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수횟집' 배부를 때까지 회 ‘무한 리필’

입력 : 2019-09-25 1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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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핫플 수변공원과 맞닿은 길수횟집은 손님을 가족으로 대한다. 부산의 핫플 수변공원과 맞닿은 길수횟집은 손님을 가족으로 대한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수변공원은 젊은이의 최고 핫플레이스이다. 한 번이라도 이곳을 찾은 시민이라면 왜 핫플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넘실대는 파도와 ‘철썩철썩’ 부서지는 파도 소리, 옷 안까지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하는 황홀한 풍경. 풍경이나 사람을 아무리 쳐다봐도 질리지 않고,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늘 젊음과 파도, 바람, 술이 넘친다.

광안리 최고의 ‘핫플’ 민락 수변공원 위치

모든 수산물 대표가 직접 골라 손님상에

낙지·개불·멍게 등 싱싱한 기본 상차림

생선 뼈로 우린 깊은 맛의 매운탕 ‘매력적’

수변공원과 맞닿은 건물에, 그것도 수변공원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2층에 자리 잡은 길수횟집. 주인장 정길수 씨 이름에서 따온 길수횟집은 아예 길수세트를 따로 팔 만큼 ‘이름을 내걸고 장사하는’ 집이다. 맛이 없으면 이름이라도 바꿀 기세다.

정 대표는 모든 수산물을 직접 선별해서 가져온다. 가끔 좋은 횟감이 생기면 단골에게 연락한다. “행님! 쥐기는 노옴 구해심다. 드시러 오이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크기에 살점은 도타웠다. 한번 씹으면 쫄깃함이 먼저 오고 여러 번 씹으면 구수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한 점이 열 점이 되고, 어느새 회 접시가 비었다.

메인이 차려지기 전에 나오는 기본 요리도 기장 해녀촌에서 파는 ‘모듬 해산물’ 못지않다. 낙지와 개불, 멍게, 해삼, 성게는 기본이고 비싼 소라와 전복도 가득하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오는 김치전은 겉은 바싹하고 속은 부드러워 메인을 먹기 전에 미각을 자극하기에 딱 이다. 서너 번 더 시켜 먹었다.

횟집의 기본 중에 기본은 매운탕이다. 물론 회가 주요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회의 맛은 주방장이 아니라 고기의 신선도가 좌우한다고 믿는다. 주방장은 고기 뼈로 우린 매운탕의 맛을 좌우한다. 이 집이 맛집인지, 주방장 실력이 있는지는 매운탕 맛을 보면 안다.

길수횟집의 매운탕은 깊은 맛이 특징이다. 맑은 맛, 시원한 맛이 특징인 매운탕과는 달리 고기의 내음이 깊숙이 새겨져 있다. 한 번만 떠먹어도 생선을 고운 국물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자꾸 먹다보면 ‘진짜 매운탕은 이래야 한다’면서 중독되는 느낌이다.

매운탕의 깊은 맛은 주인이자 주방장인 정길수 대표의 이력이나 철학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2002년부터 횟집에서 막내로 일하며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손과 발이 통통 붓기 일쑤였지만 회를 뜨고 매운탕 끓이는 일이 늘 즐거웠다.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딴 가게의 문을 열고, 매장을 최고 큰 곳으로 옮기는 과정 동안 단 한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다.

“제가 손님에게 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저에게 밥을 먹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 대표의 철학에 따라 길수횟집은 기본 요리뿐 아니라 회도 무한리필을 실시한다. 물론 자연산 참돔을 한정 없이 내줄 수는 없지만, 손님이 먹을 만큼 다른 회라도 제공한다. 인근 다른 횟집도 길수횟집의 무한 리필을 따라 하기도 한다.

“회를 먹고 양이 차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맛있게 먹은 것이 고마워 늘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아예 무한리필이 돼버렸습니다. 회를 맛있게 먹는 손님은 한 번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식구라는 생각합니다.”

길수횟집에 왜 단골이 많은지, 회식하는 직장인이 넘쳐 나는지, 각종 가족 행사가 많은지, 납득이 간다. 길수횟집에서 손님은 식구였던 것이다.

▶수영구 민락수변로 밀레니엄프라자 2층/길수대표코스 1인 4만 원, 길수스페셜 7만 원/모듬회 소 6만 원, 중 8만 원, 대 10만 원/ 자연산 싯가.

글·사진=김수진 기자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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