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빌딩숲 속 미식 산책

입력 : 2020-01-08 18:26:05 수정 : 2020-01-09 10: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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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시티자이 ‘마당’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마당’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마당’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최근 독특한 파스타, 브런치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알고 보니 울산에서는 이미 ‘삼산동 맛집’으로 유명한 명소였다. 부산에 온 지 한 달도 채 안 됐지만, 벌써 손님이 몰려 상한가를 치고 있다. 바로 마린시티자이 아파트 상가 1층에 있는 ‘마당’이다.

울산서 ‘삼산동 맛집’으로 이름 날려

가게 입구 가득 심겨 있는 로즈메리

적벽돌 사용한 벽면 등 인테리어 눈길

묵은지·치커리 등 곁들인 연어 샐러드

페이스트리빵 ‘도우’ 시금치베이컨 피자

소고기 패티로 맛 낸 수제 햄버거 ‘인기’


비스크 카르보나라, 모차렐라 치즈버거, 에그 베네딕트, 시금치베이컨 피자(위 사진부터). 비스크 카르보나라, 모차렐라 치즈버거, 에그 베네딕트, 시금치베이컨 피자(위 사진부터).

‘마당’은 2016년 11월 울산에서 문을 열었다. 김정범 씨 등 3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마당’이라는 레스토랑에 실제 마당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들은 울산 시내 빌딩 숲 사이 단층 건물을 매입해 마당을 만들고 조경수를 심어 도심 속 숲을 조성했다. 입구에 펭귄 인형을 설치해 고객들로부터 귀엽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꽤 인기를 얻은 덕에 부산에서 일부러 울산까지 찾아가는 마니아가 생길 정도였다.

울산 ‘마당’은 브런치, 펍, 커피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퇴근할 때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하는 가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요즘 술 안 마시는 사람이 많은 현실을 고려했다. 울산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자평했다.

부산 ‘마당’은 울산과 비슷하지만 약간 업그레이드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다이닝’을 개념으로 잡았다. 브런치를 먹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오후 6시부터 저녁에 와인을 곁들이는 손님들이 많다.

‘마당’ 입구에 로즈메리가 잔뜩 심겨 있다. 아파트 상가 건물이어서 마당을 만들 수 없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심은 것이다. 여름이 되면 입구 유리문을 모두 열 예정이다. 로즈메리 향이 실내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마당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층고가 매우 높은 실내 장식이 독특하다. 벽은 적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벽돌이 주는 오래된 듯한 느낌을 통해 ‘세월’이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한쪽 벽에는 해운대를 상징하는 파도 모양으로 벽돌을 쌓았고, 반대쪽에는 ‘글로벌 도시’를 상징하는 세계 지도를 넣었다.

실내 장식을 살펴보는 사이 연어 샐러드가 들어왔다. 연어와 함께 치커리, 라디치오, 비타민, 당근 등이 들어간 샐러드다. 김치 묵은지도 있다. 연어와 함께 먹으면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연어는 훈제가 아니라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사용한다.

파스타인 비스크 카르보나라가 테이블에 놓였다. 다소 특이한 크림 향이 이색적이다. 싱싱하고 부드러운 새우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크림을 잔뜩 발라 먹으면 매우 부드럽고 달콤하다. 곁들여진 바삭한 빵으로 크림을 찍어 먹으면 별미다. 잘게 썬 브로콜리도 들어 있다. 뜻밖에 부드럽고 독특한 풍미를 더해준다. 주방장 손성희 씨는 “생크림, 우유를 섞어 베이컨과 함께 볶는다. 여기에 비스크와 새우 등의 해산물을 곁들인다”고 말했다.

시금치베이컨 피자는 매우 독특하다. 모양만 보면 피자가 아니라 페이스트리 빵을 곁들인 샐러드 같다. 바닥에 페이스트리가 깔리고 그 위에 시금치가 덮였다. 양파, 토마토, 베이컨을 넣어 샤워 소스로 볶은 토핑이 시금치를 누르고 있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페이스트리에 시금치와 토핑을 얹어 먹으면 된다.

마르게리타 피자도 마찬가지로 페이스트리 빵을 도우로 사용한다. 주문한 뒤 나온 피자를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김 대표는 “울산에서 처음 시도한 피자다. 지금 뒤늦게 서울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제 햄버거도 있다. 모차렐라 치즈 햄버거가 눈에 띈다. 양상추, 토마토에 간장으로 간을 해서 볶은 양파를 넣는다. 여기에 소고기 패티와 칠리소스를 얹고 모차렐라 치즈를 더했다. 수제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먹는다. 신선한 채소 맛을 시작으로 다양한 맛이 입안을 돌아다닌다. 마지막으로 짭짤한 패티와 치즈 맛이 뒤를 받친다.

‘마당’의 음식은 그다지 비싸지도 않다. 합리적 가격으로 푸짐한 음식을 대접하는 게 경영진의 방침이라고 한다. 메뉴도 6개월에 한 번씩 새로 내놓는다. 계절에 따라 ‘시즌 메뉴’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울산에서는 확실히 성공했다.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도 마당의 음식이 통할지 도전하고 싶다”면서 “마린시티 지역의 젊은 주부들이나 여성들이 많이 찾아온다. 앞으로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당/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1로9. 051-744-5400. 포모도로 스파게티 1만 5900원, 비스크 카르보나라 2만 1000원, 시금치베이컨 피자 1만 2800~2만 3600원, 마당스테이크 피자 1만 6800~3만 2600원, 마르게리타 피자 1만 1800~2만 2600원, 모차렐라 칠리버거 1만 4300원, 연어샐러드 2만 3900원.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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