에서는 고기를 팔지 않는다. 여기서 고기를 판매하면 부가세가 붙기 때문에 고깃값이 올라간다.

하가람의 가장 큰 특징은 소금이다. 김균희 씨는 "설렁탕을 많이 만들어 본 덕에 어떤 소금을 쓰는 게 좋은지 안다"고 말했다. 소금은 신안 천일염을 쓴다. 3년 정도 간수를 뺀 소금이다. 소금은 4층에서 6~7시간 정도 볶는다. 이때 눈물을 엄청나게 흘릴 정도로 매운 가스가 많이 나온다.

등심과 꽃살을 주문해 구웠다. 고기는 비닐로 포장돼 있었다. 색깔이 선명한 게 매우 신선해 보였다. 꽃살은 달고 부드러웠다. 등심은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김 회장에게 꽃등심은 왜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꽃등심이라는 부위는 없다. 일부 식당에서 고기를 비싸게 팔려도 만든 용어다. 같은 등심이라도 위치에 따라 마블링이 다르다. 허리 쪽과 목 쪽은 매우 차이가 난다. 목 쪽으로 갈수록 질기다. 꽃등심이라는 것은 등심 중간 부분이다. 원래 이 부분 고기 맛이 좋다. 우리는 다 똑같은 가격에 판다"고 말했다. 
한우 뚝배기 불고기.
하가람에서는 점심시간에는 식사류를 판다. 한우 소고기국밥과 한우 뚝배기 불고기가 가장 눈에 띈다. 소고기국밥은 한우 다리살, 등심으로 만든다. 국물은 한우 갈비뼈를 2시간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 뚝배기 불고기도 한우 다리살과 등심을 사용한다. 양념은 간장, 설탕, 마늘, 후추, 참기름을 넣는다. 여기에 당면, 버섯, 대파, 당근, 양파를 넣어 끓이면 된다. 김 회장은 "4인 가족이 가장 좋은 고기를 넉넉하게 먹어도 15만 원이면 충분하다. 회사 단체 회식을 하면 수십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선영축산·하가람/부산 사하구 장림로 275. 051-261-0052. 등심(이하 한우 1등급 100g) 8280원, 채끝 1만 880원, 업진살 1만 1880원, 안심·부챗살 1만 3880원, 치마살 1만 4880원, 꽃살 1만 6880원, 안창살·안거미 1만 78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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