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이 푸짐하면서도 정갈하다. 시금치, 멸치, 미역 등이 삼삼하면서도 싱싱해, 주방에서 갓 만든 반찬들인 것을 알 수 있다.
하얀 복껍질, 불그스레한 복껍질 무침, 노란피에 쌓인 복과 야채 튀김 등도 반찬상에 색을 입혀 입맛을 자극한다. 복 껍질은 쫀득쫀득한 맛이 뚜렷하고, 복 튀김은 기름향이 짙지 않으면서 살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넘어간다.
오래 우려 낸 육수 색깔 진해
쫄깃한 살·부드러운 미나리
밑반찬 푸짐하면서도 정갈
넉넉한 인심, 저렴한 가격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초등학교 인근의 ‘가마솥생복집’은 밑반찬이 푸짐하면서도 정갈하다는 평가가 많다. 매일 아침 주방에서 이 모든 밑반찬이 만들어지는데, 복 튀김 같이 손님들이 선호하는 반찬은 자주 동이 나기 때문에 수시로 다시 만든다. 이상환 대표는 “그래도 간혹 때를 못맞춰 조금 늦게 상 위에 올라가 손님에게 죄송할 때가 있다”고 한다. 반찬이 동이 나도 어떻게든 손님 상 위에 올려주려 하는 게 오히려 인상적이다.
밑반찬을 음미하는 동안 뚝배기에 담긴 밀복 지리가 올라왔다. 국물이 입에 감긴다. 다른 복 지리보다 덜 맹맹하고 맛깔스러운 편인데, 재료의 맛이 국에 깊게 배인 듯했다.
이 대표는 다시마, 무, 새우, 버섯 등을 적당한 비율로 푹 삶아 맛을 낸다고 했다. 조미료가 없어도 이들에게서 우러난 육수가 국에 맛깔스러움을 입혀주는 것이다. 실제로 가마솥생복집의 복 지리는 다른 곳들의 지리보다 국의 색이 뿌연데, 그만큼 오래 우려내 원재료의 맛이 국에 깊게 뱄다는 걸 말해준다.
제철을 맞은 밀복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혔다. 쫄깃한 살이 탱탱했다. 복어 살은 이에 잘 끼지만, 제철의 밀복은 부서지지 않아 이에 잔해가 남지 않았다. 미나리도 제철이다 보니 향이 부드러워 지리의 전체적인 맛을 흐트려 놓지 않았다. 미나리의 향은 봄겨울에 적당하며 여름엔 강해진다고 하니, 날이 쌀쌀해질수록 복국이 더 맛깔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걸 새삼 체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